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읽었지만 지루하지 않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주는 책을 꼽으라면 어떤 책을 이야기하겠는가? 나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꼽을 것이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는 직장을 잃고, 딸의 치료비를 마련할 수 없어 괴로워하던 데이비드 폰더가 교통사고를 당한 후, 시간 이동을 통해 일곱 명의 유명한 역사적 인물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 솔로몬 왕, 조슈아 로렌스 체임벌린,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안네 프랑크, 에이브러햄 링컨, 대천사 가브리엘을 만난 폰더씨는 각 인물들로부터 인생의 결단들을 한가지씩 배우게 된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에서 저자는 각 인물과 폰더씨의 만남을 마치 진짜인 듯 생생하게 묘사하는 능력을 보여주었고, 우리가 인생에서 기억하고, 행동해야 할만한 결단들을 무척 감동적이며 인상적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역자(’폰더씨의 실천하는 하루’)가 ’옮긴이의 말’에서 밝힌대로, ’워낙 높은 분들의 삶을 접하느라 우리와는 먼 나라 이야기를 읽는 듯 부러움만 가득했다’의 느낌을 나도 조금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배울만한 결단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독자의 마음을 이해라도 한 듯, ’폰더씨의 실천하는 하루’라는 후속책을 내었다.
’폰더씨의 실천하는 하루’는 개인의 성공을 결정하는 일곱 가지 결단을 독자가 자신의 것으로 익히도록 하기 위하여 만들어 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읽기 전,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반드시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였지만 내가 읽어본 결과, 전작을 읽은 후 이 책을 접했을 때 진정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우리가 친구와의 관계에서 그의 과거를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에 차이가 있듯이 말이다.
이 책은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에서 제시한 일곱가지 결단의 순서대로 진행되고 있다. 책임지는 결단, 지혜를 구하는 결단, 행동하는 결단, 확신에 찬 결단, 기쁨 가득한 결단, 연민 가득한 결단, 끈기 있는 결단의 순서로 말이다. 전작처럼 하나의 이야기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흔히 볼 수 있는 자기계발서와 같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 든 내용을 살펴보자면 이 책은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분명히 다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멋진 말로 치장하여 꾸며놓은 것이 아니라 저자만의 특별한 이야기들로 가득채웠다.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이 책 또한 나의 ’좋은 구절이 있는 페이지 접기’의 본능(책을 구기는 것을 싫어해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하지 않는다)을 계속 불러일으켰다.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 중 몇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번째는, 이 책의 저자인 앤디 앤드루스가 노숙자였다는 사실과, 도서관에서 평전을 읽는 것을 계기로 위인들의 일곱 가지 원칙을 찾아냈다는 이야기이다. 왠지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작가가 무척 행복하고, 부유한 사람이라고 느꼈었다. 그런데 고통 없는 기쁨은 없는 것인지, 고난 없는 성공은 없는 것인지 그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그러하였듯 도서관은 사람들을 변화시키기에 참 좋은 장소인 것 같다. 도서관의 책이 변화시킨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책을 만들다니 정말 멋진 일이다.
두번째는, 앤디 앤드루스가 여러 명의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물어보았던 질문들이다. 평범해보이지만 그 사람의 가치관과 생각을 알 수 있는 질문들, 그 질문들을 내가 받았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할지 생각해보았는데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만큼 나는 인생의 큰 굴곡도 없고, 생각도 없었던 것 같다. 큰 굴곡이 없었던 것은 감사하지만 작은 굴곡들 속에서 내가 느끼고 배웠던 것들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세번째는, ’지혜를 구하는 결단’ 중 오나시스의 말이다. 선박왕이자 억만장자인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는 돈을 모두 잃는다면 이를 되찾기 위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일자리를 얻고, 돈을 벌면 저축을 할 것이고, 500달러가 모였을 때 500달러짜리의 음식을 사먹겠습니다’. 그 말은 음식값이 500달러가 되는 식당에서 식사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쌓으며 그들의 지혜를 배우겠다는 말이었다. 이 말에 나는 머리를 쳤다. 사람들을 만나며 배우는 지혜에 내가 쏟는 돈은 과연 얼마일까?라는 생각에 말이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인 만남이든 부정적인 만남이든 그들에게서 배울 것들은 있다고 믿는다. 오나시스처럼 500달러의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말이다. 물론 그가 말한 ’지혜’와 내가 말하는 ’지혜’에 어떤 차이는 있겠지만...아무튼 이 예화로 인하여 나는 나의 월급의 일부를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아낌없이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과의 인맥과 친분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방법은 거기에 있을 것 같다.
앤디 앤드루스는 이 책의 일곱가지 결단을 일관되게 적용하라고 말한다. 그것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것처럼 무척 힘들지만 마침내 몸이 훈련에 적응하면 운동이 한결 수월해지는 것처럼 우리에게 인생의 선물을 준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풍요로운 성공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의 목표와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나도 아직 실천해보지 않아서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는 이 책과 이 책의 저자에게 신뢰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시작해보려고 한다. ’일곱가지 결단!’ 어쩌면 앤디 앤드루스의 ’세계에서 제일가는 비밀’처럼 나도 이 책을 400번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내가 꿈꾸는 삶을 이 책을 통하여 발견하고, 내가 꿈꾸는 삶이 현실로 나타나기를 바란다. 언젠가 그런 날이 된다면 저자에게 편지를 써야지! 이 책을 써 줘서 감사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