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디버의 <곤충소년>은 다른 여타의 스릴러 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과학수사라는 요소이다. CSI에서 사소한 증거들을 과학수사를 통해서 감추어져 있던 진실을 밝혀내어 범인을 알아내는 것처럼 이 제프리 디버의 소설에서는  이러한 과학적인 수사방법들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사지마비를 앓고 있지만 냉철한 두뇌를 지니고 있는 법과학자 링컨 라임과 그의 몸을 대신하는 듯한 행동력을 지닌 경찰 아멜리아 색스는 이인삼각과도 같은 훌륭한 활약으로 사건을 해결해간다. 굳건한 신뢰와 애정을 갖고 있는 이 둘간의 로맨스를 보는 것 또한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곤충소년이라 불리울 정도로 곤충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개럿 핸런은 사건의 용의자로써 추격을 받는다. 곤충소년은 링컨하임과 색스의 추격을 뿌리쳐 낸다. 소설을 읽어가면 읽어갈 수록 사건의 진실은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닿게 된다.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 그 해답은 링컨 하임의 번뜩이는 두뇌에 있었다. 여러 흔적과 증거물들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링컨 하임은 마침내 충격적인 진실을 밝혀낸다. 사소한 분석결과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건의 진실을 꿰둟는 중대한 증거물이었던 것이다. 사건을 송두리채 바꿔버리는 이 반전은 예측하기가 불가능 할 정도로 너무나 뜻밖이었다.

 제프리 디버의 <곤충소년>은보는 내내 긴장과 집중을 잃지 않게 만드는 현대적인 스릴러 소설로써 충분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콘택트>는 과학자이자 작가이기도 한 칼 세이건이 우주와 외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그린 소설이다. 광대하게 드넓은 우주에 과연 인간 외에 다른 외계생명체는 존재하지 않을까? 누구나 해보았을 이 질문을 칼 세이건은  SF 소설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흥미롭게 대답을 들려주는 듯 하다. 

 SF 소설은 작가의 역량이 부족하면 허황되거나 황당하기 그지 없는 소설이 되기 쉽다. 그러나 이 콘택트에서는 그런 우려를 버려도 좋을 것이다. 칼 세이건은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저명한 과학자답게 단순한 상상 뿐만이 아닌 정말로 있을 법한 외계와의 조우를 탄탄한 과학적 바탕 아래 그려냈다. 

 콘택트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주인공 엘리는 어느날 우주공간에서 날라 오는 이질적인 전파 신호와 조우한다. 그 신호의 이질적인 규칙성이 지성을 지닌 존재로부터의 수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엘리는 그 신호를 해석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그것이 어떤 설계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설계도를 통해 만들어진 것은 바로 성간간을 이동할 수 있는 기계장치였던 것다. 그 장치를 이용해 엘리는 마침내 외계의 존재와 조우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주인공 엘리의 모습을 보면 그것이 마치 칼 세이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다른 저서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그의 사상인 우주에 대한 열망과 외계존재에 대한 순수한 믿음은 엘리의 그것과 같다. 허나 이러한 생각은 칼 세이건이나 엘리만의 전유물만이 아닐 것이다. 누구나 그 끝없이 방대하면서도 어두운 우주를 바라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압도적인 크기를 생각해 본다면 지성을 지닌 존재가 우리 인류 뿐만이라는 생각은 너무 부정적인 가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조선사 중 최고의 비극이라 한다면 바로 이 사도세자의 비극일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뒤주 속에 갖혀 죽게 만든 이 있을 수 없는 일은 영조가 그의 아들인 사도세자에게 벌인 일이었다. 과연 이런 비극이 어째서 벌어진 것일까, 흔히 알려진대로 사도세자가 비행을 저지르고, 광인의 기질이 있기 때문일까?

 저자는 이런 의문의 진실을 <사도세자의 고백>을 통해 놀랍고도 새로운 사실들을 전해 준다. 그것은 사도세자의 죽음은 그가 정신병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당쟁이라는 추악한 권력욕으로 인해 비롯된 비극이었다는 것이었다. 태생적으로 노론 출신일 수 밖에 없었던 영조와 그를 따르며 권세를 이어가려는 노론파들은 심정적으로 소론에 기울고 있던 사도세자는 아들이자 세자가 아닌 정적에 불과했던 것이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사도세자의 장인인 홍본한은 물론 그의 처인 혜경 홍씨마저도 노론이었기에 사도세자는 가장 가까우면서도 그의 편이 되어줄 사람들에게 마저도 적이 되어버렸다는 것이었다. 혜경 홍씨가 지은 한중록은 가문의 영광만을 위해 세자의 죽음을 방조한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한 변명과 합리화를 위해 써낸 거짓된 책에 불과한 것이었다.

 호탕하고 성군의 자질을 지녔던 사도세자는 이처럼 당파의 차이라는 이유만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8일 동안 굶주림과 더위를 참으며 좁은 뒤주 안에서 과연 사도세자는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 씁슬한 마음이 들었다.

 <사도세자의 고백>을 읽고 나서 역사의 진실이 승자의 손에 의해 각색되고 조작되기가 얼마나 쉬운가를 알 수 있는 듯하다. 훗날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가 왕의 자리에 오르면서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말하며 그 억울함을 한탄했듯이 나 또한 사도세자의 억울함을 죽음을 한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