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테러라는 말이 너무나도 익숙해져있다. 자신들의 주장을 강하게 표현하기 위해 때로는 관련자들을, 때로는 전혀 관련이 없는 자들에게 거친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 주로 미국이란 나라를 떠올리게 만드는 사람들. 가장 크게 그들을 각인시킨 사건은 2001년에 있었던 9 .11일 테러일 것이다. 고등학생 때 뉴스 화면으로 봤던 그 장면은 그 어떤 영화의 한 장면보다 충격적이었고, 강하게 기억에 남았었다. 

    이야기는 그 보다 훨씬 오래전에, 어쩌면 미국에서 있었던 테러 중에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한다.  때는1920년, 월 가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한다. 미국의 핵심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는 곳에서, 안전은 당연히 보장받을 거라 여겨졌던 그 곳에서. 이전에는 겪에보지 못한 충격적인 테러가 발생한 것이다. 장소도 장소지만 그 피해가 컸던지라 나라의 온 수사기관에 매달렸지만 결국엔 범인을 찾지 못한. 주인공 리틀모어는 그날 사건의 현장에 있었다. 참전 경험이 있던  영거 박사와 콜레트라는 여성과.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콜레트가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한다. 리틀모어와 영거는 순간의 기지를 발휘해서 콜레트를 구해낸다. 하지만 이 테러와 납치는 시작에 불과했다. 곧이어 무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작가 제드 러벤펄트의 전작인 "살인의 해석"은 굉장히 화제가 되었던 책이다.  때문에 읽어야 했던 책이 좀 밀려 있었어도 굳이 찾아서 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 기대치가 좀 높아서 약간의 실망은 했어도 만족감 또한 적지 않았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기도 했었고. 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읽기 전엔 역시나 방대한 양에 조금 움찔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잃으면서 좀 특이한 책이다 싶었다. 현실과 소설 속 세상을 오락가락하는. 읽으면서 자꾸 아차 싶었던 건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을 자꾸만 헷갈려 한다는 것이었다. 시대는 분명 1920년대이지만 인물들의 사건을 함께 겪어나가다 보면 자꾸 현실 세계가 보이곤 했었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 점이 순간 아차 싶으면서도 좀 쓸씁하게 느껴졌다. 큰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랄까? 그런 조금은 안타까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책 속엔 익숙한 인물들이 몇몇 등장한다. 가장 먼저 정신 분석으로 유명한 프로이트! 현실세계에서 그렇게 잘 아는 분은 아니었는데도 이렇게 소설 속에서 만나뵈니 조금 색다른 기분이었다. 영거와 프로이트가 정신분석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부분은 조금 신기하기까지 했다. 두 번째로 퀴리 부인! 역시나 현실 상에선 너무나도 머나 먼,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분이셨을텐데 소설 속에서 보니 은근 반갑기까지 했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많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책이었다.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면 초반의 폭탄 테러만큼 강력했던 사건은 없었다. 그리고 너무 발생하는 사건이 좀 많게 여겨진다고 할까? 어느 사건은 깊숙히 들어가는 듯 하다가도 아닌 것 같고, 어떤 사건은 또 정반대같기도 하고..조금은 아리송하기까지 했다. 때문에 살짝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그렇지만 장면 장면은 생각하며 읽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다. 간혹 좀 징그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작에 흥미를 느끼셨던분들이라면 이 책 또한 읽어보심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역사 관련 책들을 좋아는 하지만 고고학과 관련된 책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었다. 뭔가 두터운 벽이 있는 듯한..그래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고 할까? 보물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는 그렇게 신기해하고 좋아하면서도.

 어쩌면 보물을 찾는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보게 됐는지도 모른다. 이후에 그런 영화를 볼 때 보다 더 진지하고, 깊게 빠져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고. 

 약간의 기대와 설레임을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이상하게도 호기심은 호기심이고 고고학은 고고학이랄까..;;  
무엇보다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중에 알고 있는 것이 몇 개 되지 않았다. 
그점에서 살짝 기가 죽기도 했더랬다. 그래도 읽어두면 좋을 것 같아서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책의 페이지는 많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많지  않은 페이지에 풍부한 내용을 담으려고 했기 때문인지 어려운 고고학을 말하고 있음에도 시각적인 자료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약간은 섭섭함이 느껴졌었다. 보다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사진을 담아 주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또한 다루고 있는 소재를 약간 줄였다면 보다 더 깊은 내용을 다룰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살짝 들었다. 

 생소했던 10가지 발견 중에 단연 관심을 끌었던 것은 '투탕카멘의 무덤'편이었다. 아무래도 그간 보고 들었던 정말 미스테리한 이야기들이 많았던지라...이렇게 책으로 접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읽기 전부터 정말 기대가 되었던 부분이었다. 나도 욕심많은 인간인지라 그간 투탕카멘의 무덤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보물"과 "저주"가 떠올랐었다. 발견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발견이 된건지, 무덤의 주인은 어떤 삶을 살았었는지는 정말이지 관심 밖이었다. 말 그대로 물질에만 관심을 가졌었다는..그런 자신을 잠시 부끄러워하며 정말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었다. 
그 외에도 신기(?)하고 생소한 이야기가 담겨진 책이었다. 

 너무 많은 글만 있어서 조금은 버거운 듯 해도  나같은 고고학 초보자가 읽기엔 정말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보다 깊은 내용을 원하면서도 너무 깊었다면 부담감을 더욱 느꼈을 거라는 이 모순적인 마음이란 참 이기적이지만..;;

 
 

  표지를 보기 전엔 제목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표지를 본 후엔 표지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냥 이 책이 참 예쁜 책이구나 싶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봄이면 피어나는 꽃들에 대해서 관심이 별로 없었다. 
그저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면 "아..봄이구나.."싶은 정도?
그래도 개인적으로 봄이면 생각나고, 찾게 되는 꽃이 있는지라 개나리와 진달래를 보고 나면 
그 꽃을 찾아보곤 했었다. 
보라색이 정말 매혹적인 "제비꽃". 
꽃 자체도 예쁘지만 어릴 적 좋아하던 선생님과의 소소한 추억이 있기에 더욱더 좋아하게 된 꽃이다. 욕심때문에 집에다 옮겨 심기도 해봤지만 금방 시들어버리는 걸 보고는 역시..욕심내기 보다는 그저 즐겨 보는게 이 꽃에게도 나에게도 좋구나 싶었다. 

               
  
  순전히 제비꽃 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목록에 있는 제비꽃을 보고서. 
그렇지만 정말 기대이상의 책이었다. 
책 속에는 처음보는 꽃들도 많고, 그간 본 적은 있지만 이름은 잘 모르는 꽃들도 많았다. 
예쁜 꽃에 버금가는 예쁜 시들도 곁들여 있었다. 작가분의 소소한 이야기들도. 

 예상했던 것보다 두께가 좀 있어서 놀랬었는데 읽을 때는 점점 줄어가는 페이지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꽃들이 참 많다는 점이 놀라웠다. 게다가 어릴적엔 보았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그래서 추억과 같은 꽃들까지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대표적인 꽃이 할미꽃이었다. 어릴 때 살던 동네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꽃이었는데,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어서 문득 생각이 날 때면 아쉬움이 느껴지곤 했던 꽃이었다. 이상한 건 예전에 살던 동네에서도 더이상은 이 꽃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계절에 대해서 물어오면 망설임없이 "가을!"이라고 외치곤 했었다. 더운것도, 추운것도 너무 싫어하기에 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그 가을의 날씨가 좋았기 때문이다. 물론 어여쁘게 물이든 단풍을 보는 것도 좋았고. 
그렇지만 누군가 다시 내게 물어온다면 이제는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선선한 날씨의 가을 만큼이나 여기저기서 피어나는  꽃을 볼 수 있는 봄의 화려함 또한 흠뻑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아니 이미 흠뻑 빠져봤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