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던 다카나시. 그는 아마존 탐험을 다녀온 이후로는 예전과는 다른 이질적인 모습을 보인다. 천사의 속삭임이 들린다는 그는 죽음을 동경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급기야는 자살을 하고 만다. 그를 비롯하여 아마존 탐험에 같이 참여했던 자들도 이상한 방식으로 자살을 한다. 

 <천사의 속삭임>은 장르의 모호함을 가져다 주는 소설이다. 공포감을 가져다 주는 호러인 듯하면서도 그 원인을 규명해 나가려는 추리적인 면모도 있는가 하면 미스터리적인 느낌도 가져다 준다. 이런 복합적인 장르는 언듯 보기에 난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기시 유스케는 시종일관 특출난 필력을 바탕으로 호기심을 잃지 않게 한다.

 소설을 읽는 동안 저자가 얼마나 충분한 조사를 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충분한 조사를 바탕으로 한 그의 박학다식한 지식들은 단지 사실의 나열만이 아닌 스토리와 자연스럽게 녹아내려 있어 한 층 더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책을 읽고 나니 인간이 느끼는 쾌락이나 공포란 과연 진정으로 믿을 만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들이 느끼는 감정들도 어찌보면 하나의 신경작용일 뿐이다. 그것이 조작이 가능하다면 과연 인간이 인간다운 감정이란 과연 실제로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천사의 속삭임에서는 인간의 오만에도 경종을 내린다. 인간만이 이 지구를 지배하는 만물의 영장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지만 실상 인간들의 의지를 지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생명체들도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헌법이란 무엇인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우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누리고 있는 자유가 헌법에 의해 보장받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은 많은 사람들은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후불제 민주주의에서는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한다. 그 안에는 인간 유시민의 사상과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헌법이 얼마나 위대한 것이며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의 과실에 대한 대가가 아직 치루어지지 않았다고 유시민은 말한다. 

 헌법에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구절을 보면 가슴 뭉클하다는 생각이 든다. 헌법에서는 직업의 귀천이나 재능의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가 다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유시민은 이러한 화두들을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과거 행해졌던 유신헙법, 현재의 미네르바, 촛불시위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유시민은 그의 생각을 논한다.

 후반부에서는 유시민의 장관 시절의 일화들이 이야기의 주류를 이룬다. 한 나라의 장관이란 자리가 어떤 자리이며 어떠한 일을 해야만 하는 지 유시민은 그의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야기 해준다.

 <후불제 민주주의>는 분명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결코 어렵게 쓰여지지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시사한다. 우리가 누리는 진정한 자유와 권리,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헌법과 진정한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는 진정한 시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왕을 참하라. 이 다소 도발적이면서도 냉소적인 책 제목처럼 저자는 조선이라는 나라에게 냉정한 칼날을 드리운다. 그 동안 우리가 알아왔던 일반적인 역사에서 벗어나 그는 새로운 역사 읽기를 보여준다.

 조선이란 나라는 온갖 부조리와 불합리로 가득 차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악랄한 신분 제도와 성리학적 사고관, 명나라에 대한 극심한 사대주의, 부패한 과거제도, 당쟁 등, 낱낱히 그 치부를 드러내면서 조선이란 백성들에게 결코 좋은 나라가 아닌 악독한 나라였다고 말한다. 

 우리고 알고 있는 역사적 위인들과 왕들에게도 그러한 냉혹한 해부는 계속된다. 특히나 성리학자들은 고매하고 고루한 하등의 도움도 되지 않는 위인들이라 독설한다.

 진실이 왜곡되어 있지 않는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중립적으로 역사를 쓴다하더라도 개인의 생각이 투영되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허나 저자의 생각 역시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과감한 독설도 좋지만 욕설은 간혹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새롭게 다가가려는 의도는 좋지만 너무 지나친 파격은 거부감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을 참하라는 그 동안 보아왔던 천편일륜적인 역사서와는 다른 색다른 참신함을 지니고 있다. 백성의 입장에서 바라 본 보다 현실적인 역사를 유쾌하면서도 통쾌하게 그린다. <왕을 참하라>를 읽는다면 분명 보다 더 넓은 역사관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