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다. 완전 재밌다. 이거는 진짜... 처음에 줄거리를 읽을 때부터 감이 왔다.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신간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이 책의 소개를 읽자마자 찜했다. 단연 눈에 띄는 신간이었다. 카카오페이지를 통해서 먼저 공개돼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모두가 손꼽아 출간을 기다렸다고 하는데... 나는 이제야 봤다. 사실, 막장드라마 같은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재미없다고 말하긴 힘들 것 같다. 딱딱 맞아 떨어지는 정교한 플롯과 살아있는 등장인물들은 빠르게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주인공은 서른여섯의 잘나가는 변호사 박상우. 일은 더없이 잘 되고 있었고, 좋은 집에,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최근에는 아내의 임신으로 아이까지.. 모든 게 완벽한 삶이었다. 이것에 감사하고 소중히 여겼으면 제목 그대로 달콤한 인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상우는 더 높은 층으로 올라가고 싶었고, 스릴도 즐기고 싶었다. 아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만났고, 자기의 아내를 좋아했으나 차지하지 못했던 동창의 카센터에 주기적으로 방문해 특별히 고칠 데가 없는 좋은 차를 끌고 가 우월감을 맛봤다.

 

아내가 친구들과 여행을 가던 어느 날이었다. 언제나처럼 다른 여자의 집으로 갔고, 가끔 그랬던 것처럼 아내가 없는 집에 여자를 데려갈까도 생각했던 상우였다.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비행기가 결항되자 아내가 집에 돌아온다고 했다. 다급히 여자의 집을 나와 자신의 집으로 향한 상우. 집 앞에 차를 세운 그는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를 지우기 위해 잠시만 차에 있다가 들어가자고 생각했고, 그러다 깜빡 잠이 든다. 생각보다 긴 시간을 차에 있었던 그는 깜짝 놀라 차에서 내리려다 어떤 남자와 시비가 붙었고, 순식간에 사람을 죽인다. 자수를 해야 하나. 정당방위라는 걸 믿어줄까. 내 인생은 끝난 건가. 이대로 포기해야 하나. 머리를 굴리던 그 순간 마침 그곳을 지나던 병호. 상우는 병호에게 죄를 덮어씌운다.

 

우리 병호가 사람을 죽인 것 같아요. 어떡해요. 변호사님.... 이웃에 사는 병호의 부모가 상우의 집을 찾았다.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병호. 아들을 끔찍이 생각하는 병호의 엄마. 그리고 차기 대선후보인 병호의 아빠 함상진... 진짜 범인은 난데.. 병호의 부모가 지금 나를 찾아와 변호를 의뢰하네. 내가 거절할 이유가 있을까? 꼭두각시를 움직이는 실이 내 손에 쥐어지려 하고 있는데? 나는 성실히 변호하는 척하고 병호를 진짜 범인으로 만들면 되는 거야. 그런데 과연 그게 가능할까? 읽어보면 알겠지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일은 더 커지고 진실이 드러나려 할 때마다 상우는 가장 먼저 달려가 짓밟는다. 멈출 수 없으니 끝까지 달리는 상우..

 

주인공이 워낙 나쁜 놈이라ㅋㅋ 불쌍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고.. 결국 자기가 만든 일이니까.. 위의 살인은 실수였다 하더라도 반복되는 그의 행동은.. 지켜보면서 어떡하려고 이러니.. 어쩌면 좋나.. 결국 이놈의 끝은 어떻게 될까... 이런 마음으로 읽었다. 그러게 욕심 좀 그만 부리지.. 읽는 내내 영화로 만들어지면 대박이겠다, 생각했다. 한순간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이야기를 영화로도 보고 싶다. 그리고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기대되는 작가가 한명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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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지난날 꿈꾸고 바라던 것을 손에 쥐고 난 다음에도 그때의 간절함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전부였다. (p.306)

한때 게임중독자였던 한 남자가 뒤늦게 독서에 재미를 느끼면서 이번에는 독서중독에 빠진 이야기를 담은 책 <소소하게, 독서중독>을 읽었다. ‘낮에는 양계장 김씨로, 밤에는 글 쓰는 김씨로 살아가는 독서중독자의 즐거운 기록’이라는 소개가 왠지 끌렸다. 본인의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면서 틈틈이 책을 읽고, 글도 쓰는 삶이 좋아보여서...!! 근데 초반에 좀 읽다 깜짝 놀랐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책을 쭉 읽어왔던 게 아니라 본인의 옷은 사 입지 않아도 캐릭터 옷은 사 입힐 정도로 ㅋㅋ 게임을 좋아하셨던 분이었다. 그런데 독서중독이라? 아, 물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당연히 독서를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게임과 독서가 잘 매치가 되지 않았다. 내 하나뿐인 남동생도 게임을 빼놓고는 할 말이 없는 애인데 ㅋㅋㅋ 시험기간 중 교과서 외에는 집에 책이 아무리 많아도 책 읽는 모습을 한 번도 본적이 없어서...(동생아 미안하다...ㅋㅋㅋ) 저자는 어떤 계기로 게임을 끊고 독서에 빠지게 된 건지, 거기다 글도 쓰고 작가도 된 건지 그 사연이 궁금해졌다.

 

저자는 어쩌다 책에 빠지게 된 건지부터 시작해서 지극히 개인적인 자신의 독서활동, 독서방법, 독서에 대한 잡생각들을 맛깔스럽게 전한다. 온라인에서 아는 사람 말고 실제 내 주변에는 책 읽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요즘 재밌게 읽은 책이나 독서 습관 같은 것 등등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 제한적이고, 이미 들어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친구 한 두 명 정도... 그래서 그런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독서 이야기가 나는 참 좋다. 어? 이건 나랑 비슷하네. 아, 이런 생각은 좋네. 나도 이렇게 해볼까?... 실제로 얼굴 한 번도 본 적 없고, 대화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 없지만 이렇게 책 한 권을 통해 독서에 관한 에피소드를 아주 많이 교환한 것 같은 느낌이 좋다. 게다가 이 책은 일상적인 이야기라 재미도 있다.

 

제 2장의 독서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공감 많이 했다. 모든 책을 정독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 목적에 따라 읽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 재미없으면 갈아타라는 것, 1시간 독서법, 동시에 여러 권 읽기 등등 나도 주로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특히 아껴 읽기 부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여러 책을 읽다보면 아껴 읽게 되는 책이 생긴다. 진짜 책장 한 장 넘기기가 아쉬운 그런 책들... 다른 사람에겐 그 책이 왜? 이런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정말 두근거리는 책! 그런 경험들이 쌓여 독서가 참 재밌어지는 것 같다. 독서편식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데, 그래도 편식이라도 하는 게 낫다는 의견에 공감했다. 아예 안 읽는 것보다는 편식이 낫다. 그리고 편식도 하다 보면 질린다. 읽다 보면 다른 쪽을 기웃거리게 되어 있다.

유쾌하고 재밌는 책 <혼자가 어때서>이다. 표지부터 웃긴 이 책은 프로싱글러 언니의 솔직 상쾌 공감 에세이이다. 현재 64세인 저자 아가와 사와코는 일본에서 방송 캐스터, 소설가, 에세이 작가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여러 일본 여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 책에서 독신인 자신의 싱글라이프의 즐거움과 장점을 하나하나 솔직하게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1인 가구가 눈에 띄게 늘어난 요즘 시대에 이 책 속 내용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예능 중에 하나가 바로 <나 혼자 산다>이다. 가끔 재밌게 시청하곤 하는데, 이 책도 약간 그런 느낌이다. 아가와 사와코라는 인물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그 정도.. 중간중간 그림도 귀엽고, 읽기에도 부담 없는, 키득키득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가득하다.

 

제일 첫 번째 이야기이기도 한 ‘결혼하지 않은 열 가지 이점’ 중에서 가장 공감되는 이야기를 만났다. 아마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결혼만이 행복의 증거라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은 모두 불행하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결혼하지 않아도, 또는 결혼했는데 자식이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지금까지 나를 짓누르던 모든 것에서 해방된 기분이 들었다(p.15)."

 

결혼의 장점이 있듯이 싱글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 저자의 말처럼 여전히 싱글이라 하여 딱하다, 불쌍하다, 여길 필요 없다. 그것 나름대로 즐거운 점도 있으니까. 혼자 사는 것도 재주다. 주위와 비교해서 초조해할 필요 없다. 개인적으로 혼자 사는 것도 괜찮다 생각하는 입장이라서 그저 공감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지금의 나 자신을 좀 더 소중히 여기는 방법, 이왕이면 유쾌하고 즐겁게 사는 것에 대해 많이 배우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쾌하다는 게 이 책의 장점이고,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내가 앞으로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산다면 저런 마인드로 유쾌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