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라는 인생의 큰 변화 속에서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힌 아버지, 무미건조한 일상과 무뚝뚝한 남편에게서 벗어나 다른 남자와 로맨스를 즐기는 어머니,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이지 않은 유리벽을 쌓고 애인에게조차 그 문을 쉽게 열지 못하는 동성연애자 아들, 번지르르한 외모와 유창한 언변술을 가진 첫 남편에게 실망해 이제 사랑보다 안정감을 택해 재혼하려는 딸, 언뜻 보기에는 특이하고 별난 가족인 것 같지만....

이런 글귀를 보고 난 이 책에 혹했다.

완벽한 가정은 재미가 없다. 이런 가정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 날까? 바람난 엄마는 아빠와 이혼을 할까? 동성애자라고?

완전 콩가루 집안이구나...하는 좀 천박한 호기심이랄까?

그런데 그건...정말이지 잘못된 나의 생각이었다.

이 책은 말이다.. 정말 재미있다. 물론 위에 설명하는 가족의 이야기가 맞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그 가족속에는 사랑이 있다. 보이진 않지만...말로 설명하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는 끈끈한 뭔가가 있다.

그리고 작가 마크 해던...정말이지 글쓰는 능력이 탁월하다.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이 소설이 뭔가 크라이막스라고 할게 있는 건 아닌데도 잠시도 손에서 책을 뗄 수 없게한다. 600페이지가 넘는 책임에도 지루한 순간이 한 순간도 없다. 이건 보통의 능력이 아니다. 감탄만이 나올 뿐이다.

솔직히 저런 가족속에 내가 있다면 어떨까? 좀 무섭고 두렵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는 가족이기에 다 용서하고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었다.

한가족이 딸의 결혼식을 계기로 그 동안 마음속에 있었던, 각자가 가진 문제가 모두 해결이 된다.

이러한 끝 맺음도 난 좋다. 난 뭐든 해피엔딩이 좋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아버지 "조지" 그는 평생을 묵묵히 열심히 살아왔고 은퇴를 한 후에는 집 앞마당에 자신의 작업실을 짓는 낙으로 살고 있다. 그러던 중에 엉덩이에 습진이 나타나게 되고 조지는 그게 암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러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찾아온다. 그리고 뭐든 것이 꼬이기 시작한다.

조지는 곧 우리의 아버지이다. 물론 다른 양상으로 다르게 나타나지만 우리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는 외롭다. 자식들은 전부 독립을 하고, 와이프도 자신의 일을 가지고 늘 바쁘다. 그런 상황에서 그가 뭘 할 수 있으며, 어떻게 불안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 아빠... 갑자기 아빠 생각이 난다...나도 우리 아빠를 참 많이 외롭게 해드리는데...

그리고 조지의 부인인 "진" 늘 한결같은 조지가 좋았다. 그런데 말수도 없고 다정하지도 않은 그에 비해 조지의 옛 직장동료인 데이비드는 자신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그래서 데이비드에게 한없이 빠져들고만다. 그런데 갑자기 찾아온 조지의 이상한 행동...뭔가 잘못된 것 같다. 난 조지를 떠날 수는 없다..그리고 그녀의 모든 것을 조지가 알게된다. 하지만...늘 그랬던 것처럼 조지는 한결 같이 그녀 곁에 있다.

이게 진짜 사랑이 아닐까? 만약 20년이상 함께 산 부부가 아니라면...서로를 잘 아는 그런 부부가 아니었다면...

부부라 뭘까? 나도 우리신랑과 5년연예 그리고 지금 7년째 살고 있지만..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참 많다. 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난 늘 그의 곁에 있을것이다. 평생을 그렇게 살 것이다. 그게 사랑이든 정이든..그리고 내 옆에는 오직 그여야 함을 난 알고 있다.

그들의 딸 '케이티' 처음에 그녀는 그게 사랑인지 알지 못했다. 자신보다 직업도 학벌도 번번하지 못한 레이...

그녀에게는 자신의 아들이 제이컵을 돌봐주고 자신들이 지낼 집과 돈이 필요했다. 그때 레이가 그녀 앞에 나타났다. 멋진 집과 함께..

그와 있으면 늘 편안했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레이도 그 사실을 알았고 그녀와의 결혼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그말이 그녀를 눈뜨게 했다. 레이가 없는 동안 그녀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이 레이를 사랑하고 있음을...

사랑이란 늘 똑같은 모습이 아님을...

남들이 뭐라고 해도 가장 중요한 건 자신들이다. 부모도 반대하고 친구도 반대했지만...결국엔 그들도 인정하게 된다.

레이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말이다. 자신도 모른체 중독되는것..그게 사랑인가보다. 아마 레이와 케이티는 많이 싸우면서 살겠지만..

그래도 행복할 것이다.

동성연예자인 제이미...

난 동성연예자를 이해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건 다른 문제다. 내가 이해하든 안하든 존재하는게 사실이고...

제이미는 토니를 사랑한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의 틀안에서 토니를 사랑한다. 토니가 제이미를 사랑하는 것에 비하면 늘 뭔가 부족하다.

그래서 토니는 제이미를 떠난다... 누군가가 떠나야 그 진가를 바로 알 수 있는 법인가보다. 토니가 떠난후 제이미는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를 느끼게된다. 그리고 애타게 토니를 찾는다..그리고 결국 그 둘은 다시 만날 수 있게된다.

색안경을 끼지말자. 사랑이라는 것에는 국경도 인종도 남녀도 없는 법인가부다. 어쨋튼 동성연예에 대한 나의 생각이 조금은 바뀐 듯하다.

이런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많은 에피소드가 같이 하지만 그 본질은 가족만이 느낄 수 있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겉으로는 싸우기도 하지만...그 속에는 가족이 아닌 사람은 넘볼수 없는 깊고 진한 무엇인가가 있다.

너무 재미있고 좋은 소설책..뿌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