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런 문제가 면접시험장에서 나왔다는 말을 듣고 긴장한 적이 있었다."왜 맨홀 뚜껑은 네모나 세모가 아닌 원일까요?"
그 질문을 생각하며 혼자 고민을 해보았지만, 그 이전에 답을 들어서 더 이상 생각이 나아가지 않았다.이 책 '지두력'은 위와 같은 문제들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고, 또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책인 것 같아 선택하게 되었다.

지두란 무엇인가? 사실 나에게는 무척 낯선 용어였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용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였다.

지두란 '생각하기 위해 기본이 되는 힘'으로서 훈련으로 단련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지두력이 높은 사람은 다양한 분야에서 수집한 정보와 기존의 지식, 그리고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스스로 생각하는 힘'으로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지두력은 지적호기심, 논리적 사고력, 직관력이 토대가 된다. 이러한 힘을 토대로 한 지두력 고유의 구성요소는 '결론부터, 전체로, 단순하게 생각한다'이다.

정보화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전 아이들이 인터넷 백과사전을 보고 숙제를 하는 것이 일반화가 되었고, 그것이 결국 성적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만들었다는 외국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 그것은 무척 편리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만들고, 결국 생각의 힘을 잃게 만드는 것 같다. 나 또한 요즘 무언가 나에게 부족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해보니 바로 그것이 '지두력'이었다. 나는 다양한 정보를 입력해서 가지고 있다. 어렸을때부터 책읽는 것을 좋아하여서 남들에게 뒤지지 않을만큼 어휘력도 좋다고 생각하고, 논리력이나 추리력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을 수행할 때면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들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항상 의문이 들었다. 알고 있는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 보화를 쌓아놓고도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찾지 못해 사용하지 못하는 느낌과 같은 답답함이 자주 느껴졌었다. 내 선배도 나에게 알고 있는것이 튀어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린다고 말할 정도이다. 지두력을 길러서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을 활용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내자! 결심하면서 이 책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도구는 '페르미 추정'이다. 페르미 추정이란 앞에서 내가 제시했던 면접관이 사용한 문제와 같은 추정논법을 사용하는 문제들을 일컫는다. 페르미 추정은 지두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질문이다.
'일본 전역의 전봇대는 몇 개일까?'라는 질문으로 이 책은 나의 지두력을 측정해준다. 이 문제는 무척 흥미로웠다. 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문제를 푼 결과 내 점수는 6점이었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보통'수준의 점수이다. 사실 6점이라는 점수는 그다지 만족스럽지도 않았지만 불만족스럽지도 않았다. 어느정도 가능성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나에게 왜 이런 점수가 나왔는지를 차근히 살펴보며 문제점을 알아보았다. 나의 문제는 '결론부터, 전체로, 단순하게'의 사고력 중에서 '전체로'의 부족이었다. 예전부터 나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결과를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책에서 제시된 문제들을 풀어보면서 전체에서 사고를 시작하는 연습을 해보아야겠다.

처음에 이 책을 보았을 때는 어떻게 읽을까, 재미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이 책이 가진 장점들로 인하여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한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제시한 '매직 넘버 3'의 효용을 나도 살리고자 3가지로 장점을 제시해보려 한다.
첫째로, 이 책은 많은 도식과 표를 사용하여 어려운 개념을 쉽게 정리해 준다. 때로는 긴 말보다 하나의 이미지가 이해를 돕는 것 같다. 

두번째로, 이 책은 질문을 제시하여 독자가 지두력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첫번째로 제시했던 페르미 추정문제를 통하여 독자는 자신의 지두력이 어느정도인지,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된다.
다른 사람의 예를 통하여 책을 대하는 것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대하는 것은 무척 다른 느낌을 줄 것이다.
세번째로, 이 책은 (내 생각에)지두력에 대하여 충실하게 다룬 책이다. 지두력이 무엇인지, 왜 필요한지, 어떤 요소들이 있는지, 어떻게 그것들을 기를 것인지를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서 새로운 개념에 대하여 쉽고 확실하게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다. 학교에서 한 과목을 끝마쳤을 때의 느낌이랄까? 그 뿌듯함이 느껴진다.

자기계발에 무척 관심을 가지는 이 시대에 한번쯤은 꼭 읽어봐야될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