참으로 재기발랄한 소녀의 등장이다.

아니..어쩌면 아직도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 책을 쓰지 못하는 어른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걸어간 남자](보물창고, 2004)로 2004년 칼데콧 상과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림책 작가 모디캐이 저스타인이 2010년, ‘책’과 ‘이야기’라는 소재를 문학적 비유 위에 재치 있고 유쾌한 상상력으로 탁월하게 그려낸 [책]으로 독자들에게 돌아왔다.

아빠도, 엄마도, 오빠도, 심지어 고양이와 강아지, 금붕어까지도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고 있는데, 자그만 소녀는 자신의 이야기가 무엇인지 모른다.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서 동화 속으로, 추리소설 속으로, 역사소설 속으로 떠나 보지만 어느 곳에서도 발견하지 못하고 스스로 나만의 이야기를 찾아 책을 써보겠다고 한다.

 

 "나만 빼고 모두 이야기를 갖고 있어. 내 이야기는 뭐지!”
그리고 여자아이는 다음 쪽으로 떠났어요.
그곳에서 여자아이는 큰 거위를 만났어요.
“나는 내 이야기를 찾고 있어요. 거위 아줌마, 나는 내 이야기가 뭔지 모르겠어요.”
“오, 너는 얼른 이야기를 찾아야겠구나. 독자들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좋아해. 안 그러면 그들이 책을 덮어 버린단 걸 너도 알잖니.”
“독자라니…… 그게 뭐예요?”
“위를 보렴.”
(/ 본문 중에서)

 

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든 책이 좋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만든 책이지만 충분히 어른도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

재밌고 위트있고 즐겁고 모험이 있는 이야기..

 

책을 덮고서 난 생각해본다.

나만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내 삶의 책속에는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 가고 있는 것일까...

 

이야기가 모두 같다면 재미없겠지.

그런데...난 모두 같은 아이로 자라게 만드는 한국의 교육환경이 생각나서 씁쓸하다.

거인을 깨운 캐롤린다/모디캐이 저스타인/보물창고

동양의 마고할미를 생각나게 하는 책이다.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거인이 달을 사랑하기 되었으나 답이 없는 달에게 실망하여 깊은 잠에 빠지고 거인의 몸은 커다란 산과 숲과 거인의 눈물은 폭포가 되어 흐르게된다. 그 산과 언덕에 몇만년이 지나 사람들이 살인하고 거인이 잠들었다 산이 되었다는 전설을 믿으며 조용히 큰소리 내지않고 노래도 부르지 않고 춤도 추지 않고 무미건조한 삶을 끌던 마을에 시끄러운 아이 캐롤라인이 태어나면서 거인이 깨어나고, 거그일을 해결하기위해 캐롤라인이 거인을 만나러 가게 된다. 고인에게 자신은 사랑받는 존재라는 걸 알려주지, 거인은 말한다."오래전에 난 희망을 거의 ㄷ 버렸단다. 그런데 이제 다시 달인을 그리워 할 수 있겠구나. 나는 정말 훌륭한 산이 될꺼야. 그런데 캐롤린다야, 매일 저녁, 나에게 노래를 불러 줄 수 있겠니? 행복하고 달콤한 노래를, 포근하고 편안한 노래를..." 그리하여 단식 깊은 잠에 빠진 거인은 깨어나지 않았다.

마을엔 노래소리가 넘치고 캐롤린다와 그녀의 아이들도,그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의 노래는 아주 유명해졌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다는 이야기이다.

거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은 다양한 소재로 많이 출간되어있다.

이그림책은 내가 좋아하는 펜화의 느낌, 그리고 거인의 따뜻한 변과 순수함이 보여지는 그림과 아이들에게 "안돼!"라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당당히 자신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아이의 순수함이 결국에는 문제를 해결할수있음을... 보여주는 게 맘에 들었다.

깨어난 거인의 소리에 놀라 침대밑에 숨은 채 어린 캐롤라인에게 해결을 미루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린 장면은 아무리 봐도 재밌다.

 

책 내용: 연날리기를 좋아하는 티벳 소년은 더 넓은 세상을 보고싶다면 꿈을품지만 어른이 되어 나뭇꾼으로 일하고 가족을 돌보는 일에 열중하느라 결국 더 너른 세상을 보지 못함이 삶을 마감하기 된다.

그리고 천국과 새로운 삶중 다시 자신의 삶을 선택하여 이 지구별에 여자아이로 태어나게 된다.

금색의 깔끔한 테두리아의 그림은 부드러운 터치감과 동양적인 색감으로 둥근 원안에 그려진 또다른세계,

윤회설을 설명하는 듯 하다.

티벳에서 한 아이가 태어나 자라고 다시 태어난 그림은 네모속에 그려지고,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후 죽어서 또 다른 삶을 결정하는 과정은 동그란 원안에 그려져있다.

다른 길, 다른 삶을 그리워하고, 바꿔보고 싶지만, 가족을 돌보는 일에 열중하느라 결국 더 너른 세상을 보지못하고 삶을 마감하게되는 장면이 가슴에 와닿는다.

 

왠지 이야기의 과정에서는 어디론가 떠나길 간절히 원하는 주인공이 다른 선택을 할 것 같은데

그냥 삶을 마감하게 된다고 하니 힘이 빠지기도 했지만,

이 책의 이야기는 살아서 다른세계로 가는것이 아니라 죽음 후 우리가 이세상에 다시 오게되는 과정을 작가의 생각으로 풀어낸 것이므로 다 읽고 나면 그 아쉬운 부분이 오히려 이책의 스토리상 더 와닿기도 하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종교를 가진 아이가 아니라면 혹시 종교를 가졌다 하더라도

내가 어디에서 왔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을 때, 혹시 이 책에서 그려내는 이런 과정으로 엄마아빠를 만나서 태어난 것은  아닐까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도 있을 것 같다.

 

난 ..내 아이들이 7살이 되면 늘...장난스레 말하곤 했다.

"사실...난..네 엄마가 아니야..미안해...넌 저기 저 먼 곳에 있는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단다.

 지금 부터 그 이야기를 해줄테니 잘 들어보렴....."-엄마의 짖궂은 장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