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라는 단어 속에는 부정적 뉘양스가 들어있는 듯 합니다. 좋은 습관이라는 조합보다는 나쁜 습관이라는 조합이 더 자연스러운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나쁜 습관 하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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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규칙적인 운동 습관과 영어 공부 습관을 기르려는 노력은 이미 7~8년 정도 되었답니다. 물론 계획했을 때는 어느 정도 진행되는 듯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면 흐지부지 되는게 문제랄까요. 이런 경험은 저 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한두번 이상은 갖고 있으시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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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쁜 습관은 없다’는 이런 습관의 문제를 뇌와 연결해서 이야기해줍니다. 원래 인간의 행동이라는 것이 관성을 지닌 탓에 변화라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 뇌가 기대와는 달리 상당히 게으르다는군요.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 감정, 행동의 패턴을 추구하면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러면 이 불편함을 줄여보려는 '내면 대화'가 시작됩니다. 내면 대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니 좀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늘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할까 말까의 고민 중 마음이라고 생각하면 좀 익숙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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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주중에는 상당히 타이트한 일정으로 일상을 유지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주말엔 말 그대로 시체놀이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고치고 싶은 습관이 주말에 운동을 빠지지 않고 하는 건데요. 막상 헬스장을 가면 열심히 하지만 헬스장을 가려고 일어나는 그 몸이 어찌나 천근만근이고 헬스장까지는 어찌나 천길만길인지요. 그래서 마음 속에선 늘 전쟁중입니다. ‘좀 일어나서 헬스장에를 가보자고’, ‘주말인데 이 정도는 쉬어야 하지 않겠어. 난 주중에 너무 힘들었단 말이야’의 두가지 마음이 전쟁을 일으킵니다. 이게 바로 '내면 대화'죠. 하지만 대부분은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가 승리를 쟁취하는 부분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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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습관을 교정하는 데에 있어 가장 불편한 부분은 예전의 습관을 변화 없이 그대로 따라하고 난 후 자신의 상태를 발견 했을 때죠. 저의 예를 다시 한번 따라가자면 결국 주말에 운동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결정했지만 그렇다고 이 결정이 제 마음의 평안과 행복감을 가져오지는 못했다는 겁니다. ‘아, 결국 오늘도 운동을 안했어. 몸만 찌뿌드등하고 한 일도 없이 주말 시간만 다 보냈네’라며 또다른 불만의 마음이 생기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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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나쁜 습관을 바꾸는 과정을 경쟁하고 싸우는 과정으로 보지 말고 묵은 습관이 만든 안전지대에 발목 잡힌 자신의 믿음과 생각이라는 규칙을 놓아버리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진짜 나의 바램(needs)를 찾아내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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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저의 경우를 생각해 봤습니다. 저의 바램(needs)을 잘 살펴보니 주말 동안 무기력한 자신에게 싫증이 나고 불만스러웠던 겁니다. 주말의 시간을 조금은 알차게 보냈으면, 일요일 저녁에 침대 위에서 이번 주말은 그대로 나름 보람되네, 라는 정도의 만족감을 느꼈으면 하고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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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가기 싫은 불편함과 운동을 하지 않았을 때의 불편함을 비교해보니, 어짜피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운동을 다녀온 후의 만족감이 훨씬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2주 전부터의 저의 주말 운동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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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가기 전의 내면 대화 시작, 갈까 말까? – '가기 싫다' 라는 작은 불편함 – 불편함을 인정하고 운동을 가려고 집에서 출발 – '귀찮아' 라는 더 불편함 – 운동 - 막상 운동은 열심히 – '운동하고 나니 개운해 '라는 큰 만족감 – '나름 알찬 주말이었군'이라는 일요일 저녁의 더 큰 만족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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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프로세스를 겪고 있는 제가 보이더군요. 물론 아직은 2주 밖에 되지 않아 꾸준함이 관건이라고 생각됩니다만 내 습관의 프로세스와 이에 따른 감정을 이해한 것만으로도 습관 교정의 조금은 다른 방향을 찾지 않았나 싶습니다.

불편함을 불편해 하지 말고 조금 내려 놓기, 그리고 그 안에서 본인의 바램(needs)를 제대로 이해하기 이 두가지로 좀더 나은 일상을 만들어 가야 겠습니다.

 

 

판타지 소설을 시작했을 때의 기대점은 아마도 재미가 우선이 될 겁니다. 빠른 스토리 전개와 흥미진진한 사건들 위주의 전개를 기대할 수 있겠죠. 게다가 마법과 기사 같은 중세적 요소와 비현실적 요소들이 버물어지면 더욱 그 기대치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미적 요소와 스토리 위주의 전개에만 치중하다 보니 깊이 있는 판타지 작품들을 만나보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판타지 소설을 꽤나 좋아하긴 하지만 게임이나 동양의 무협소설과 어색하게 섞인 가벼운 혼종 판타지 소설을 즐기진 않습니다. 성장보다는 로맨스에 치중되고, 지나친 능력자가 되어 버린 주인공 버프에 더해진 동서양의 요상하게 혼합된 시대적 배경의 온라인 게임 텍스트 버전으로 느껴지는 판타지물에서는 정통 판타지가 지닌 굵직한 재미가 찾기 힘든 탓입니다. 하지만 ‘피어클리벤의 금화’는 정통 판타지의 재미를 고스란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와 제왕 - 또는 호빗 시리즈’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 등과 같은 정통 판타지 작품들을 읽어보면 단순히 상상의 세계 속 모험을 넘어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개인의 성장, 현재 세계에 대한 아쉬움과 관심이 발전시킨 더 나은 사회 개혁- 즉, 개인을 넘어선 나와 너의 세계 - 에 대한 열망과 동경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현실에 대한 도피도 가끔은 언급되기도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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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 ‘피어클리벤의 금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밝히긴 하지만 세상을 변화시켜보고 싶은, 철학적 사유에 능한 지고의 존재인 용 ‘빌러디저드’와 가난한 영주의 딸이지만 당차고 자주적이며 열린 사고를 지닌 ‘울리케’가 가난한 영지를 어떻게 성장시켜 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과정 속에는 내가 속한 세계에 대한 변화와 발전을 넘어선 개인의 성장까지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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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한다면 역시 재미입니다. 작품을 읽으면서 꼭 한번 해보고 싶은게 생겼는데요, 바로 이 작품의 ‘신서로’ 작가님을 만나 개인적으로 사담을 나눠보고 싶습니다. 이 분 입담에 몇 만 갑자의 내공이 있을 것만 같거든요.

한끼 식사로 울리케를 서리(?)한 용 빌러디저드와 한끼 식사로 전락한 울리케 간의 ‘먹을 것과 먹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경계 세우기(?)’에 대한 토론을 읽어보면 이게 보통 내공이 아닙니다.

너희가 먹을 생물의 죽음을 도모하는 데 있어 지성과 소통의 여부가 중요하단 말이냐? 무지와 불통의 존재는 먹어도 된다고 허락한 이가 따로 있는가? 아니면 순전히 그들이 너희에게 거부 의사를 말할 수 있는 입이나 지성이 없기 때문에 무시하는 것이냐?

린트부름의 올바른 적생자인 용 ‘빌러디저드’와 소통과 공감이 가능하며 지성적 대화를 나눌 능력이 되기 때문에 자신은 절대로 용의 한끼 식사 대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울리케’의 갑론을박은 순간적으로 윤리 기본서를 읽고 있는 착각이 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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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이 아닙니다. 감히 넘보지 못할 ‘빌러디저드’의 이름을 ‘빌 더 리저드’ 아니냐고 반문하는 울리케의 재담은 분명 작가님의 것이라는 기대까지 들게 하니 말입니다.

이 소설의 재미진 부분은 작가님의 입담에 근거한 등장인물들의 재담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들이 지닌 깊이의 초라함을 넘어섰기 때문이지요.

이 소설에서 사소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인칭을 지시대명사에 있어서 '그’와 ‘그녀’의 구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울리케를 지칭하는 데에 있어 늘 ‘그’라고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죠. 관심을 가져야만 놓치지 않은 이와 같은 부분들에서 작가님이 지닌 사회에 대한 성숙한 시선과 높은 감수성이 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견고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언급했듯이 뭐니뭐니해도 판타지 소설이 재미지지 않는다면 그건 자격 미달이겠죠. 다만 사건과 등장인물, 마법과 기사들의 액션이 선사하는 스토리의 재미는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가지 참고로 말씀 드리자면 1권을 다 읽고 났을 때 1권만 보내준 황금가지 출판사를 제가 어찌나 서운해 했는지 모릅니다. 스토리와 관련된 큰 재미는 직접 찾으시고 제가 말씀드린 사소한 재미는 보물찾기 하듯 찾아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피어클리벤의금화

아이가 SNS에 아파트 옥상 사진과 ‘아무도 모른다’라는 글을 같이 올렸습니다. 아이의 팔목과 허벅지에서 자해상처가 발견되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가 경찰차를 타고 귀가했습니다. 아이의 담임교사에게서 남자친구와의 진한 스킨십에 대해서 친구들이 불편해 한다는 우려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이 책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는 청소년기의 아이를 둔 부모라면 한번쯤은 고민해 봤음 직한 상황을 통해서 아이와의 대화법을 풀어갑니다. 아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같지만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면 부모만큼이나 혹은 부모보다도 더, 아이 스스로가 성장하고 싶고, 지금보다는 나은 미래를 바란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종종 우리 부모들은 아이의 까칠한 태도와 거친 말투에서 아이의 속마음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거친 언어 형식 속에 숨겨진 마음 속 내용은 도와 달라는 신호일수도 있습니다. 언어는 내용과 형식이 일치해야 언어가 제대로 기능한다고 생각하지만 청소년기의 아이들을 만나보면 만나볼수록 청소년기가 미숙한 탓인지 속마음과 전혀 다른 행동과 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기에 저자는 청소년과의 대화는 달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저자가 제시한 청소년과의 아주 특별한 대화법은 5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멈추기

대부분의 부모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의 하나인 억지, 강요, 억압을 그만두는 방법입니다.

 

둘째, 함께 웃기

분위기를 말랑하게 해주는 웃음의 힘과 효과를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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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믿어 주기, 인정하기, 감사하기

이제 아이의 내면의 힘을 믿어주고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무엇을 믿느냐, 라는군요. 참 맘에 와 닿는 부분이었습니다. 아이의 전부를 믿어야겠죠?

 

넷째, 아이의 긍정적 의도 알아주기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는 단계였습니다. 거짓말이 뻔한 상황에서조차도 증거가 없다는 믿어주라는 것인데요. 저의 경험적 요소와 맞물리면서 ‘아, 맞아, 나도 그랬지’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다섯째, 인지적 재미 키워 주기

로 마무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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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청소년기 아이와의 대화가 힘들다고 호소하는 엄마들에게 우스개 소리 삼아 하는 이야기가 ‘아이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종이라고 생각하라’였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선긋기와 구별짓기가 오히려 관계의 단절을 가져올 수 있으니 이제라도 그만해야 할 농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일 처음에 언급한 아이, 생각나시나요? 당신이 그 아이의 부모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남자친구가 걱정되니 학교로 상담을 갈까요? 자살 징후가 보이니 상담센터를 데려갈까요? 제일 먼저 아이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려는 노력을 이제라도 시작할까요? 아니면 일단 아이가 잘못한게 많으니 혼을 내고 시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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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부모가 했던 첫 번째 문제 해결책은 아이방에 CCTV를 다는 것이었습니다. 상담을 왔던 부모의 태도는 이제는 괜찮다, 였습니다. 아이는 여전히 누구와도 상담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두분다 전문직이라 바쁜 것은 십분 이해합니다만 부모로서 취할 수 있는 가장 저렴하고 천박한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와 부모님 모두 인생에서 가장 결정적 시기에 결정적 실수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더군요. 이 책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를 읽는 내내 생각하던 아이라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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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책 속에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가장 큰 진리가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어려운 것이죠. 아이가 청소년이라면, 그리고 아이와의 관계맺음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모라면, 혹은 선생님이라면 한번쯤 곱씹어 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을 공부하면 할수록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진리는 단순하며 그 단순함을 지키고 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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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기르는데에 있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요? 단순하지만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역시나 쉽지만 어려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