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나에게도 1억이 모였다>, 서른에 1억이라니.... 제목에 혹해서 읽었다. ㅋㅋ 게다가 읽기 전에 책 소개를 보니 1억을 모은 기간이 3년이란다. 0원에서 1억까지. 서른에 1억 모은 것도 대단하지만 그 기간이 3년 밖에 안 걸렸다는 게 더 신기했다. 부럽군. 나도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몇 가지 팁을 얻고 싶어 읽게 됐다.

 

저자는 원래 운동선수였다. 우슈를 전공했고 국가대표까지 발탁되어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던 운동선수. 우슈? 중국 전통 무예라고 하는데..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릎 부상 때문에 선수생활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운동이 전부였던 사람이 부상 때문에 운동을 그만 두게 된다면 얼마나 막막할까. 저자도 고민이 많았다. 은퇴 후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하던 저자는 월급 100만원 받는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직장의 월급으로는 1억 모으기 목표를 이룰 수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녀는 이베이에서 쌍절곤을 팔기 시작했다. 자신이 가진 것 중에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한 결과 예전에 운동할 때 사용하던 쌍절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연히 처음부터 잘 팔렸던 건 아니었다. 그래도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팔았다. 본업으로 목표 달성이 힘들면 부업을 하면 된다고 배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종자돈을 모으면 꼭 하고 싶었던 사업이 부동산 관련 사업이었던 저자는 원룸을 계약해 에어비앤비로 부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사실 큰 기대를 갖고 읽었던 건 아닌데 기대 이상이었다. 일반적인 직장 월급으로는 저렇게 단기간에 큰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창업을 했고, 투잡, 쓰리잡 참 열심히 노력하고 일했다. 아이디어도 좋았고, 목표도 분명했고, 사업 수완이 남달랐던 것 같다. 물론 노력도 많이 했고.. 무엇보다 행동력이 대단한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한 것,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주변에 있는 것들로 돈 벌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재밌게 돈 버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장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미나토 가나에의 <꽃 사슬>. 작년 작품인데, 이제야 읽었다. 워낙 <고백>이 강렬했기 때문에 그녀의 작품을 읽을 때면 비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작가 본인은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그럼에도 <고백>을 뛰어넘기 위해, 늘 앞으로가 기대되는 작가로 나아가겠다며 열심히 작품을 내고 있는 미나토 가나에. 이 작품으로 작가인생 제2막이 시작된 듯하다고 말하는데.. 사실 저번에 읽었던 <모성>이 개인적으로 좀 별로였다. 이 작품은 어떨까 궁금해 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리카, 미유키, 사쓰키라는 세 여성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뒤편의 책 소개를 보니 ‘비밀을 그러안은 세 여자. 한 여자는 돈이 필요하고, 다른 한 여자는 진실을 원하며, 또 한 여자는 과거를 지우려 한다.’라는 문장이 눈에 띄는데, 돈이 필요한 여자는 리카이고, 진실을 원하는 여자는 미유키, 과거를 지우려 하는 여자는 사쓰키라고 볼 수 있겠다.

 

먼저, 리카는 일하던 영어학원이 부도가 나는 바람에 퇴직금은커녕 지난달 월급도 받지 못했다. 게다가 편찮으신 외할머니 병원비와 수술비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고민하던 리카는 K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결심한다. K는 매년 리카의 어머니 앞으로 꽃을 보내는 사람인데, 리카의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비서를 보내 리카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던, 키다리 아저씨 같은 사람이다. 그때 당시에는 직업도 있었고,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서 거절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K밖에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K에게 편지를 보낸다.

 

다음으로 미유키. 그녀는 자신의 외사촌오빠가 경영하는 건축회사에서 일하는 남편을 정성껏 내조하는 아내이다. 하고 싶었던 설계를 할 수 있을 줄 알고 이 회사에서 일하기로 결심한 건데, 남편은 다른 일들을 더 해야 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미유키의 마음은 너무 아팠지만, 남편은 씩씩하게 견뎌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기대에 찬 모습으로 공모전에 참가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한다. 미유키는 그런 남편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열심히 응원한다.

 

마지막으로 사쓰키. 과거를 잊고 싶은 그녀에게 대학시절 친구인 기미코가 찾아와 부탁을 하면서 힘들어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대학시절 산악동아리 이야기와 함께 그녀가 과연 어떤 결정을 할지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한 사람을 택하면 다른 사람을 배신하게 되는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세 여성이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처음엔 별 상관없는 듯 보이지만 읽다보면 촘촘히 이어져있음을 알게 된다. 일본 소설은 이름이 낯설어서 등장인물이 많은 소설은 읽다가 이름을 적어가면서 읽은 적은 몇 번 있긴 한데, 가계도를 그리면서 읽기는 또 처음인 것 같다ㅋㅋ 잔잔하게 흘러가고 밝혀진 진실은 슬프다. 미유키와 사쓰키가 너무 불쌍ㅠㅠ 감성적인 이야기였다. 개인적으로 <모성>보다는 재밌었지만 <고백>을 넘지는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읽는 내내 난 또 긴쓰바가 왜 이렇게 먹고 싶던지.. 휴...ㅋㅋㅋㅋ

<13.67>과 <기억나지 않음, 형사>로 유명한 찬호께이!! 그가 시마다소지상을 수상한 미스터 펫과 공동집필한 책이 바로 이 책 <S.T.E.P.>이다. 미국과 일본을 배경으로 총 네 개의 이야기가 교차되는데, 찬호께이는 미국을 배경으로 한 부분을, 미스터 펫은 일본을 배경으로 한 부분을 맡아서 집필했다. 나는 미스터 펫은 잘 모르고, 찬호께이 부분이 궁금해서 읽게 됐는데, 사실 개인적으로는 재밌었다기보다는 약간 난해하고 어려웠다. 특히 미스터 펫이 쓴 부분....;; 그렇지만 두 작가가 왔다 갔다 이야기를 전개하고,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색다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어서 신기하고 독특한 느낌이 인상 깊었다. 중간중간 어렵지만 그 부분을 잘 넘기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였다.

 

배경은 정밀한 범죄예측이 가능한 가까운 미래이다. 그렇게 먼 미래는 아니다. 사이코패스인 매슈 프레드는 감옥에서 나온 후에도 주변 사람들을 폭행하고 또 잔인하게 죽인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모든 일들이 실제 현실이 아니라 가상의 결과였다. 무슨 소리냐? 만약 감옥에 있는 매슈 프레드가 석방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미래에는 판사가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이 범인의 형량을 결정한다. 형량평가시스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범죄자의 형량과 석방 여부를 판정한다.

 

일본은 미국의 이 시스템을 도입하여 자신들에게 맞게 개발하여 사보텐 즉, 선인장이라 이름 붙인다. 일본이 이 시스템을 도입한 10번째 나라라서 사보-텐(10). 사보텐은 일본어로 선인장이라는 뜻. 그러고 보니 표지도 선인장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었다. 이 시스템이 일본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근데!!!! 도입하고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시스템 상으로는 출소했을 때 범죄를 저지를 리가 없다고 나와서 출소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고 죽은 것이다. 시스템의 오류인가. 아니면 내부의 소행인가. 일본 법무성 직원인 료코는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탐정 메이구에게 조사를 의뢰한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시스템이라도 허점은 있기 마련이다. 과학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존재를 완벽하게 예상하고 통제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 말이 될까. 인간은 예측 불가능의 존재가 아닌가.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라는 부분까지 과학기술이 건드릴 수 있는 것인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공동집필 하려면 두 사람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 내다니 두 작가 다 대단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