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연님의 두번째 작품인걸로 알고 있읍니다. 첫번째 책인 '메두사'를 참 충격적이게 읽은 기억이 나는데 그 후로 몇년이 흘렀는지 모르겠네요. 활발한 작품 활동을 안하시는 대신 내놓는 책 마다 강렬한 느낌울 주시니 다음 작품을 기다리기까지의 기다림도 할 만 하다고 생각 되네요. 전 황궁 이야기를 아주 좋아합니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권력다툼도요..그런 면에서 이 책은 제 만족감을 흡족하게 채워주었읍니다. 황궁엔 권력에 빠진 야귀들이 참으로 많네요. 자불도 그렇고 효열도 그렇고 민현인도 야맥도 한결같이 무섭네요.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자불과 효열은 참으로 안타깝더라구요. 이네들이 이렇게 변한 이유가 남편의 무모한 욕심이란걸 알게 되니 그 자친 집착과 광기가 오히려 애틋했읍니다. 그 최후까지요..그런데..민현인과 야맥은 다르네요. 현인은..처음 이름만 등장하다가 유친왕의 막내 첩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그 베일에 가린 현인이 혹시 그 막내첩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엇었지만 처음으로 등장하는 2권 마지막 부분에서 그것도 아닌가..하였는데..제일 무서운게 현인이네요. 남편을 사랑하고 아이를 아끼면서도 권력에 대한 욕심에 무모한 행동을 한 현인이.. 이런 무서운 여자들 틈에서 사랑을 오로지 한 사람을 향한 순수한 사랑을 키운 황제와 기란이 더 애틋하네요. 세권이면서도 부족한 느낌을 주는 책이었어요. 마지막에 이친왕과 설산빙녀의 이야기를 암시한 부분도 안달나구요..참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과연..서연님 이라는 감탄이 나오는 책이었지요. 중반까지 읽을 때 이 책도 다른 로설의 유형을 따라가나..하는 걱정이 생겼더랬지요. 아버지의 병환과 그 병환으로 해야 하는 결혼, 사랑받지 못하는 결혼생활이 너무 전형적으로 보여서요. 그런데 아버지의 병이 오진이라는 부분에서 부터 정신이 확~ 깨던데요? 1권 마지막 부분에서 수동적인 찬영이 변해가는 암시를 주신 점도 2권을 빨리 읽도록 유도하셨고요. 요즘 빈번한 의료사건을 다툰점도 새로웠고 여조의 지나친 방해가 없는 점도 좋았더랬지요. 서연님께서 '적당함'을 아시는 분 같아서 더 좋았읍니다. 조연들 중에서 변하지 않은 둘째 형님의 행동이 눈살 찌푸리게 했다면 독신을 부르짓던 찬숙의 변심과 윤수와의 티격태격을 보는 점, 그리고 은근히 찬영의 생모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던-찬영과 닮았다는 부분을 두번이나 나온 것 때문이다- 유모의 변함없는 따뜻한 조언도 좋았지요. 한가지 흠이라면 의료사건을 일으킨 최박사와 그 아들의 언쟁부분에서 최 박사의 이름을 아들의 이름으로 쓴 오타가 그 긴박한 상황에서 살짝 흐트려지게 하더군요..

읽기 참 어려웠던 책 이었읍니다. 앞부분 반은 억지로 읽다 덮었다 읽다 했거든요. 처음 책 뒷면에 적혀있는 편지글 형식을 보고 이 책의 남주가 율이구나.. 무슨 사정이 있어서 여주를 떠난 후 만나서 다시 시작하는 그런 이야기 겠거니..했거든요. 그래서 처음 율이 등장하고 내내 불안한 대화를 할 때 떠나는 암시겠거니..했는데 아주 떠났네요. 남주라 생각하고 읽은 책이었는데 그런 남주의 죽음 때문에 급 다운 되더라고요. 그러고 난 후 다른 사람을 만난 여주에게 반감까지 들 정도였지요. 그렇게 시작이 안좋으니 읽기 힘들었지만 해준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해준의 넒은 배려심과 인내심, 그리고 여주를 향한 무한 사랑에 책 후반부는 잘 읽혀지더라고요. 그러다 왜 초반 율을 등장시켜갖고~~ 하는 맘이 들었지만 율이 없으면 해준도 없으니.. 앞부분을 건성으로 읽어서 그런가..왜 남주에게 두개의 이름(백휘는 시인으로 활동하는 필명이니 제치고)이 있어야 하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여주가 세번이나 유산해야 하는 이유도 뭐였나요? 몸이 약한것도 아닌데 첫 유산은 그럴수 있다 쳐도 세번이나 유산하고 가진 쌍둥이도 정상적인 방법도 아니고.. 앞부분이 힘들었으니 뒷부분은 달달했음 했는데 달달하다가 유산 부분에서 좀..그랬어요. 지헌과 세진의 이야기가 군데군데 나와서 어두웠을 책에 소소한 양념이 되 약간 밝아진 느낌을 줬어요. 전체적인 평가를 하자면 무난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