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을까.. 글을 읽으면서 등장인물들을 뒤에서 조종하고 뒤틀리게 하는 궁주에 대한 미움이 커져만 갔었지요.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 보다는 이렇게 행동하는 것 때문에 이유를 궁금해 하지도 못했거요. 그런데 혈도의 모든것을 체념한 고백 때문에 이 사람이 이럴수 밖에 없었던 것 공감이 갑니다. 마치 연록흔의 사부가 생각 나기도 하였고요. 그렇지만 한 사람의 복수 때문에 무수히 많은 아이들이 죽었을 테고 많은 사람의 운명이 어그러 졌던걸 생각하면 안타까움 보다는 안됫다는 생각이 드네요. 륜과 하난의 애절하고 긴당긴당한 상황이 조마조마하였고 모든 일을 바로 잡아 줄수 있을 것 같은 황제가 차차 황후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걸 보니 희망이 짝트기도 하고.. 리얼하고 긴박감 있는 책이라 한시도 손에 놓지 못하고 바로 다 읽었지요. 무아를 읽으면서 느낀거지만.. 시대극을 정말 잘 쓰시네요. 물론 현대물도 잘 쓰시긴 하지만 시대극을 더 좋아하는 전 작가님의 시대극이 정말 반갑거든요. 백령 아니 수린의 죽음이 제일 안타깝네요. 일이 잘 됫다면 마강족에 가서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일었지요. 살아남은 홍령과 하난 보다는 쉬이 사라져간 백령이 제일 마음에 남게 하는 책이었읍니다

책을 고를 때 제목을 먼저 봅니다. 이 책의 제목도 눈길을 끌어서 고른 책 입니다. 그대,천천히..무엇을 천천히 하라는 것일까요? 읽다보면서 초반에는 남주인 세륜의 마음을 알수가 없었읍니다. 정하를 사랑하기는 하는걸까? 너무 '친구'를 강조하는 세륜을 보면서 언제쯤 '사랑'을 느끼게 되나..했지요. 그런데 정하를 위해서 마음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세륜의 마음 한자락을 보면서 저도 천천히 진행과정을 지켜보았읍니다. 7년동안 마음에 담았던 사람을 조금씩 밀어내면서 그 자리에 온전히 앉으려는 세륜의 마음이 따뜻했읍니다. 예측불허하고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마음이 확실하면 직설적인 말을 하는 세륜을 보면서 색다른 느낌을 많이 가졌었지요. 남조인 지환에게서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지요. 정하를 마음에 품었으면서도 야망을 위해 물러난 사람이지만 그사람의 환경을 떠올리고 그럴수 밖에 없는 남자라 안타까웠지요. 그래도 끝부분쯤에 선배로 자리를 잘 지켜주는 모습을 보니 원망스러웠던 마음이 사라졌지요. 이 글에 스킨쉽이 적었지만 마음은 따뜻해지는 책이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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