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 (2009.08. 10)
하루에 한권씩 꼬박 이틀에 걸쳐서 읽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스토리도 심리묘사도, 섬세함도 아니고
나에게는 푹 빠져들어 술술 읽힌다는 점이다.
그것도 작가가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 생각한다.
아무리 멋지고, 중대한 생각을 가진 책이라도
너무 재미없게 쓰인다면, 잘 읽히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테니까.
그리고 읽다보면 언제고 어느 타이밍에고
나와 나의 사람들이 늘 그 속에 존재하거든...
이번에도... 정말이지 나의 고민이 거기 쏙 들어가있어서
가슴이 두근거릴만큼, 책장을 넘기는 손이 떨릴만큼 놀랐지.
정말이지...또 그 속에 내가 있어서.....
마리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뜨끔거렸다. 이런게 일반적인 여성의 삶은 아니겠지만
그 모든것을 살아내는...
어린시절부터 중년의 50대에 이르기까지의 마리의 인생이
고스란이 나한테 전달되어서..참 마음이 아프고 그랬다.
물론 마리의 삶은 특수하고, 소설적인부분이 있지만
그게 나는 특이하기만 할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든
다른 모습으로, 다른 경로로 그렇게 살아가고, 또 그런 감정을 느끼니까.
겨우 서른도 못산 나도 느끼고 예감할만큼...
담담함과 초연함...
큐의 이야기가 기대가된다.
큐가...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지만
큐의 이야기를 읽어보지 않고서는 모르겠지...
츠지 히토나리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우안'에도 손이 갈 듯 싶다.
그래도, 삶은 살만한거라고.
살아보지 않고서는 모른다고.
시간은,
우리를 멀리 데려다 놓는다......
그러나 그 공간 속에서 충분히 살아낼 무엇인가를 남겨놓는다.
094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