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거대한 태초의 세계로 돌아간다 암흑의 시대. 천지를 뒤흔드는 태초의 대결

인간과 동물 모두 야생의 본성이 살아 있고 거대한 맘모스가 지축을 흔들며 땅 위에서 공존했던 시대. 산에 사는 작은 부족의 젊은 청년 들레이(스티븐 스트레이트)는 아름다운 에볼렛(카밀라 벨)을 사랑한다. 하지만 낯선 전사들이 부족을 급습하고 에볼렛을 납치해가자 들레이는 살아남은 부족들과 함께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세상 끝으로의 힘든 여정을 시작한다.

솔직히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황당할 정도로 어이없더라는 사실...

작품성이 있는 것도 아니요,그렇다고 아무 생각없이 즐기는

오락영화로서도 말문이 막힐만큼 허술하고 안습인 영화...

딱 볼거라곤 맘모스들이 뛰어다니는 잠깐동안의 장면과

또 역시 아주 잠깐이지만 일명 "송곳니"로 불리우는

이빨 긴 호랑이가 나오는 씬,

그리고 CG인지 세트인지는 모르겠지만

거대한 성과 성벽을 보여주는 장면밖에 없었다.

 

그래..감독이 강조하면서 말했던 스토리..?

얼떨결에 어쩌다보니 영웅이 된 근육질의 잘생긴 훈남이

납치된 애인을 되찾으러 떠났다가...

또다시 엉겁결에 전설속의 영웅이 된다는  내용...

원시와 문명의 충돌..?

천지를 뒤흔드는 대서사 어드벤쳐..?

그런 느낌 전~~혀 들지 않는다...

게다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건성건성 대충 건너뛰는 스토리에

영화는 완전 코미디로 전락해버렸고...

비쥬얼적 요소 역시 실소를 금치 못할만큼 허술하다...

 

사실 이렇게 악평을 늘어놓을만큼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었는데(좀 미안한 생각도 든다)

왜 그렇게 안좋은 얘기만 나오는지...

후...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일수도 있겠다...

보는 사람마다 관점이 다른만큼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아무튼...디테일한 부분들을 거의 생략해버린 채

급조한 영웅 이야기가 되어버린 작품이 안타까울 따름이고...

BC 10,000년에 검은 마스카라 자국으로 얼룩진 눈물을 보여준

우리의 여자 주인공 에볼렛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워낙에 비틀즈의 음악을 좋아하는 까닭에 내용이 어떠하든 무조건 보리라 벼르던 영화.

주인공의 고향도 영국의 리버풀인 관계로... 처음에는 비틀즈 멤버들의 삶을 재조명한 작품인줄 알았는데...왠걸..?  주인공 이름이 주드네... 음... 비틀즈 이야기는 아니구나..

잉? 그런데 그러고보니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 이름이 모두 비틀즈 노래 가사에 나오는 이름들이잖아? 와..흘러나오는주옥같은 비틀즈의 명곡들이 이런 식으로 이야기와 매치될 수도 있구나..

 

그런데 주인공 주드역의 짐 스터게스.. 어쩌면 저리도 음색이 영국스러울까..

오버하지 않고 담담하게..그러면서도 달콤한 보컬..

맨날 "나 이렇게 슬퍼..나 이렇게 슬프다구.." 알아달라며 슬픔을 강요하는 가요들만 듣다가...

우는 소리만 내는 창법 대신 담백하고 절제된 창법의 노래를 듣고 있으니 오히려 가슴이 뭉클한걸..? 노래가 좋아서 그런건가... 게다가  극중의 "세이디"역을 맡은 다나 퍼치스..

헉..우리나라의 이은미랑 어쩜 저리 음색이 비슷하지..? 이은미가 노래 부르고 립싱크 하는거 아냐..? ㅋㅋ 아무리 들어봐도 비슷하네..신기 신기.. 여하간..오랫만에 귀가 호강하는군..

 

호..화면이 정말 감각적인걸..?

마치 뮤직 비디오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컬러풀한 영상과  꽤나 실험적으로 보이는 화면들이 신선해 보이네..게다가 비틀즈의 노래속에 녹아 있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저항 정신이랑 정치적인 상징성까지도 기발하게 재구성 했군..

흠...1960년대 후반의 젊은이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과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예전의...민주화를 꿈꾸며 밤새워 토론하고 운동을 하던 우리나라의 애국청년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일 정도로 열정적이네..

거기에다 젊은이들의 사랑과 로맨스까지 다소 통속적이긴 하지만 매력있게 버무려 놓았군...

소위 "매니아"라고 할만한 사람들을 제외하곤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나보다.
멀티 플렉스 극장 중 모두가 다 아는 CGV에서...평일이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녁시간에 봤는데...그 넓은 상영관에 달랑 나 혼자서관람하는 호사(?)를 누렸으니... 이걸 좋아해야 하나..안타까워 해야 하나..정말 독특하고 괜찮은 판타지였는데 말이다.

 

갑작스러운 부모의 이혼..엄마의 자살 기도.. 한순간에 행복을 잃어버린 우리의 주인공 와타루...

우연한 기회에...현실의 세계가 아닌 "비전"이라는 세계에서 마법의 보석 5개를 모으면 운명의 여신을 만날 수 있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그에게 일어난 일들과 운명을 되돌리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스토리의 성장 애니메이션...시놉시스만 봐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가..?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의 작품답게 안정되고 멋진 화면과 풍부한 색감, 대중적이고 친숙한 그림체가 돋보였고.. 거기에 아름다운 음악까지 앙상블을 이룬다.

다만..원작이 4권짜리인 방대한 소설을 2시간 남짓의 화면으로 옮기기엔 약간은 무리가 있었던 듯.. 스토리의 전개가 꽉 짜여져 있다는 느낌은 좀 덜했던 것 같다.

 

그러나 여행을 통해...수많은 경험과 일들을 겪으면서 와타루가 성장해가는 과정이(용기와 지혜와 기쁨이 무엇인지 깨달아가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예상밖의 결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기도 하고..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기도 한 것이바로 인생이라는 것..자기에게 처한 삶과 운명을 요술처럼 바꿔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스스로 개척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와타루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