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추억에 잠겼(?)어요. 시리즈의 첫 편인 카르탄의 여왕을 추억했거든요. 드레카르왕과 민여왕 그리고 변함없는 충성심을 바치는 발키리들..드레곤의 나라 카르탄을..전작품에선 싸움씬이 많고 왕실의 일들이 많아 애정씬이 적다는 것에 불만(?)스러웠는데 이 책에선 전작품의 모자람을 채우려는 듯이 애정씬이 처음부터 끝까지 풍성하던데요. 처음 본 순간부터 사랑을 마음에 품고 오직 여주만 보면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를 연발하는 니엘로와 둔하고 둔하지만 마음을 깨닫고 끝까지 니엘로와 함께 하는 이아의 순수함이 좋았어요. 무엇보다 이아가 그 하랄의 딸이라는게.. 전작품에서 제일 안타까웠던 그 하랄의 딸이라니.. 사랑하는 연인과 그 귀한 자식을 두고 죽음으로 제발로 간 하랄이 마음에 가시마냥 박혔는데 그 자식인 이아가 하랄이 바라는 행복속에 살고 있음을 보니 기쁘네요. 표지를 보니 하랄의 첫 딸이 다음 시리즈의 여주로 나온다니 더 기쁘고요. 전 작품에서 하랄이 마음 쓰였다면 이 작품에선 나그라 할아버지였어요. 그 못된 베르드와 삼황자 때문에 귀한 가족들이 희생당하고 끝내 조종당해 죽어야 했던 할아버지가 참 안타깝더라고요. 원수인 삼황자의 자식을 드레카르가 어찌 처리할지 걱정했는데 고맙네요. 복수심으로 그 긴 세월을 살았는데..결말이 흡족합니다.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았어요. 재미도 있었고..다음에 나올 레니는 어떤 사랑을 보여줄지..기대가 되요.

 

무난하게 읽었읍니다. 딱히 재미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는 책이었어요. 종갓집이 등장하는 책은 몇권 읽어봤지만 이 해가장 같은 종갓집은 참..기막히네요. 자신의 욕심으로 얻은 아내이고 딸인데 그렇게 사랑했으면서도 아내를 죽게 내버려둔다거나 딸을 학대하고 방치해 둔 아비의 생각을 도무지 모르겠네요. 이런 매정한 해가장이니 여주가 치떨리게 싫어하는 것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데 죽으면서 뭘 알리려고 일기를 남기려 했는지..솔직히 일기의 내용이 궁금하긴 하지만 그래도 덮어둔 점이 괜찮았어요. 아마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긴 하지만..본인도 모른 혼인신고에 다그치러 온 법률상 남편에게 아무런 내색없이 밥을 정갈하게 차려주고 밥 위에 반찬을 올려주는 여주의 첫 인상이 조금 묘하더라고요. 이여자 좀 이상한데? 하는 정도.. 조선시대 여인 마냥 조용하고 정갈하고 맛난 음식을 내주는 해율에게 반해서 처음 가진 어이없는 마음 철회하고 조금씩 다가가는 남주가 괜찮았어요. 과하게 들어대는 모습들이 참 오버스럽긴 하지만..다만..이 책은 로맨스 소설인데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많은것이 지루했어요. 물론 여주의 장점이 음식이니 만큼 음식이 등장하는 건 당연한거지만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할애받으니까 처음엔 음식 만드는 과정을 적힌 대로 상상하면서 봤지만 뒤로 갈수록 술렁술렁 넘어가게 할 정도로 지루한점이 흠이라면 흠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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