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 라 세클라(2009.06.18)

 

아직 나는 잘 모르겠다.

사랑도, 이별도, 이별 후의 모든 것도.

나는 그냥 다 내 책임이고 내가 짊어져야 하는거고

내가 만든거고 내가 자초한거고..

그냥 서로 다르기때문에

그가 나와

내가 그와

인연이 아니기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다독이고 세뇌하며 이겨내니까..

그리고...

궁극에 그게 옳다고 생각하니까.

 

이별인란거-이별 후에 느껴지는 감정이란거

자기합리화와 자기 만족감,

각자의 입장에 대한 보상과 도피를 위한 것이 아닐까.

희생에 대한 보상과 죄책감에 대한 보상...

 

애초에 냉정과 객관의 사랑이 가능하다면,

사랑이란 것에 대해서, 사랑의 강렬함과 열정에 대해서

아무런 기대와 포장과 

내 사랑은 다를 것이라고,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착각이 없다면..

이별이란 것이 지금보다는 좀 더 자연스러운 것이 되지 않을까?

애초에...사랑에 기대하지 않는다면...욕심이 없다면...

 

서로 같을 수 없기에

사람도, 사랑도, 사랑에 대한 기대와 관심도

욕심도, 열정도, 자세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별은 아프고, 고통스럽고 늘 힘겹고 어려운 것이된다.

 

참, 힘들다.

생각만해도 숨이 턱 막히는 기분.

그래도, 사랑을 사랑답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감정, 경험.

한 번도 안해봤다면 삶을 후회할만한 그런 강렬한 경험-이별.

 

이별이 사람을 성숙하게 한다는 말, 사랑을 소중하게 한다는 말...

이별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런 감정을 모르기때문에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도

사랑이란게 얼마나 지키기 힘든건지도

그래서 얼마나 노력하고 아파하고 참아야하는건지도 모를테니까...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소중히 해야한다는 것을 모를테니까...

왜 상대가 이별이란 것으로 힘들어하고 두려워하는지

이해는 해도..공감해줄 수 없을테니까....

 

이별은 늘 힘들고 늘 두렵다.

그러기에 늘 예상하고, 저지르고, 후회하고, 경험하기를 반복하는걸까?

 

사람 사는게 다 똑같다는 말,

이 책에서도 또 여실히 드러났다.

어찌나 이별의 모습이, 이별한 후의 감정들이

이별후의 세태가 모두 이리도 지겹도록 같은지....

나만이 아니라서 다행이고

모두 이런 이별을 해서 안타깝고

더 나은 이별이란거 기대할 수 없을것만 같아 절망스러웠다.

---------------------------------------

 

종로 반디앤루니스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심리학 코너에서 우연히 본 책.

책의 겉표지가 맘에 들어서,

그리고 심리학자가 아니라 인류학자가 썼다니

신선하고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이별을 겪는 모습을 알아줄꺼라는 기대로 이 책을 구입했다.

 

이제,

이별이 아니라 사랑이 하고싶고,

그 사랑이 이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0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