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은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다르다. 보통의 추리소설이 범인이 누구인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달리 이 소설에는 범인이 누구인가는 전혀 관점의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리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트릭은 그야말로 뒷통수를 칠 정도로 놀랍다.

 이 책을 다 읽는 순간 그야말로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무를 보았지만 숲을 보지는 못했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괜히 복잡하게 꼬아서 이해하기도 힘든 여러 다른 트릭과는 달리 이 소설에 등장하는 트릭은 너무나 단순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트릭이 정교해서가 아니라 내가 생각하고 있던 진실이 무너짐과 동시에 그 이면에 깃들어져 있는 의미가 충격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단순히 트릭이 트릭으로써만이 아닌 그야말로 소설의 주체로서 작용하여 주인공의 그야말로 왜 제목에 ’헌신’이라는 말이 나오는 지를 알게 해 준 용의자 X의 헌신을 보면 과연 진정한 헌신이란 무엇인지, 또 누군가를 위해 이토록 헌신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 헌신하는 방법은 비록 그 과정은 잘못되었다 할 지라도 그가 보인 그 순수한 마음만은 감동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히사시노 게이고의 소설 중 최고라고 생각하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진정한 재미와 감동을 모두 맛볼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수학이라 하면 흔히 머리 아프고 골치 아픈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자들에 대해에서 존경감이 들고는 한다. 수학자들은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은 채 고고하게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그 지고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이 마치 수도사의 그것과도 같아 보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이 단순하면서도 유쾌한 단 하나의 정리는 페르마 이후 수 많은 저명한 수학자들을 울렸다. 

 모든 것에는 결말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정리를 해치울 영광을 손에 얻은 자가 바로 앤드류 와일즈였다. 그는 도서관에서 처음 이 정리를 본 순간 자신이 이것을 해결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단지 소년이었을 뿐인 앤드류 와일즈는 그 이후에도 수학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래로 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골몰한다. 그르고 마침내 그 노력과 사색은 그에게 더할나위 없는 영광을 손에 쥐게 만들었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는 여러가지 많은 수학적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그것들은 수학자들의 여생에서부터 그들의 업적, 물론 수학적 정리들도 존재하지만 두려워 할 것은 없다. 이 책은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수준 높은 수학적 소양이 없더라도 얼마든지 이 책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거나, 혹은 흥미가 전혀 없다라도 이 책은 충분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수학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그 시작부터 끝까지 이 책에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이드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프로이드가 뉴욕에서 실제 살인 사건을 그의 심리학적 소양으로 풀어간다면? 프로이드와 융 스승과 제자이면서 라이벌처럼 보이기도 했던 이 둘의 관계의 진실은? 

 이러한 점들만 보더라도 살인의 해석은 분명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재미있고 흥미로운 요소들을 가지고 있더라도 재미 있지 않은 소설이란 단지 논문에 불과할 것이다. 살인의 해석은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엮어낸 소설이다. 

 더더욱 대단한 것은 작가가 말미에 말하고 있듯이 이 모든 사건들이 실제 사건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이드와 융과의 대화. 살인의 해석의 중심적 대상이 되는 노라에 대한 심리학적 관찰 등도 모두 실제에 기초한 것이다. 

 적잖이 이 소설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살인의 해석은 충분히 만족을 줄 수 있을 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