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성종의 명으로 폐비 윤씨가 사약을 받게 됐습니다.
당직 승지인 유순이 사약을 갖고 막 출발하려는데
포천 시골집에서 종이 헐레벌떡 달려왔습니다
“큰일났습니다요,
마님께서 호랑이한테 물려가셨습니다요.”
깜짝 놀란 유순은 왕에게 고하고
포천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호랑이한테 물려갔다는 아내가
대문 앞에서 반갑게 그를 맞는게 아닙니까?
그 순간 유순은 깨달았습니다.
“고맙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더니
부인이 이런 꾀를 낼 줄이야.
부인이 나와 우리 가문을 살렸구려.”
이 일이 있기 전날, 우찬성이었던 허종은
폐비를 사사할 것을 결의하는 중신회의에 가려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때 시집간 누이로부터
아무리 바빠도 잠깐 들르라는 기별이 왔습니다.
허종을 만난 누이는
“오늘 조정에 나가면 훗날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참석치 말라고 했습니다.
누이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한 그는
말에서 일부러 떨어져 다리를 다치고 그 핑계로 집에 돌아갔습니다.
물론 그날 중신회의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한사람도 빠짐없이 연산군이 일으킨 갑자사화에서
큰 화를 당했습니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성공한 남자들은
“사내대장부가 하는 일에 어디 여자가 ~”
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그의 여자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고향가는 길에
아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 들으시고
고향 가서는
노모의 조언을 새겨 들으시기 바랍니다.
어린 딸의 이야기도 경청하십시오.
여자들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깁니다.
글쓴 이 : 이규창 코치
출처 : Tong - 동산사랑님의 좋은글모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