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를 보니 이 책의 저자인 한수희 작가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책 좀 읽는 사람들에게 글 잘 쓰기로 소문난 작가, 책덕후들 사이에서 근래 발견한 보석 같은 작가로 정평이 나 있는 작가!’ 와.. 작가에게 이보다 더 좋은 칭찬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부터 계속 <온전히 나답게>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아쉽게도 나는 아직 그 책은 읽지 못했고, 내가 읽은 저자의 책은 바로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이다. 읽은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아, 그 책! 하고 바로 표지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나는 그 책을 굉장히 인상 깊게 읽었다. 이 책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가 그 책의 개정증보판이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무조건 읽고 싶었다. 어떤 내용이 수정되고, 새롭게 추가됐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는 저자가 인생을 마주하는 세 가지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것은 바로 ‘담담할 것, 씩씩할 것, 우아할 것’이다. 불친절한 인생에 담담하고, 어떤 불운 앞에서도 씩씩하며, 우아하게 실패하는 것에 대해서.... 역시 이해하고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았다. 특히, 나이가 든다고 해서 뭔가 특별하게 확실해지는 건 없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지금보다 나이가 들면 불안하고 막막한 게 줄어들까? 아니, 그때도 불안함과 막막함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시간 속에서 경험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나는 어떤 걸 잘하고, 어떤 걸 못하는지.. 나는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떤 걸 싫어하는지.. 어떤 걸 해야만 한다고 급급해하지 않고 대신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할 줄 알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요즘의 나에게 큰 의미를 줬던 이야기라서 유독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세상 모든 일에 있어서 나는 그동안 직선으로 가는 법에 더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왕이면 빠르게 헤매지 않고 직선으로 가고 싶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많이 헤맸던 건 아닐는지.. 내게 없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안달했던 시간이.. 힘들었던 만큼 과연 가치 있는 시간이었을까?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살아온 삶과 경험한 일들을..

 

개정증보판이기 때문에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에서 읽었던 부분들이 보였지만, 내가 그 책을 읽은 지 좀 시간이 흐르기도 했고... 그냥 새로운 느낌이었다. 두 권 다 읽어본 입장에서 느낀 점을 말하자면 이 책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가 더 깔끔하고 탄탄하게 정돈된 느낌이다. 잔잔하게 공감하게 읽을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나는 <온전히 나답게>도 읽어보려 한다.

 

역시 많은 사람들이 읽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몰입감과 속도감이 장난이 아니다. 누적 조회수만 1천만을 자랑한다는 ‘네이버 웹소설 미스터리 분야 역대 1위’, <키스의 여왕> 1권!! 아주 재밌게 읽었다. 서평을 쓰는 지금, 도대체 다음 내용이 뭔지 궁금해서 2권이 당장 내 앞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누구라도 보는 순간 키스하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적이라고 해서 ‘키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주인공 손유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아시아 최고의 배우이다. 그런 그녀가 IT업계의 거물 재벌 이선호와 결혼을 하게 됐다. 둘의 결혼은 당연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화제의 결혼식이 끝난 후, 손유리와 이선호는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둘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요트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일어났는데 남편 선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바다 한 가운데서 사라진 남편.... 유리는 결국 남편을 살해한 용의자가 되고 만다. 여러 증거들이 선호가 실종된 게 아니라 살해됐다는 걸 보여주고 있고, 요트에는 유리와 선호만 있었으니까 유리가 선호를 살해했다는 것.

 

이렇게 꼼짝없이 남편을 살해한 살인마로 누명을 쓴 가운데.. 유리는 그녀의 결백을 믿어주는 두 명의 변호사와 함께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한다. 유리를 구해줄 첫 번째 변호사는 바로 유리의 첫사랑이었던 이도준. 가난하다는 이유로 유리에게 버림받고 도준은 이 악물고 변호사가 되어 성공만을 위해 살았다. 현재 K&J의 대표 딸과 약혼 중이지만 도준은 다시 만난 유리에게 여전히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유리를 구해줄 또 한 명의 변호사는 바로 차시원. 언제나 도준에게 밀려 2등만 하는 변호사이다. 방송 출연을 많이 하고 연예인 변호사라 불린다. 이 두 변호사와 함께 유리는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나도 읽으면서 도준과 유리처럼 생각했다. 선호의 자작극이 아닐까, 라고. 왜냐하면 요트에는 유리와 선호 둘만 있었고, 유리는 범인이 아니라니까 그럼 선호를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 유리랑 선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고, 복수하려고 선호가 의도적으로 유리에게 접근해서 결혼까지 한 건 아닌지? 그래서 유리를 남편을 죽인 살인자로 몰아간 건 아닌지? 아무튼 2권을 읽어봐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원래 인생이란 것이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한 것이 아니라는 거.. 누구나 공감할 것 같다. 오히려 행복한 경우보다 불행한 경우들이 더 많지 않을까. 저마다의 사정으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인생에서 언젠가는 괴롭고 아픈 시기를 살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는다. 필연적이다. 그 시기의 경험들과 상처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겠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하면 일어날 수 없게 또는 일어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우리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근데 나에게 오는 시련들, 상처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게, 똑바로 바라본다는 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겠는가. 우리 모두 겪어봐서 알지 않나. 되도록 떠올리는 걸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지 않나. 내 안의 깊은 상처와 마주해봤자 괴로우니까.... 아예 그런 것들이 없었던 것처럼 잊고 싶어질 뿐이다. 근데 이러한 태도들 때문에 결국 우리가 그 깊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얽매인다는 것 또한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 상처를 정확히 바라보고 제대로 인식할 수 있어야 그 상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책 <상처의 인문학>에서는 총 28편의 작품과 그 작가들의 삶에서 건져 올린 시련과 그 의미에 대해서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에 귀기울이다보면 왜 우리가 이런 상처와 시련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지, 문학이란 왜 존재하는 것이며, 문학이 우리 삶에 어떤 변화와 의미,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을 쓴 작가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던 것이 참 좋았다. 그들은 모두 자신의 열등감과 괴로운 상처들을 자양분으로 삼아 자신만의 삶을 살았다. 그 상처들을 토대로 써내려간 작품들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상처를 발견한다. 그렇게 내 상처와 마주하고, 생각하고, 인식한다. 그리고 그 작품들 속 인물들처럼 끝내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을 완성해간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상처가 꼭 피하고 싶고 떠올리기 싫은 것일 뿐이라는 생각은 사라질 것이다. 상처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으니까... 상처가 있는 사람만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발견할 수 있다고 했던가. 나에게 상처가 없었다면 보이지 않았을 것들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해준다. 그동안 많은 문학 작품들을 만나며 내 나름의 상처를 조금씩 치료하며 살아왔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