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에서 ‘엄.마.가.죽.으.려.고.한.다.’라는 문장을 봤다. 순간 깜짝 놀랐고,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제목부터가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14일>이라니.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끔 눈물이 핑 도는데 ‘마지막’이라니. 엄청 슬플 것 같아 책을 펴기가 겁났지만 펼치고 나서는 금세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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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의 엄마는 신장투석을 위해 병원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이제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통스러운 병원 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 그냥 가고 싶다, 이제 그만 인생을 마감하겠다는 것. 엄마가 신장투석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14일 뿐이다.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가족은 엄마의 선언을 받아들이고 14일의 특별한 휴가를 보낸다.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엄마의 갑작스러운 저 결정을 존중할 수 있었을까.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저런 말을 들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생각을 했다. 엄마의 선택을 존중한 가족들이 대단한 것 같았다. 엄마가 하루라도 더 옆에 있어줬으면 하는 욕심과 싸우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게 책은 엄마와 보내는 마지막 시간 1일째부터 14일째까지 그리고 그날 이후를 차례대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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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와 가족들은 엄마를 간호하고, 엄마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장례식을 준비한다. 생각하기도 싫은 하지만 절대 피할 수는 없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저 슬프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물론 슬프다. 엄청 슬프다. 슬플 수밖에 없는 일이니까. 하지만 그저 슬프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14일이라는 시간은 그저 너무 짧고, 슬프기만 한 시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을 정리하면서 웃을 수 있고 행복했던 시간도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사는 동안 엄마와 함께한 즐겁고 재밌는 추억이 너무 많다는 게 감사한 일인 것 같으면서도 또 그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많이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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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었다. 어떻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처음엔 “나는 저렇게 못할 거 같아. 엄마한테 치료를 포기하지 말자고,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고 설득하지 않을까. 아니야, 그건 내 욕심일지도 몰라. 엄마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결국 후회할거야.” 이렇게 생각하며 계속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 안절부절 했다. 나도 품위 있게 마지막을 정리하고 싶다. 하지만 막상 나에게 이런 일이 닥쳤을 때 고민 없이 바로 품위 있는 죽음을 선택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 중 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건 너무 슬픈 일 아닌가. 하지만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주저앉아 슬퍼만하고 있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안 그래도 너무나 짧기만 한 시간인데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좀 더 편안한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옆에 계실 때 더 잘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옆에 계신 소중한 부모님께 어떻게 해야 할지, 마지막 순간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해 볼 기회를 준 고마운 책이다.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1, 2권을 읽지 않았는데 3권을 읽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내용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 없다고 해서 3권을 먼저 읽게 됐다. 전부터 제목은 많이 들어봤었는데 어떤 책이 길래 시리즈로 3권까지 나오고 사람들이 찾아 읽는 걸까 궁금했던 책이었다. 이 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전혀 없어서 그런가, 나는 아주 재밌게 읽었다. 잔잔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3권 먼저 읽어도 크게 무리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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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수리하는 시계방 주인 슈지. 그는 추억의 시간을 수리한다. 손님들이 추억이 담긴 시계들을 가져오면 슈지가 그 손님들의 추억의 시간을 수리해주는 것. 아, 물론 슈지에게 초능력이 있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사람이 어떻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있겠나. 슈지는 그저 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추억의 시간이 수리될 것이라고 그래서 미래는 달라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손님들뿐만 아니라 슈지와 아카리의 과거도 함께 치유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모두 함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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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에서는 슈지의 연인인 아카리의 가족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아카리라는 캐릭터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다. 아카리의 부모님은 아카리가 어릴 때 이혼을 하셨다. 그래서 아카리에겐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그렇다고 새아버지와의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아카리는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언제 자신을 떠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주인공인 슈지는 변함없이 그녀를 지켜준다. 따뜻하고 섬세한 남자 슈지가 멋있었다 ~ 주로 부모와 자식의 이야기였다. 소개된 저마다의 사연을 읽으며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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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을 먼저 읽고 보니 1, 2권의 내용도 궁금해진다. 1, 2권에서는 어떤 추억의 시간을 수리했는지... 추억을 다시 떠올리고 그때 놓친 걸 다시 깨닫고 오해를 풀고 치유 받고 안정감을 느끼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었다. 잔잔하고 따뜻해서 사람들이 힐링 소설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과거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때를 추억하고 만약 후회한다면 지금 현재는 그런 모습이 되지 않기 위해서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슈지의 시계방을 찾는다면 어떤 추억의 시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철학 읽는 밤>, 매일 밤 잠들기 전 조금씩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기에 정말 좋은 책이었다. 우리는 살면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잊고 살 때가 많다. 바쁜 생활 속에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일을 해야 하고 몸도 금방 피곤해지고 크고 넓던 생각이 점점 작고 좁아진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잊고, 잊어버려야 할 것들에 집착하면서 말이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는 분명 엄청난 기운과 포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저녁에 집에 들어올 때면 기운 없고 밖에서 뭔가 사람에 치이거나 일에 치인 후라면 기분은 바닥이고 방향을 잃은 채 비틀거리기 일쑤다. 그대로 잠들면 다음 날은 좋지 못한 컨디션으로 내가 끌고 가는 삶이 아닌 그저 버티는 삶을 보내게 되겠지. 하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다시 털어낼 것은 좀 털어내고 다시 방향을 잡아준 다음에 잠들면 다음날이면 그래도 다시 해보자, 잘 되겠지, 라는 마음이 생기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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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음의 넓이, 높이, 깊이를 채우는 삶으로 이끄는 12편의 아름다운 가르침을 담고 있는 책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 불완전함, 불공평한 삶, 욕심, 고난, 진정성, 두려움, 꾸준함, 실천의 중요성, 선택, 포기, 자신감과 열등감, 겸손 등등에 대한 멋진 이야기들이 많다. 북경대학교의 교수들과 학자들의 인생학 강의라고 할까. 저자는 <느리게 더 느리게>라는 책 시리즈의 1권의 저자로 유명한 장샤오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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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왠지 모르게 아직도 철학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박혀있는데, 그래도 요즘엔 쉽게 설명해주는 책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부담은 덜한 것 같고 좋은 것 같다. 이 책도 처음엔 살짝 긴장하긴 했다. 중국 철학 책인가. 어려울라나? 하지만 앞 페이지를 천천히 읽어보니 전혀 걱정할 게 없었다. 무겁고 이해가지 않는 딱딱한 책이 아니었다. 내용은 무겁지만 이해하기도 쉬웠고, 부담 없이 읽히는 게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요즘 필사를 하고 있어서 그런가. 지금 필사하고 있는 책을 끝내면 이 책도 한 번 꾹꾹 눌러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독 춥고 일도 잘 안 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며칠 전 어느 날, 침대에 누워 읽다가 야박한 세상사와 인간의 본성에 집착하지 말라는, 인생을 간단하고 홀가분하게 살라는 말이 안정감과 깨달음을 주었다. 이 책을 읽었던 며칠 동안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내려놓을 것은 더 내려놓고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요 며칠 나를 붙잡아 준 책이다. 개인적으로 별 다섯 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