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생각이 주는 기쁨- 얼마 전부터 '긍정'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책들이 꽤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긍정'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을 보면 요즘 사람들의 마음이 얼마나 어둡고, 피곤한지 느낄 수 있다. 나 역시 '긍정'이라는 주제로 나온 책들을 몇달 동안 여러 권 읽으면서 '부정'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하고 있었다. 책의 영향인지 요즘 나는 사람들에게 '긍정적이야'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래서 정말 내가 그런 줄 알았다. 어떤 일이 생겨도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으로 내가 변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원래 사람의 진실한 모습은 극한 상황에서 표출되지 않는가. 나는 몇일 전부터 괜시리 예전에 내가 실수했던 일을 되새기면서 걷잡을 수 없이 우울함에 빠졌고, 불안감과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런 나는 내 손에 쥐어진 이 책, '긍정적인 생각이 주는 기쁨'을 솔직히 기대감 0%에서 읽기 시작했다.   책을 쭉 훑어보니 단편집같은 느낌이었다. 하나의 주제 안에 여러 편의 글을 싣는 책은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형식의 책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쉽고 빠르게 읽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첫 장에 있는 문장부터 내 마음을 만진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내가 좋아하는 말씀이다.  귀가 얇은 나는 마음도 얇은지 이 말씀을 자신의 말로 푼 작가의 글에 벌써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 올라간다. 나는 두 번째 장으로 넘겼다. '새로운 날'. 이 장을 읽으면서 내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 '당신에게 있었던 옛 일 때문에 새로운 피조물이 된 당신의 삶이 영향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 이 말은 '그래, 괜찮아. 이제부터가 중요한 거야'라는 말을 하며 아픈 내 마음을 위로하는 것 같다. 나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 그 손길을 기억하며 힘을 내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좋은 구절을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성경의 구절을 얼마나 깔끔하게 풀어냈는지 작가의 영성에 놀라고, 성품에 놀란다. (원래 글에는 글쓴이의 성품이 묻어난다고 생각한다.) 문장들은 조용하면서 힘이 있고, 자신의 고백을 담은 듯 내 마음 깊은 곳까지 비집고 들어온다. 각 장마다 내 마음을 얼마나 환기시켜주는지 매 장을 넘기는 것이 기쁘고 즐거웠다. 이런 형식의 책으로 감동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이 책을 통하여 어둡던 내 마음에 살짝 빛이 비췄다고 하면 과장하는 것일까? 나는 거짓과 의심, 두려움을 내 마음 속에 뿌리려는 인내심 많은 사단과 대적하기로 결심했다. 오직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지혜를 구하고, 용기를 구하기로 결심했다. 내일부터, 아니 오늘부터 다시 경건생활을 시작하고, 하나님과의 조용한 만남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했다. 이 책은 사실 '긍정적인 생각이 주는 기쁨'이라는 제목보다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생각하기'라는 부제가 책과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책인 '내려놓음'과 '평생감사'이후로 내 생각을 변화시켜 주는 좋은 책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도 우울할 때마다 하나님을 기억하기 위해 이 책을 읽으려 한다. 또 '조이스 마이어'의 다른 책도 기대가 되어 꼭 읽어보려 한다. '쉽다'와 '깊다'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준 이 책을 다른 이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내 글에 힘이 있다면 이 책을 다른 사람이 읽도록 권유할 수 있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사람들에게 선물로 건네보려 한다.

왜 제목이 안타까운 영어일까? 영어가 왜 안타깝다는 거지? 책을 읽기 전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서문을 읽고, 책의 본문을 읽으면서 그 뜻을 알았다.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영어를 우리가 그동안 공부로만 받아들인 것에 대한 안타까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영어를 오랜 기간 공부하지만 정작 제대로 말을 할 줄 모르는 우리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면서 영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독자가 보다 편안하게 영어를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에세이와 영어교재의 만남같은 느낌이랄까? 가벼우면서 무겁고, 쉬우면서 어려운 느낌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단순히 외웠던 단어들을 해부하여 왜 그런 의미를 가졌는지를 설명해 주고,  단어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준다.
문법에 대하여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설명해 주고, 예를 들어 독자를 이해시킨다.
문장 곳곳에서 작가의 재치와 유머를 느낄 수 있고, 기발하며 끈질긴 그의 생각에 감탄하게 만든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문법도 잘 모르고, 단어도 잘 몰라서인지 영어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러던 내가 유럽여행을 갔을 때, 중학교 수준의 영어를 사용하면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영어의 재미를 알게 되었다.
저자의 말처럼 형식과 문법에 억눌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하나의 언어로 인식하여 사용하게 되면서 영어에 대한 내 태도를 바꾸게 된 것이다.

영어를 잘 할 수 있냐는 물음에 "I just feel your language"라고 대답한다는 저자의 모습이 무척 멋있어보인다.
한국에 산다고 완벽하게 문법에 맞는 한국어를 구사하지는 않는 것처럼 내가 다른 나라의 언어인 영어를 완벽한 문법에 맞추어 말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단지 그 언어를 느끼고, 즐기며 이야기 하는 것. 그것이 내가 ’영어’에서 바라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말처럼 쉽게 한 번 읽을 수 있지만, 그 안을 꼼꼼히 읽으면서 영어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읽듯 가볍게 읽었으니 교재를 대하듯 살펴봐야겠다.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영어공부를 시작하기를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듯 하다.

-살아 있는 날의 선택-

살아 있는 날, 우리가 해야 하는 선택은 셀 수 없이 많다. 우리는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고,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우리의 삶을 결정한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정도 확률이 있고, 또한 중대한 사항인 죽음에 대하여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선택은 커녕 죽음에 대하여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지는 않는가?

이 책은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구체적이며 사실적으로 제시하려고 한다. 그것은 논리적으로 보여진다.
먼저 저자는 우리에게 죽음을 대면하려고 말한다. 그럴 때 우리는 죽음이 주는 공포를 해결할 수 있고, 죽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해 외면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제대로 된 죽음을 맞이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 어떤 문제에 대하여 대면하는 것은 외면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나에게 평안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 다가올 지 모르는 죽음을 생각한다면 나는 보다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저자는 우리가 태어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여러가지 종교와 철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았을 때 우리가 태어나서 삶을 살아가는 것은 선물이란다.
우리가 마련한 삶이 아니기 때문에 죽음을 권리침해라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해 우리는 죽음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을 떨쳐버리게 된다.
뒷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우리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며, 죽음은 누구의 탓도 아니고, 누구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저자의 이야기를 통하여 독자는 어느정도 죽음에 대하여 초월하게 된다. 나에게만 찾아오는 공포의 존재가 아닌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죽음에 대한 공포보다는 죽음 가까이에 갔을 때 느끼는 고통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얼마나 몸이 아플지,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이 얼마나 아플지에 대한 공포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끝나는 순간까지 내가 짊어져야 할 삶의 과제가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아픈 그 순간에도 내가 살아왔던 날을 되돌아보며 행복한 마무리를 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후회하지 않을 삶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 삶을 살라고 한다. 그것이 최선을 다하여 노는 삶이던지 최선을 다하여 일하는 삶이던지 자신이 잘 구별하여 지혜롭게 살라고 말한다.
또한 죽음 이후의 삶을 위해 준비하라고 말한다. 저자의 주장으로 우리는 죽음 이후의 삶을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적인 답을 내릴 수 없다고 한다.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매우 불편했다. 저자가 편협하고 불합리하다고 말하는 그 신에 대하여 그 자신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사람들이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이유에 대하여 단지 죽음과 연결시켜 말할 수 있는 것인지 무척 의문이다.
물론 이 책은 그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그의 책이지만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으로 저자는 연명치료와 호스피스, 치유치료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각각의 장점과 단점,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족과 자기 자신에게 효과적일지 그래프와 예를 들어 설명해 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저자가 말하는 '품위 있는 죽음'을 원한다. 내 삶을 뒤돌아보며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원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생명 연장'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쉬울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죽음 뒤에 있을 새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세상에서의 삶을 연장하고픈 마음이 간절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으로 죽음을 대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마음에 달려있다. 어떤 것을 선택하건 그것은 주변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죽음을 준비하는 서류들은 아직 나에게 와닿지는 않는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하루하루 죽음의 확률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이지만 또 그만큼 살 수 있는 확률을 가지고 있고, 죽음보다는 삶의 무게가 나에게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이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하고,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죽는다면 가족들이 처리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롭게 알게 되었다.
왠지 슬픈 일이다.

살아 있는 날의 선택, 죽음. 나는 내가 죽는 순간이 다가왔을 때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할지 선택하는 것보다 보다 살아 있는 동안 어떤 선택들을 하여 보다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헨리나우웬의 삶을 다루었던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대로 '죽어서도 다른 사람의 삶에 열매 맺게 하는 삶'을 살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하고 싶다.
저자가 의도했던 방법대로는 아닌 것 같지만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어 흥미로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