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것저것 고민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직장생활을 잘 하려면 도대체 어떠한 비법이 필요하단 말인가. 나에게는 직장생활의 노하우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러던 중 내 눈에 들어온 책이 있으니 바로 ‘위풍당당 직장생활 백서’이다. 직장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가득 담겨져 있을 것만 같은 제목과 ‘리얼 직장 어드벤처’라는 구절에 선뜻 손이 갔다. 그런데 펼쳐보니 만화였다. 약간 당황했다. 왠지 만화라면 내용의 충실함보다는 재미에 초점을 맞추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기대감보다는 ‘한 번 읽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주인공 에릭은 아빠의 권유로 회계학과를 들어가고, 취업박람회에 갔다가 회사를 선택하게 된다. 선택의 순간마다 자신의 꿈과 흥미보다는 다른 사람의 권유에 솔깃해서 움직인 것이다. 에릭은 회사에서 그다지 실력을 인정받지도 못하고, 일의 재미도 느끼지 못한다. 그러던 그는 어느 날, 신기한 나무젓가락을 떼낼 때마다 나타나는 요정 샤오링을 만나게 되고, 직장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여섯 가지 비법을 배우게 된다.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고, 공감이 갔다. 여섯 가지의 비법들은 특별하지는 않아도 한번 되짚어보면 좋을 것들이었고, 새롭게 마음을 다질 수 있도록 해주었다. ‘계획을 세우지 마라, 약점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라, 타인을 위한 가치를 생산하라, 끈기는 재능을 이긴다, 실수를 통해 배워라, 위대한 유산을 남겨라’의 여섯 가지 비법 중 가장 새로웠던 것은 ‘계획을 세우지 마라’였다. 하루 뒤의 일도 할 수 없는, 아니, 오늘 하루동안 일어날 일도 알지 못하는 사람의 인생에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될 수는 없다. 미래의 계획을 세워놓고, 그대로 나가려고 하면 지금 현재의 인생을 즐길 수 없다. 자신이 설계해놓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눈이 퀭해져서 일하고 있는 지미를 보니 ‘저렇게 살고싶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꿈과 희망, 내 인생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너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놓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나의 인생을 한정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는 여러 가지 길들이 놓여있는데 그것들을 깨닫지 못하고, 편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타인을 위한 가치를 생산하라’이다. 이것은 나의 삶의 모토인 ‘열매 맺는 삶, 다른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삶’과 닮아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타인을 위해 살려고 마음먹었을 때 나의 삶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가치 있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직장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하게 핵심을 집어서 만화로 전달해주는 이 책은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다. 읽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고 나니 샤오링을 직접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뭔가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직장생활의 모든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줄 수는 없어도 다시 시작해보자라는 용기와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생기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