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는 인간 문명의 발전을 전쟁과 과학이라는 그 동안 부각되지 않은 두 가지 요소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고찰한다. 

 문명이 도래한 이래로 인간이 전쟁을 벌이지 않은 시기는 거의 없었다. 이러한 전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바로 과학이다. 전쟁과 과학, 이 두 관계는 서로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인 것이다. 전쟁을 통해 과학은 비약적인 발전을 겪고 비약적인 과학의 발전을 통해 전쟁 역시 새로운 양상으로 변모한다. 

 과학이 전쟁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선 과학적인 혁신이 전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과거의 정복자들은 과학의 발전을 명확히 인지하고 그것을 적절히 사용한자들에게 주어진 영광이었다. 나폴레옹의 정복에 통조림의 발전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대포나 석궁과 같은 무기의 발전이 전쟁의 판도 그 자체를 송두리채 바꿀 정도로 충격적이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인류가 지금의 번영을 누리게 만든 가장 큰 공신 중의 하나라고 생각했던 과학이 인류가 저지르는 가장 추악한 형태인 전쟁의 다른 일면과도 같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과학자들은 전쟁에 초연한 중립성을 보였을까? 결론적으로는 아니다. 과학자들은 전쟁을 통해서 자신들의 능력을 유감없이 사용해서 발휘하기를 바랬다. 과학은 결코 인류의 평화와 복지를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이기들은 전쟁을 통해 이루어진 과학발전의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과학과 전쟁은 그 어둡고도 음험한 동맹관계를 맺고 있다. 국가의 생존에 사활을 다하는 전쟁에 있어 과학자들의 도덕성과 양심이란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점점더 과격하고 파괴적으로 변질되는 전쟁은 핵무기나, 생화학무기를 비롯해 인류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랐다. 인류가 보다 밝은 미래를 향유하기 위해서는 이 과학과 전쟁의 야합의 굴레에서 벗어나 보다 건설적인 발전상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복수라는 테마. 이것만큼 수 많은 소재로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자극하는 명제는 없을 것이다. 애정과 증오. 이 가장 순수한 두 감정이 복잡하게 뒤얽혔을 때 표출되는 가장 순수한 행위 그것이 바로 복수일 것이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이 복수를 소재로 한 고전걸작 중 하나이다.
  
 에드몽 당테스. 이 젊고 정의로운 청년에겐 아름다운 약혼녀와의 행복한 시간만이 그의 앞날을 축복하고 있었을 것이다. 질투와 욕심, 권력욕 등의 추악한 감정을 지닌 네 명의 남자들의 작당에 의해 모함 받은 에드몽은 범죄자의 오명을 둘러쌓인 채 이프성에 갖힌다. 그 곳에서 파리아 신부를 만나게 된 에드몽은 자신이 누명을 뒤집어 쓰게 된 모든 진실을 깨닿고 신부의 유산을 물려받고 이프성에 탈출해서 복수를 시작한다.

 소설을 읽으면 읽을 수록,  에드몽 당테스는 소설의 주인공이 아닌 마치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감정이입을 한 채 빠져들게 된다. 복수의 화신이 되어 돌아온 에드몽은 자신을 함정에 빠트린 자들을 하나 하나씩 복수해 나갈 때마다 통쾌함을 느끼게 한다. 허나 모든 복수가 끝나려는 무렵 에드몽은 복수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결국 그는 자신만의 진정한 행복을 찾게 되면서 이야기는 결말을 맺는다.

 저자인 알렉산드르 뒤마는 복수라는 소재를 얼마나 멋들어지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그 극의를 보여준다. 역사적 사실과 얽혀 마치 현실인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그의 구성과 풍부한 상식에 기초한 그 필력은 그가 왜 문호로써 이름 높은가를 알게 해준다.

 상상력이란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런 점에서 <메그>는 작가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해양과학소설이다. 공룡마저 먹어 치우는 무시무시한 바다의 지배자였던 메갈로돈. 이 최강의 생물체가 멸종하지 않은 채 깊은 심해로 피신해서 살아있다면? 어쩌면 허황되기만 할 수도 있는 이 상상을 저자는 자신의 학문적 소양을 바탕으로 충분히 있을 법한 일로 만들어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메갈로돈과 마찬가지로 멸종해 버렸다고 생각한 바다의 화석 실러캔스도 바다 깊은 곳에 엄연히 존재해 있었다는 것과 메갈로든의 이빨이 심해 깊은 곳에 남아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이러한 상상력이 단순히 거짓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메그>에서는 인간의 아직 다다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대한 공포를 자극한다. 우주에까지 발을 넓힌 인간이지만 아직도 방대한 바다의 심해 대부분은 미답의 영역이다. 온몸을 짓누르는 무시무시한 수압과 빛 한 줌 들지 않는 이 심해의 세계는 인간의 상식과 이지가 도달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그렇기에 메갈로돈과 같은 상식을 위배되는 그 어떠한 것이 존재할 지도 모를 일일 것이다. 

 메그는 마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게 만드는 스릴감을 지니고 있다. 바다의 제왕 메갈로돈의 위용과 그 무시무시함을 본다면 인간이 지구의 유일한 지배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크나큰 오만이라는 것을 깨닿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