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의 시간 - 반 고흐 편

 

이 책은 무척이나 즐거운 책이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채색을 잘 하지 못해도 누구나 쉽게 그림을 즐길 수 있다.

맨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나는 조금 고민을 했다. 반 고흐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책에 있는 그림을 잘 채색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의 첫 장에서 김충원씨가 했던 말, ‘고흐가 자신의 복사본을 만들 때도 똑같이 그리지는 않았다. 우리도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며 채색을 해도 좋다’는 말로 용기를 얻어 시작해보았다.

이 책은 첫 부분에서 색연필을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해주고, 어떻게 채색을 연습해야할지 알려준다. 그리고 본 부분에서 고흐의 12개의 작품을 간단히 설명해주고, 채색의 순서를 자세히 알려준다. 작가가 채색한 색연필 화를 보여주면서 말이다.

그것은 모르는 길을 갈 때 길을 안내받는 느낌과 비슷하여 채색을 하려는 사람에게 안도감과 편안함을 준다.

나는 제일 먼저 채색할 그림으로 ‘밤의 까페테라스’를 선택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흐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책에 원화를 따라 스케치 된 종이가 있어 고민하지 않고 시작할 수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고흐의 작품과 완벽히 비슷한 채색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채색을 하다보니 한 면을 차지해서 제시된 색연필 화와 작게 제시된 원화가 조금 차이가 있었다. 나는 이 책에서 그 부분이 아쉬웠다. 김충원씨가 다르게 색을 칠한 것이 아쉬운 것이 아니라 원화가 너무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던 것이다. 나는 원화와 색연필 화를 참고하여 색을 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을 발견하였다. 책에 제시된 그림과 원본에는 있는 전등이 스케치에는 빠져있었던 것이다. 전등은 내가 대충 그려 넣어서 채색했지만 고흐의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책인 만큼 최대한 비슷하게 스케치가 되어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다. 그림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즐거움도 크지만 내 손으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표현해볼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의미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내내 행복하고, 즐거웠다. 

그림의 왼편은 책의 그림이고, 오른편은 내가 채색한 그림이다. 채색을 하고 완성된 작품을 보니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우울한 일을 잊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다음번에는 스케치까지 도전하여 채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인지 잇!

나는 무척 소심한 사람이다. 마음에 걸리는 일이 하나라도 있으면 고민하느라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잠을 자더라도 걱정하는 일이 꿈에 나타나 나를 괴롭히곤 한다.

내가 고민하는 일들은 무척 다양하다. 혹시 내가 한 말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을 지를 고민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전에 어떻게 그 마음을 풀어줄 것인가를 미리 고민한다. 내가 예전에 잘못했던 일이 혹시 지금 발각되어 창피를 당할까봐 고민하고, 다른 사람이라면 그냥 잊을 일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혼자 괴로워한다.

쓸데없는 걱정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 나의 버릇이다. 소심한 나의 마음은 내 인생을 피곤하게 만들곤 한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제목과 표지의 문구부터 나의 시선을 끌었다. ‘체인지 잇!’이란 말은 주문같이 입에 붙으면서, 재미있는 느낌을 주고, ‘나를 당당하게 만드는 변화의 즐거움’이란 말은 자신감이 부족한 나를 벌써 당당하게 변화시키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의 서론에서 나오는 공감되는 이야기에 이 책에 대한 호감이 급증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얼굴에 뾰루지가 났다면 그 위에 연고를 붙이고 자기 외에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만약 알아채더라도 그건 당신에 대한 관심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나는 얼굴에 뾰루지가 잘 난다. 조금만 신경 쓰는 일이 있으면 코에 뾰루지가 나서 나를 부끄럽게 만든다. 위의 말을 보며 나는 '아, 그렇구나! 내 뾰루지를 발견하는 사람은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거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뾰루지가 나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아채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동안 알아채고 말해주는 사람에게 서운함을 느꼈는데 사실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어 고마운 것이었다.

이 말은 내 동생에게도 효과가 있었다. 사람들이 여드름에 대해 자꾸 말한다고 하는 동생에게 ‘너한테 관심이 있어서 그런 거야’라고 했더니 동생의 기분은 금방 풀어졌다. 긍정적인 말의 힘은 생각보다 놀랍다. 말 한마디가 같은 1초도 안되어 사람의 마음을 바꾸니 말이다.소심한 생각에 우울해질 때면 긍정적 말을 나에게 건네줘야겠다고 결심하였다. 

장미형 인간과 미모사형 인간

이 책에서는 베스라는 주인공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하면서 미모사형 인간이 장미형 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 장미형 인간이란 자신을 보호하는 뾰족하고 단단한 가시를 가진 사람으로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모사형 인간과 대조되는 개념이다. 나는 현격히 미모사형 인간이지만 장미형 인간을 꿈꾼다. 장미가 아름다운 꽃잎을 가시로 지키는 것처럼 나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되, 타인의 자극에 내 마음을 괜히 상하게 하고 싶지 않다.

자기 앞에 닥친 고난에 대해 자기 연민과 슬픔으로 위안을 삼는 건 자신을 지치고 병들게 할 뿐이다. 먼저 울음을 그치고 투덜거리는 모습부터 버려야 한다.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시각을 길러보자.

책에서 제안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인상적인 말이었다. 자기연민은 내가 쉽게 빠져들곤 하는 것이다. 나는 가끔 내가 내 자신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나를 밀어 넣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슬픈 상황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수 있는 문제인데 내가 그것을 과하게 슬픈 상황으로 몰아가면서 나 자신이 울음을 터뜨리게 만들곤 하기 때문이다. 자기연민은 분명 나를 좌절로 몰아넣는 한 가지 도구이다. 감정이 격해질수록,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할수록 현실적으로 바라보아 해결점을 모색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심리테스트를 통하여 나 자신을 진단해주고, 장미형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방법들이 구체적이고, 재미있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소심의 반대가 긍정이라 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 마인드를 통하여 소심함을 떨쳐버리고, 조금 대범하게 변화하여 살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은 제시하고 있다.

쓸데없이 걱정이 많아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다면 이 책을 통하여 변화의 틀을 마련하기 바란다. 단 변화에는 자신의 노력이 필수라는 사실은 꼭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