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장미..제목에 끌렸었어요.

밥과 장미는 어울리는 단어 조합이 아닌데 왜일까..싶고,

또 무엇보다 책이 커서 많이 읽을수 있을거란 욕심(?)에 선택한 책이었는데.. 좀 지루했어요.

여주는 아주 단순해요. 착하고 밥 잘하고 순하고 버려진 동물들을 챙겨주고..

그런데 그런 점이 너무 음..반듯하다랄까..모범생적인 이미지라서

오히려 심심한 캐릭터여서 무슨 매력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남주는.. 고요한 호수 같은 남자야요.

돌이 던져지면 파문이 일지만 크게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곧 잠잠해지는 그런..

조용하지만..역시나 심심한 남자.

그런 비싼 차를 긁혔는데 나 여유있으니 괜찮아요..그냥 가세요..하는 남자 정말 지구상에 있을까..싶기도 하고.

우연한 만남이 반복 되면서 여주를 조금씩 알아가고 마음에 담는 과정이 너무 길더라고요.

이 사람이다 하고 마음에 담고 고백하는게 거의 반을 넘어가서야 진도를 시작하고

거기다 참 뜬금없지만 재우와 도경 커플도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늘어나서 질질 끄는 느낌도 나고..

할아버지의 반대도 금방 수그러지고.. 팔십년 인생 고집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

손녀의 편지 한장으로 후회하시는거..

뭐랄까..작가님께서 좋은거 귀한걸로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채우려는 노력이 보였다랄가..

굴곡이 있는게 인생인데 너무 좋은 쪽으로만 가니까 슬렁슬렁 읽혀질뿐이고요.

다 읽고 난 후엔 남는 느낌이 없는..

'사랑'이란 감정 앞에서 제각각 행동하는 여러사람들이 나옵니다. 주인공인 우현과 이영은 어린날 그 사랑이란 감정 때문에 큰 피해를 본 사람들 이지만 우현은 그런 사랑은 영양가가 전혀 없는 감정의 낭비 라고 여기고 이영은 사랑을 믿지 않는건 쓸쓸할거라고 하죠. 똑같이 사랑이란 감정 때문에 피해를 봤으면서도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니 좀 신기하기도 해요. 아마도 과격한 결말을 본 우현과는 달리 이영은 성격이 유하고 모친을 먼저 생각해주는 그 여린 마음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여기 등장한 인물들의 사랑이야기들이 작게 나오든 크게 나오든 주변에 일어나고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들이라서 공감 가면서 읽었거든요. 집착과 급한성격과 보류와 느긋함이 충돌해서 크게 다투고 헤어진 정난과 상준커플도 그렇고, 여러 남자 만나면서 사랑이 참 쉬워 보이는 은주도 그렇고..같은 형제이면서도 부모같은 사랑만 안하면 된다고 자신의 여인과 속전속결 결혼하려는 우진도 그렇고..술만 마시면 폭행하는 의부증 걸린 남편을 피해서 다른 남자에게 도망갔지만 버리고 온 딸이 눈에 밝혀 돌아온 미옥의 딸을 향한 사랑도, 그런 미옥을 이해하고 보내준 태호 아저씨의 순애보도.. 악역은 없고..그저 철없는 정말 철없는 머슴만 있을 뿐 다 자신의 사랑에 색이 있더라고요.. 재미있게 봤읍니다..무덤덤하기만 하던 우현이 마지막에서 조급해하고 안달나서 주소록 내놔!! 했을때 유쾌했어요.

하문예아..대륙 최고의 고귀한 혈통이나 암군의 딸이자 욕심많은 외숙부의 골치아픈 조카인데다 멍청한 목수왕에게 나올 것 같지 않았던 참으로 현명하고 용감한 여주 입니다.

아수청라사륜.. 태생에 의구심이 많아서 스스로를 괴롭게 하나 천명인 형님 황제를 위해 일생을 다 바친 아름다운 야차왕.. 부정부폐가 만연하고 신하들의 어리석음이 하늘을 찔러도 굳건한 대장군과 대장군을 따르는 용맹한 군사들 덕분에 순나라가 유지되고 있지만 조 나라 입장에서는 힘겨운 적군이기 때문에 첩자로 위장해서 들어온 나라에서 우연히 본 황녀에게서 천명을 느낀 사륜이 긴 시간동안 인내하고 계획을 짜서 맞이한 예하에게 사나이 순정을 보여주는 내용이 잘 살렸더라고요. 초반엔 예하처럼 배려심을 받고 있다는 걸 몰랐지만 뒤로 갈수록 근소하게, 티나지 않게 보여주는 사륜의 마음과 배려가 사랑이었구나..이 사람에겐 사랑이었구나..알수있었지요. 암군과 장현왕의 어리석음과 욕심이 크면 클수록 일륜의 존재가 성품이 크게 부각되면서 이 사람의 죽음이 참 안타깝더라고요. 왕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하필하면 그 순간 반역이 일어나서 복수를 꿈꾸는 예아로 인해 왕위를 포긴한건가..왕이 되고 싶어하지 않았나..궁금증이 일더라고요. 현비의 아들은..참 마마보이 같아서 재인이 너무 너무 아까웠더라는거.. 스토리는 탄탄하고 좋은데 뒷심이 부족하다 느껴진 책이었어요. 마종오와 그 부인, 도망간 조수복의 행방, 조비와 대장군의 관계..등등 해결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아서 뒷만이 개운하지 않다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