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도 얻고,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내일이 보이지 않을 때 당신에게 힘을 주는 책>을 읽었다. 목차를 쭉 보니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기대가 됐다. 한 챕터씩 끊어 읽기도 좋아서 하루 중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기 좋은 책이었다.

 

총 2파트, 12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요하게 다스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요한 결정 앞에서, 절망 앞에서, 충동 앞에서, 바쁜 순간에, 탐욕 앞에서, 세상의 부침 앞에서 어떻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을까? 또, 욕망이 일어날 때, 경솔해질 때, 결심할 때, 기분이 가라앉을 때, 말을 할 때, 행동할 때 어떻게 마음을 고요하게 다스릴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번에 처음 읽고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것은 ‘마른 우물에서도 꽃이 핀다’는 이야기였다. 위기(危機)라는 한자에서 위(危)는 위험을 뜻하지만 기(機)는 기회를 뜻한다고 한다. 위험 속에 기회가 있고 기회 속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의미... 그러니까 위기라고 해서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얘긴데.. 사실 우리가 살면서 위기에 닥치면 당황하고 절망하느라 이게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가 참 생각만큼 쉽지 않다. 나는 그렇다. 머리로는 이게 기회일 수도 있다고, 좋게 생각하자고 하는데 정신 차리기가 쉽지 않았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마른 우물에 빠지는 경험을 한다. 어떻게 보면 나한테는 요즘이 딱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의 마른 우물에 빠진 나귀 이야기를 읽으니까 무기력함을 벗어내고 발버둥이라도 열심히 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포기하지 말고 이 일화 속 나귀처럼 쏟아지는 흙을 밟아 나가서 살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다고 손 놓은 채 무기력함에 갇혀 있던 나에게 조금은 힘을 주는 이야기였다.

 

이런 책들은 원래 소설책 읽는 것처럼 한 번에 쭉- 읽기보다는 틈날 때마다 필요한 부분을 한 챕터씩 찾아 읽는 게 더 좋다. 내가 처한 사정에 따라서 읽을 때마다 각각 다른 내용에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힘들 때 편안한 마음으로 몇 번 더 읽어봐야겠다. 다음엔 또 다른 이야기들이 눈에 더 들어올 것 같다.

도미니크 로로의 <심플하게 산다>를 읽은 이후로 비움, 미니멀 라이프에 관련된 책들을 참 많이도 읽어왔다. 처음 읽었을 때 뭔가로 머리를 세게 맞은 것 같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원래 나는 물건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었다. 지금 당장 불필요한 물건이라도 다음에 필요할지 모르니, 고장난 게 아니라면 버리지 않고 잘 모아뒀었다. 다 쓸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물건이 행복이 아닌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물건들, 분명 살 때는 정말 원해서 갖고 싶어서 산 건데 어느새 짐처럼 느껴지다니 참 이상한 일이었다.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들을 읽으며 내가 물건들에 얼마나 구속받으며 살고 있는지 처음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 뒤로 꾸준히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을 찾아 읽었고, 조금씩 내 삶에 적용해서 실천도 해보면서 미니멀리스트들이 말하는 미니멀 라이프의 그 놀라운 힘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것 같은 홀가분한 기분.. 그 뒤로 나도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게 됐다. 근데 다큐멘터리 등 방송에서는 우리나라의 미니멀리스트들도 만나볼 수 있었는데 책에서는 주로 외국의 미니멀리스트들만 만났던 것 같다. 주로 일본... 이 책 <날마다 미니멀 라이프>는 일단 우리나라의 미니멀리스트 10명의 이야기라는 소개를 보고 무조건 읽고 싶었다.

 

책을 받고 살펴보니 표지부터 안에 내용까지 너무 마음에 든 책이다!!! 물건을 가득 채워도 채워지지 않던 마음이 물건을 비운 후 채워졌다는 미니멀리스트의 이야기들... 그들의 여유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들도 처음부터 미니멀리스트는 아니었다. 어떤 계기로 물건 비우기를 시작하고 그것이 자신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치면서 계속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꾸준히 실천해오고 있는 것이었다.

 

아마 이 책을 검색하고 찾아서 읽는다는 것 자체가 미니멀리즘에 관심이 있어서 일 텐데 이 책을 읽고 나면 후회는 안할 것 같다. 읽고 나면 미니멀 라이프가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겠구나, 라는 걸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미니멀 라이프의 장점, 정리의 기술, 심플 인테리어까지 얻어갈 정보가 많다. 무엇이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불필요한지는 사람마다 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이 책에 소개된 10명의 미니멀리스트의 이야기도 미니멀 라이프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 빼고는 다들 제각각 달랐다. 그 중에서 자신에게 잘 맞을 것 같은 방법들을 참고해서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은 읽는 순간순간마다 설레는 책이었다. 아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공감하지 않을까. 이런 책방 탐방기라니!!!!! 저자는 동네의 서점들이 점점 사라지는 걸 보고 아쉬움을 느꼈고, 책들이 머무는 공간인 전국의 여러 서점과 도서관을 찾아다니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다녀와서 이렇게 소개하는 책을 써냈다. 책을 좋아해서 서점과 도서관 가는 걸 좋아하는 나도 가끔 가던 동네 서점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며 아쉬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 책은 단순히 책방들을 소개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여행 에세이처럼 그 책방에 가기까지 그리고 가서 느낀 점 등 저자의 생각을 담고 있어서 좋았다. 천천히 읽다보면 나도 마치 그 책방 순례에 함께하고 있는 느낌 가득~ 책 속에 소개된 서점과 도서관들, 기회가 된다면 직접 전부 다 가보고 싶다. 그 중에서도 특히 ‘추리문학관’!!!!!! 이곳은 김성종 작가가 사재를 들여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전문도서관이다. 나는 추리소설을 무척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신났다. 23년 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하는데 시간이 흐른 요즘은 방문자 수가 점점 줄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꼭 자리를 지켜주길..!!! 나도 꼭 가볼 것이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원래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이 책에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느티나무 도서관은 사립도서관이고 운영비를 대부분 후원금으로 마련하고 있어서 자율성이 보장된다. 그래서 자유로움을 기반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행하며 성장해가고 있다. 보통 도서관은 당연히 음식물 반입 금지이고 정숙 같은 규제가 있는데, 느티나무 도서관은 그런 규제가 없어서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책을 보고 토론을 하기도 한다. 토론할 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도서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실시간으로 토론 내용을 들을 수 있게 도서관 내에 방송을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대출 이력표 형식의 독서 기록용지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책에 낙서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고, 책에 대한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도 있고..

 

읽는 내내 당장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진정시키느라 힘들었다. 설명뿐만 아니라 사진도 있어서 마치 한번 가본 적 있는 것처럼 뭔가 친근한 느낌도 있어서 신기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 들고 소개된 서점과 도서관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참 행복한 시간이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온라인 서점과 전자책이 편리해서 자리를 점점 넓혀가고 있지만 그래도 책방과 종이책이 쉽게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희망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