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쉽고 재미있다.

글은 양념이고 그림은 주재료다.

내가 글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그림만 연신 들여다본다.

나도 그림 보고 싶은데....

다 읽어주고 나도 그림을 다시 본다.

그림만 봐도 재미있는 그림책.

그런 그림책이 불편하다?

왜 불편할까 싶어 들여다보니 나도 이젠 편하지 않다.

작가는 그림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세상을 들여다본다.

난 그냥 재미있는 그림책으로만 봤고 작가의 의도만 보았는데

이책에서 작가는 그림책을 통해 나와 내 아이들, 주변인 삶을 투영시켜 보고 있다.

작가에 의해서 다시 해석된 그림책을 보면서 보이지 않았던 시각들이 보인다.

그림책을 이렇게 낱낱이 분석하고 쪼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나보다는 남을 더 많이 관찰하고 비판(?)하는 내게 나를 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것 같다.

작가는 주로 자식과 자신의 관계를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림책은 주로 나를 위해서 읽기 보다는 아이를 위해 읽어주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아이가 유치원생,초등학생, 중고등생이 될 때마다 똑같은 책도 내 아이의 시간으로 해석하는 모습은 공감이 간다.

똑같은 책을 봐도 사춘기의 방황에 몸부림을 치는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다가도 댄디라이언의 사자와 하얀 운동화를 신은 고양이에게서 자식을 이해하고자 몸부림치는 부모가 된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도 이해하지 못해 몸져 누울 때 그림책은 조언이 되고 상담이 되고 치료약이 되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림책을 편하게 읽지 말아야지 다짐한다.

내 아이들이 이제 고학년인 5학년이 된다.

'내 성공이 곧 부모의 행복'이라는 믿음을 은연중에 심어주며 어깨를 다독이고 있는 내게 아이는 어느날 자신만의 인생을 외치며 날 힘들게 할지도 모른다. 그런 날을 대비하며 지금부터 마음 수양에 들어가야 겠다 다짐한다. 자꾸만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며 호랑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오누이들에게 난 자꾸만 호랑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 나 자신을 차분히 다독인다.

조금만 소리치고 혼내면 어느새 작은 고양이처럼 몸을 움츠리고 구석으로 들어가 울고있는 아들래미를 보며 세상이 무서워 시선을 내리지 말고 당당히 엄마 눈을 보라고 가르쳐야 겠다. 그 눈빛이 감당이 안되서 후회하는 시간이 와도 잘 한것이라 위로 받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