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라는 말을 서슴없이 사용하는 요즘 시대에 ‘진짜진짜 좋아해’라는 단어는 왠지 소심하고, 자신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진짜야~’라는 말을 두 번이나 붙인 것을 보면 그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 수 있다. 이 말은 순수함과 힘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 같다.

뮤지컬 ‘진짜진짜 좋아해’는 제목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느낌을 잘 살려내었다. 1970년대 말이라는 시대적 배경과 당시 유행하던 가요들이 어우러져, 그 시대를 추억하게 해줄 뿐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첫사랑의 기억을 기분 좋게 떠올리게 해준다.

이 뮤지컬은 두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화와 진영, 구 감독과 신장미. 두 커플의 사랑이야기는 사실 앞이 훤히 내다보이듯 뻔했지만 사랑을 이뤄나가는 과정이 무척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 외의 여러 커플들도 각 커플이 가진 특징을 잘 살려주어서 뮤지컬을 보는 재미를 톡톡히 더해주었다. 사실 처음에는 박해미씨, 박상면씨, 이필모씨가 나오지 않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었는데 이날 출연하신 분들이 얼마나 연기와 노래를 잘 하시는지 처음에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것에 죄송스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감칠맛 나게 소화해, 뮤지컬에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다.

뮤지컬에서 배우와 내용의 흐름이 무척 중요하겠지만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음악과 춤이다. 이 뮤지컬에서는 앞서 말했듯 1970,80년대 유행했던 가요들이 20여곡 나오는데 극의 흐름에 맞게 절묘하게 짜여 웃음을 주기도 하고, 가슴을 아리게도 만든다. 1980년대에 태어난 나는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노래들이 대부분이라 더듬더듬 따라 불렀는데, 관객의 대부분이었던 40-50대 분들은 노래에 심취하시며 관람하시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신장미’역을 맡으신 이윤표님의 목소리가 정말 듣기 좋았다. 분위기 있으면서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며칠 동안 그분이 부르셨던 노래를 머릿속으로, 입으로 되뇌이고 있다.

이 뮤지컬을 보신 우리 엄마는 이날 밤 잠도 못 주무셨다고 한다. 자꾸 뮤지컬이 생각나 마음이 설레신다며 말이다. 그 말을 듣고 웃음도 났지만 ‘이 뮤지컬이 정말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엄마 아빠에게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은 분들, 1970년대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이 뮤지컬을 추천하고 싶다. 마음껏 빠져들 수 있는 기분 좋은 뮤지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