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초등학교를 9개월밖에 다니지 못했다. 그는 잡화점을 경영하다 파산했는데, 그 빚을 갚는 데만 무려 17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는 주 의회 의원 선거에서 낙선했고, 상원의원에서도 낙선했으며, 부통령 선거에서도 낙선했다.'

위의 글을 보면 어떤 사람이 떠오르는가? 이 글은 오뚝이처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는 링컨에 대한 글이다.

링컨이라는 위대한 미국의 대통령을 말할 때 회자되는 이야기들이 몇 가지 있다. 턱수염을 기르게 된 일화, 위에 제시된 글처럼 반복되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도전한 이야기, 흑인 노예제도 폐지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일들. 내가 링컨에 대해 아는 것도 이정도 뿐이었다.

이 책은 링컨에 대한 새로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링컨이 얼마나 대단한 신앙의 소유자였는지, 그가 얼마나 성경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는지 이 책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링컨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유품으로 남겨주신 성경을 소중하게 간직했고,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선물로 여겨 성경을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그는 성경에서 말씀하는 데로 살았다. 어려운 순간이 닥쳐왔을 때마다 성경구절을 기억하고, 그대로 행동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크리스천으로서 본받아야 할 삶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링컨의 이야기를 시간순서로 나열하고 있지 않다. 각 주제를 잘 드러내주는 일화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처음 읽을 때는 혼란스러운 점도 없지 않았는데 몇 번 읽다보니 링컨의 성품과 인격을 나타내기에 좋은 서술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이야기 중에서 내가 인상 깊었던 것은 ‘악을 선으로 갚아라’라는 부분이었다. 링컨은 적을 친구로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그것은 그가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도 용서하고, 그의 악한 부분이 아닌 선한 부분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세상에 흠이 없는 사람은 없다고, 흠을 잡으려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는 것이 사람인데 링컨의 이런 면모는 나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부족함을 부각시키기보다 장점을 발견하여 칭찬하고, 격려하는 자가 되고 싶다.

 

링컨의 모습에서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가 언제나 성경을 읽고, 기도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그 뜻을 아는 것은 나의 경험상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성경을 읽는 것이 몸에 배지 않은 사람에게는 많은 노력과 집중을 요구하는 일이다. 링컨이 하나님의 말씀을 우선으로 사는 모습은 크리스천인 나에게 도전이 되었다. 입으로만 하나님 뜻대로 살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 먼저 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아름다운 디자인과 쉬운 글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또한 링컨이 했던 명언들은 그의 삶을 나타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링컨의 전 생애의 구체적 일화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보다는  꿈을 갖고 나아가려는 사람에게 특별히 추천해주고 싶다.  

 

 

오기사 여행다이어리에는 세계가 담겨있다. 다이어리 속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건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나에게 손짓하여 어서 나를 보러 오라 하는 것 같다.

오기사 여행다이어리의 가장 큰 매력은 오기사님의 그림을 마음껏 볼 수 있고, 그 위에 나의 색을 덧입힐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만약 이 그림이 책에 있었다면 이렇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겠는가, 다이어리는 순전히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못나게 색칠해도, 못나게 꾸며도 상관없다. 오기사님의 여행기억 옆에 내 기억을 적을 수도 있다. 온전히 내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다.

두 번째 장점은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로 나누어져 있어서 내가 다녀온 나라들을 지도에 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글씨체로 쓰여져 있는 지도를 보면 꼭 이 땅들을 모두 밟아보리라는 결심을 하게 된다.

세 번째 장점은 다이어리의 비닐케이스이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모으고 싶은 것들, 꼭 필요한 것들이 있는데 비닐케이스가 지퍼백의 형태로 되어 있어서 잃어버릴 염려가 없게 만들어 놓았다.

다이어리에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수가 적다는 것이다. 세계를 담기에는 조금 버거워보인다. 아예 대륙별로 한권씩 만들어주었다면 여행할 때도 간편하고, 끄적이기에 편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본 결과 나는 이 다이어리를 여행 다닐 때 가져다니지 않고, 나의 여행기들을 담는 다이어리로 활용하려 한다. 내가 다녀온 곳들을 이곳에 채워가며 내 일생의 다이어리로 만드는 것이다. 오기사 여행 다이어리를 통해 생각지도 않게 세계를 품게 되어버렸다.

참, 마지막으로 다이어리의 장점을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다이어리와 함께 오는 명함과 엽서를 들 수 있다. 그림이 너무 예뻐서 남에게 편지를 쓴다거나 내 이름을 적어서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기적일지 모르지만 내가 들고 다니며 그림 속을 들여다보려 한다.

 

 

어제 윤효간님의 피아노 콘서트 ‘피아노와 이빨’공연에 다녀왔다. 윤효간님이 나오시기까지 팸플릿을 읽으면서, 조용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기다렸다. 얼마 뒤, 공연이 시작된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무대가 깜깜해졌다. 그리고 피아노에 작은 빛이 비추더니 윤효간님의 피아노연주가 시작되었다. 어두운 곳에서 피아노 소리를 듣는 것이 처음이어서 그런 건지, 음악의 분위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약간의 공포감도 느껴졌다. 하지만 점점 익숙한 부분으로 음악이 흘러가자 마음이 조금씩 편안해졌다. 첫 번째 연주가 끝난 뒤, 윤효간님은 자신과 공연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고, 여러 곡을 연주해주셨다. 윤효간님은 남들과 다른 새로운 연주를 추구하시는 것 같았는데 솔직히 내가 피아노 연주를 많이 들어보지 못해서, 레파토리의 새로움은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방법적인 면에서는 독특하셨다. 단지 손가락이 아니라 주먹, 손바닥을 이용해서 연주를 하시는 것도 그렇고, 집중하여 연주하실 때 내는 소리와 표정도 그렇고, 여러 곡을 이어서 하나의 곡처럼 완성하시는 것도 그렇고... 피아노 건반 위로 땀이 뚝! 떨어지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공연 제목이 ‘피아노와 이빨’인 것처럼 피아노뿐만이 아니라 윤효간님의 입담도 공연의 매력인데, 획일화된 내가 아니라 남과 다른 내가 되라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 윤효간님은 공연 중간에는 사람들에게 사진 찍을 수 있는 시간도 주셨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밖에서 사람들을 기다리시며 인사도 해주셨다. 여느 아티스트에게서 쉽게 볼 수 없는 겸손함과 따뜻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피아노와 이빨’의 느낌은 ‘재미있다’와 ‘특별하다’로 정의내리고 싶다. 이야기를 하실 때, 피아노를 연주하시다가 보이시는 몸짓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그 안에서 이 공연만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이 이 공연을 몇 번이고 찾아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음이 외로운 사람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찾아오기 편안한 공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