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VSA는 무엇의 약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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⓵ Very Slow Aging : 무척 느린 노화

⓶ Very Silly Abbreviation : 정말 멍청한 약자

⓷ Vampires, Say Aaaah : 뱀파이어스, 세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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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1번이 가장 정답처럼 보이지만 3번도 꽤나 매력적인 오답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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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A는 볼리비아 우거진 정글에서 발견된 장애인들이 알수 없는 존재에게 공격당한 이후 발현된 현격한 치유능력과 노화예방능력을 확인 한 이후, 이에 흥미를 느낀 과학자들이 그 비밀을 풀기 위해 비밀리에 행하는 프로젝트의 이름입니다. 위의 질문 보기에서도 알 수 있듯, 그 비밀 프로젝트는 인간 노화의 비밀을 풀어 영생을 얻고자 함이었죠. 물론 자신의 영생을 원하던 자도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견디지 못했던, 마음의 상처에 시달리고, 사랑에 목말라하던, 어떻게 보면 마음의 취약함을 지닌 사람들이 오히려 더 원하던 기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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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화와 죽음이란 인간이라면 누구나 거쳐가야 할 단계이며 인간으로서 거스를 수 없는 수순입니다. 노화와 죽음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것은 인간의 오랜 욕망이긴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죠. 그런데 이를 거부하려는 시도가 시작된 것이죠. 왜 항상 금지된 것은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더욱 아름답고, 더욱 가치있고, 더욱 중요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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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과 노화를 거스르려는 인간의 위험한 시도는 결국 이 세상에 악마를 풀어버렸습니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을 때와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이 세상의 모든 악이 풀려났을 때, 희망이 자신의 존재를 더욱 돋보였듯이, 선악의 판단이 아직은 성급한 수수께끼의 존재, 에이미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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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A 프로젝트의 핵심인 ' 문득 나타난 소녀', '난데없이 나타난 자', '천년을 산 최초이자 마지막이며 유일한 자'인 에이미를 중심으로 이 책 패시지의 서사는 흘러갑니다. 이 소설은 에이미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자랐으며, 어떻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었고, 결국 종말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여줍니다. 에이미는 역사의 중심이자 역사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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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워낙 판타지를 좋아합니다. 특히 뱀파이어, 좀비, 늑대인간들이 등장하는 류를 상당히 좋아합니다. 제가 트와일라잇을 얼마나 좋아할지 상상 되시죠? 뱀파이어를 등장시키는 소재의 책들이야 너무나 흔하기에 이 책도 그런 흔한 책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떤 소재를 사용해서 이야기를 썼느냐?'가 아니라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 인것 같습니다. 뱀파이어라는 소재 자체는 흔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이야기의 굵직함과 속도는 가히 최고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서사의 굵직함은 '반지의 제왕' 수준이었다면 흐름의 속도는 '헝거 게임'에 맞먹더군요. 둘다 제가 너무나 애정하는 판타지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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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와, 정말 영화 같다!' 라고 감탄하면서 눈에 보이듯 읽히는 경우가 있잖아요. 또 읽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어서 책을 손에서 못 놓고 눈이 머리보다 빨리 움직일 때가 있잖아요. 이 책 패시지를 설명할 때 쓸 수 있는 표현들입니다. 이런, 저의 짧고 재능없는 표현 능력이 한탄스러울 지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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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시리즈 도서와 판타지류를 좋아하긴 하지만 이 정도의 흡입력을 지닌 도서는 간만에 읽는 듯 합니다. 두려움과 안쓰러움, 양극의 감정을 모두 불러일으키는 에이미의 존재가 인류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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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는 안되요. 책을 보셔야 합니다. 영화가 나온다면 정말 반갑겠지만 이 책은 책만이 줄 수 있는 상상의 영역을 절대로 포기할 수가 없게 만드네요.

그렇다면 다시 위로 올라가 처음 질문의 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정답은 무엇일까요? 지금까지의 언급대로라면 정답은 1번? 글쎄요. 1,2,3 모두 가능한 복수 정답은 아닐까요?

 

 

제가 기억하는 베를린 장벽은 아나운서의 설명과 함께 등장한 동독 사람들이 벽을 타고 넘어가던 흑백의 뉴스 장면입니다. 어릴 적 기억이긴 하지만 이제 독일은 통일되었구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몰랐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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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에 유독 취약해서인지 정치 쪽에 워낙 관심이 없어서인지 독일의 통일에 대한 별 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읽게 된 '지붕 밑의 세계사' 덕분에 30여년 동안 독일과 베를린을 갈라서게 했던 베를린 장벽이 얼마나 어이없는 실수로 붕괴의 마지막 기점을 넘게 된 것인지 알게 되었죠. 1989년 동독의 공산주의가 약화되면서 동독사람들은 여행 자유화를 강경하게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게 된 동베를린의 총서기 샤보프스키는 휴가 후 갑작스럽게 복귀하게 되어 충분한 준비 없이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구요, 기자 회견 중 한 이탈리아 기자가 질문한 '언제부터 국경 개방이 시행되느냐'는 내용에 아무 생각 없이 '지연없이 지금 당장'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동독과 서독의 기자들은 국경 개방이 아닌 여행조치 완화 정도로 이해했지만 독일어가 서툴렀던 이탈리아 기자는 이를 '베를린 장벽의 붕괴'라는 제목으로 오보를 내보냈고 순식간에 많은 동독과 서독인들이 베를린 장벽으로 몰리면서 베를린 장벽은 실제로 무너져 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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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유일한 분단 국가로 남은 우리에게 통일이 어떤 의미여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가장 큰 숙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통일만이 과연 정답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특히 저처럼 근대사와 정치, 그리고 통일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러하겠죠. 사실 요즘의 남북한 관계, 그리고 한미관계를 보면 과연 통일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기는 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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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베를린, 베를린'은 정치적, 역사적 상황에서의 베를린이 어떤 변화를 겪어 왔느냐 보다는 격동의 세월을 거치는 동안 베를린에 생활의 터전을 잡고 살아 온 이들의 생활상이 어떠했는지, 베를린에 머무르던 사람들의 삶을 보여줍니다. 특히 동독 내에 위치한 서베를린은 마치 섬처럼 고립되어 있었기에 당시 베를린 사람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 그렇기에 이 책은 그들이 어떤 의지와 어떤 믿음으로 힘든 시기를 버텨 냈는지를 정치와 판단의 시선이 아닌 일반인들의 시선으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단절 혹은 분단에도 불구하고 우편, 하수도, 대중교통과 같은 동서 베를린간의 인프라가 어떻게 차단되거나 어떻게 협력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남북한 간의 교류가 거의 미비하다시피 한 우리와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라 더욱 흥미로웠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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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은 차단이 된 것이 아니라 분단이 된 것이라는 표현 또한 같은 맥락이 아닐까요? 칼로 자르듯 모든 것을 차단시키기 전에 이미 베를린은 하나의 도시였기에 불가능한 부분들이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부분을 알아 가는 것이 저는 베를린이라는 도시를 알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자는 베를린을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라고 이야기합니다. 각 도시가 지닌 분위기라는 것을 저자가 잘 파악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저처럼 통일 후의 극대화될 지도 모르는 계층의 양극화와 삶의 질이 하향 평준화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도 있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정치 말고 삶으로 통일을 바라보라는 이야기인것 같아 더욱 와 닿더군요.

저는 아직 베를린을 가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독일이란 나라는 차갑지만 매력적인 도시처럼 느껴지는군요. 이 책을 분단과 이념의 갈등으로 인한 정치적인 내용을 담은 책이 아니라 베를린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책으로 읽는다면 책과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매력을 좀 더 쉽게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팬픽이라는 장르는 사실 저에게 익숙한 영역이 아닙니다. 아이돌 가수의 노래도 저에겐 익숙한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수와 학창시절만큼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소재아닐까요? 그래서 이 책 ‘라스트 러브’는 생소하지만 누구나 지나온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그리움이 묻어 나오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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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익숙하건 아니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이야기와 풋풋한 학창 시절의 이야기라니, 그냥 듣고만 있어도 흐뭇해지지 않나요? 이 책은 현재의 아이돌 가수 제로 캐럿의 이야기와 팬픽 속의 제로 캐럿 캐릭터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방식으로 쓰여졌습니다. 현재와 팩픽이 공존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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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 뉴스에 아이돌 가수 선정 순위 프로그램의 투표 조작 사건이 보도되더군요. 이 책은 이 같은 연예기획사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려는 사회성 짙은 소설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이돌 가수를 꿈꾸는 아이들의 성장 스토리를 다루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이돌 가수의 화려하면서도 동시에 고단한 일상을 그리는 장르 소설도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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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냥 순수한 한가지 목적만을 지닌 것 같아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거죠. 누군가를 가르치려던가, 혹은 사회를 고발하겠다라던가, 아니면 지식을 전달하거나 사회상을 그대로 보여주겠다, 라는 등의 어떤 특정한 목적을 가진 글이 아니라는 거죠. '나의 재미와 나의 만족을 위해서'라는 목적만을 가지고서도 글을 쓸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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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책에 첫 번째로 실린 f(x)의 노래 '종이 심장'을 모티브로 한 팬픽 '종이 심장'은 마음이 아프더군요. 전 f(x)의 팬도 아니고 게다가 종이 심장이라는 노래는 모르는 노래랍니다. 하지만 설리라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고 있고 그녀가 생의 마지막에 어떤 슬픈 선택을 했는지도 알고 있어서인가요, 눈에 띄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겉은 강한 척해보지만

내 심장은 종이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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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지만 한없이 외로웠던 누군가의 모습인것 같아 마음이 아프더군요.

너무 심각하고 무겁게만 세상을 바라보지 말고, 때로는 그냥 목적 없이, 혹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생각하면서 살아보는것도 괜찮잖아, 라고 이 책 '라스트 러브'는 말해 주는 것 같군요.

한때나마 저도 이승환 오빠 콘서트를 따라다니던 때가 생각납니다. 내가 사랑했던 노래란,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가수란 단순히 노래와 가수를 떠나 그들과 함께 했던 그 시절의 나를 대변해 주는 것들이기에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애잔해지는가 봅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것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그들 속에 투영 된 우리였던 것 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