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그레이트 로젠펠트! 이 책을 딱 두 번 읽었다.                                                                             한 번은 몸이 극도로 피로한 상태에서, 그리고 한 번은 매우 편안한 자세와 편안한 마음으로. 그리고나서드는 생각이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한다"라는 것.

  설렁설렁 페이지를 넘겨버리면 어떤 책이든 남는것이 없는 법인데, 로젠펠트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 책은, 유독 설렁설렁 넘겨버리면 나중에 아무것도 남지 않을 법한, 그런 책이었다. 처음에 읽었을 땐, 도대체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줄을 전혀 몰랐으니까.              대체 소개글에서 말하는 유머란..어디에 숨어있는거냐며..그런 비아냥 아닌 비아냥을 혼자서 하기도 했었다는...;;  참으로 심각한 수준이 아닌가.  완전 급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 로젠펠트는 그의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한 무리를 이끌어나가야하는 족장이다.             그러니까 그는 매우 위대한 인물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야 보여주는 모습은    그저 웃음이 나오는 정도? 그것도, 허탈함에서 오는 비웃음이..그는 겁도 많고, 두려움도 많아 쉽사리 기존의 질서를 깨지 못하는 존재이다.  기존의 질서를 잘 알고는 있는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오죽하면 자신의 아버지가 벼랑에서 떨어져죽자 무리의 사람들에게 벼랑 근처에도 가지 말라는 규칙을 만들었을까.  그의 정혼자 샐리를 탐내는 잔인한 부족의 족장을 피해  도망이나 다니고.. 자신의 여자를 탐내는 남자를 상대하지는 못할망정, 그가 무서워 도망이나 다니려고 하다니..정말..이런 사람이 진정 족장?이라는 생각을 지속적으로 했었다.

   도대체가 어디를 보아도 전혀 족장다운 모습을 볼 수 없는 그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부족엔 커다란 문제가 없다. 오히려 모두가 그를 위대한 족장이라 부르며 그를 따른다.               그가 내리는 결정이란 그저 그렇고, 아무런 발전도 없는 것 이거늘..                                              그의 부족 사람들 중에는 욕심이란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 없다. 부족의 전사 애킨스 외에는..

  책을 읽은 후에 문득 생각하길,  사람들이 모두가 선하고, 이기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부족함쪽이 더욱 풍부한 로젠펠트가 족장으로서의 위치를 지킬수 있고, 그럼으로 인해 부족에 지속적으로 평화가 존재할 수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로젠펠트와 부족 사람들의 대화는 조금이라도 이익을 따지려한다면, 그저 모자란 흔히 바보라 부를수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것들이다.  "대체 이 사람들은..."이란 생각이 부족 회의 때마다 들었다는.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나쁘진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욕심을 부리지 않는데, 나만 욕심을 부린다면..그만큼 피곤한게 없을테니까.      차라리 모두가 욕심을 버리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편하고..또 즐거울까?                                      물론,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암튼, 샐리가 사랑을 표현하기 전까진 대체 왜 표지에 "사랑은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쓰여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가벼우면서도 가볍지않은 그런 조금 독특하고, 조금 유쾌한 책이었다.

 

싱글. 싱글..몇 년 전까지만해도, 노총각 혹은 노처녀라 불리며,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던 사람들이 이제는 당당히 말한다. 나는 초라한 더블보다는 화려한 싱글로 살아가고 있다고..혹은 그렇게 살아갈 것이라고..그렇게 말하기 때문인지 혹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느새 싱글이란 존재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시선도 그 이전과는 다른 따스함이 존재한다. 싱글이라는 존재를 완벽히 이해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그러한 존재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듯이.. 게중에는 화려한 싱글을 꿈꾸거나, 동경하는 사람들 또한 존재한다.

   나 또한 아직까지는 화려한 싱글이 초라한 더블보다는 백배는 더 좋을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누군가 묻는다면 그저 "화려한 싱글로 살아갈 것이다~"라고 말하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화려한 싱글이란? 과연 화려한 싱글이란 어떤 삶을 말하는가?

   때로는 친구같고, 때로는 가족같은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로 애견이나 귀여운, 그러면서도 심하게 거만한 고양이 한 마리를 말 동무 삶아 살아가고, 자신의 몸매 관리에 신경쓰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그러면서도 계획적으로 살아가는 삶.  다른이에 의해 나의 삶이 좌우되지 않고, 오로지 나로 인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가는 삶.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여기며 살아가지만, 그러면서도 남는 시간에는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갖고 살아가는 삶.  나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란, 여행이 될 수도 있고 그간 배우고 싶었던 여러 취미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는 화려한 싱글이라는 존재의 삶의 방식이다. 아직 실천에 옮기지는 못하고 그저 상상만을 할 뿐이지만,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모습..

   저자 전지영의 이야기 속에는 내가 꿈꿔온 화려한 싱글의 삶의 모습이 언뜻 언뜻 보인다. 아니, 나 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번쯤 꿈꾸고 혹은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화려한 싱글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들의 삶이 생각처럼 심하게 화려하진 못할지라도..

 평범한 듯 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그야말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모습들..물론, 약간의 고통(?)이 따르긴 하지만..(부모님의 기대와 시선..견디기 쉽진 않을 것이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작가의 시원시원한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직접 만나본 적도 없고, 그저 글로써 처음 만났을 뿐인데, 왠지 굉장한 성격을 가진 여성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런데,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드는 생각이란, 왜이렇게 유명 메이커들을 들먹였을까.. 친절하게 그림과 설명까지 곁들여서..이럴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했다.

  결국은 화려한 싱글이란, 자신의 직업과 자유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최소한 남들이 들먹이는 메이커들을 바로 곁에 두고 사는 삶을 말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는...

  그러한 점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굉장히 멋진 작가의 글과 생각이 가득 담긴 책이 아닌가 한다.

 슈카와 미나토라는 작가는 얼마 전에 "꽃밥"이라는 단편집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원래 단편집을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꽃밥"이란 책은 예외적인 책으로 기억된다. 무언가 재미를 느끼는 선에서 흐릿하게 끝나버리는 다른 단편집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끝이 시시하지 않는 느낌이라고 할까? 약간은 허무한 마무리가 아니라, 아주 잘 쓰여진 장편을 보는 기분이랄까? 굉장히 색다르고, 인상적인 단편을 접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처음임에도 상당히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던 작가 슈카와 미나토.

   도시전설 세피아는 총 다섯가지의 단편이 실려있다. 도시 전설의 매력에 빠져 본인 스스로가 그 전설의 주인공이 되는 남자를 다룬 "올빼미 사내", 사고로 죽을 운명의 친구를 구하기 위해 하루 전날의 공원으로 여러 번의 시간 이동을 하는 소년의 이야기인 "어제의 공원", 갓파 통얼음이라는 다소 생소한 존재를 전시하는 버스와 그로 인해 만난 사람들의 조금은 섬뜻한 이야기인 "아이스맨", 자살한 화가 지망생을 사랑한 두 여인의 이야기인 "사자연", 저주에 걸린 인형에 관한 이야기인 "월석".

   이야기의 대부분이 생소하면서도 긴장감이 넘친다. 특히나 올빼미 사내의 경우, 주인공이 그와 함께 했던 남자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듯하고, 기억에 남는다. 어릴적에 한 번씩은 들어보았을 도시 전설이 현실이 된다니..생각만으로 어깨가 떨린다. 내가 어렸을 때도, "빨간 마스크"란 존재에 의해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존재인줄 알았던 "빨간 마스크"를 슈카와 미나토의 책에서 읽게 되어 조금 의외다 싶기도 했지만, 왠지 어릴적 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나라든 어린 아이라면 한 번쯤 이런 기억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도시전설 세피아는 독특한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표지로 일단 시선을 붙잡았다. 또한 슈카와 미나토라는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니,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있을지 매우 기대가 되었다.

 결과는 과연....대만족?                                                                                                                           정말 단편 소설을 이렇게 깔끔하고 재밌게 쓸 수 있다니..매우 대단한 재능을 가진 작가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조금 욕심을 내자면 그의 장편 소설이 보고싶기도 하다. ^^                          슈카와 미나토. 그라면 멋진 장편 소설을 충분히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