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편식 못지 않게 독서 편식도 좀 심한 편인 내게 있어서 추리 소설이란 언제라도 대환영인 금덩어리 같은 존재이다.

  보기 전에는 등장 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싶어 궁금해지고, 어떤 사건이 발생 할 것이며 어떠한 양식으로 전개될지가 너무나도 궁금하고, 보면서는 전개되는 사건으로 인해 점점 긴장 함으로써 흥미를 더해간다. 그래서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좀처럼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이렇게 커다란 매력으로 인해 추리 소설은 언제라도 대 환영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니 부끄럽게도 현재 읽고 있는 추리 소설의 대부분이 최근에 나온 인기 소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고전에 속한다 할 수 있는 추리 소설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다.

 그런 면에서 도로시 L.세이어즈의 "시체는 누구?"라는 책은 내게 굉장히 이색적이다 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토록 좋아하는 추리 소설이면서도 낯설다 할 수 있는 고전에 속하는 책.

  이 책은 1923년에 발표된 책이다. 그 시기는 추리 소설사에 있어서 황금기라고 불렸다고 하는데, 이 책의 저자인 도로시 L. 세이어즈는 바로 그 시기에 이름을 날린 여성 추리 작가라고 한다. 1923년이라니...그 시기에 추리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내게는 너무나도 머나먼 시대였다. 그 시기에 이름을 날렸다는 여성 작가의 추리 소설. 은근 흥미를 끌면서도 걱정이 되기도 했다. 

 책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제목처럼 무척 흥미로웠다. 어느 날 가정집 욕실에서 발견된 남성의 시체. 시체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단지 코안경을 걸쳤을 뿐..이 시체로 인해 집주인은 물론 그 일대가 발칵 뒤집혔다. 살인사건임이 분명했을 뿐만 아니라 그 모양새가 무척이나 독특했던 것이다. 같은 시기에 벌어진 또 하나의 사건. 살인 사건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살인 사건이라는 생각이 짙어지는 한 남성의 실종 사건. 우연히 이 사건을 접하게 된 주인공 피터 윔지 경. 그는 경찰은 아니었지만 범죄 수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고, 마침 사건에 주변 인물들이 연관되어 있어 더욱 열심히 사건에 관여하게 된다.

이 책은 추리 소설이지만 뭔가 독특했다.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인물이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나... 조금 힘이 빠지는 느낌이랄까? 기대했던 긴장감은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고전이라는 생각을 하고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상하게 사건의 진행 과정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그치만 페이지는 잘 넘어가는 편이었다. 긴장감보다는 편안함이 점점 더 짙어지면서...

  기대감을 충족시키보다는 우려했던 것보단 덜 어려워서 그래도 나름 괜찮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책이었다. 

 

  친구들과 만나면 자연스레 찾게 되는 카페.  맛있는 커피 한 잔과 잔잔한 음악이 깔리고.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다. 생각만으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되는 그림이다. 학교를 졸업하기 전에는 카페에서 친구들과 하는 수다가 거의 정해져있었다.                             연애, 공부, 유행하는 것들에 대한 것들..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이야기 속에 슬금슬금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재테크. 요즘 어느  분야가 뜨고 있으며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한다더라..라는 식의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게 된 것이다.   친구들이 하나 둘 직업을 갖게 된 후에는 거의 대화의 중심이 될때도 있는 재테크. 그럴때면 왠지 모르게 주늑이 들어버린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질문을 가끔 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잠깐..곧 조용히 식어버린 커피만 매만지며 찔끔 찔끔 마시고 있는 나..아는 것이 거의 없고, 아직은 크나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보니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래선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점차 들고는 있었지만, 막상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를 할 생각을 하면 앞이 깜깜했다. 경제라는 말만 들어도 일단 긴장을 하고 보는 내게 있어, 재테크 곧 경제는 너무나도 큰 산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재미도 조금 있으면서 경제 이야기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을만한 지침서가 있음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경제신문이 스포츠 신문보다 더 재미있어지는..이라는 표지 글이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보이는 즉시 재미있는 기사 거리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시선이 가곤하는 스포츠 신문.       절대적으로 외면하곤 했던 경제신문이 스포츠신문보다 더 재미있어진다라는 글이 나의  관심과 기대치를 확 끌어올린 것이다.

 책은 총 4가지 마당으로 이루어져있었다. 첫번째 마당은 아는 척하기 딱 좋은 경제 상식들이라고 해서 기본적으로 알고 있으면 유용할 만한 여러가지 경제 용어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두번째 마당은 재테크에 도움되는 금융상식들이라고 해서 첫번째 마당보다는 보다 심도있는 경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세번째 마당은 한국경제 핫이슈 따라잡기라고 해서 현제 한국의 경제 상황들이나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고서는 잘 몰랐을 여러 경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마지막 네번째 마당은 세계경제 시야 넓히기라고 해서 한국 뿐만 아니라 한국과 관련된 혹은 관련되지는 않았지만 알고 있으면 유용한 세계 여러 나라의 경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책 속에서는 경제 용어나 혹은 현상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초반에는 기대와 달리 조금 어렵고, 답답한 방식의 설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읽다보니까 답답하다라는 생각은 점차 줄어들었다. 오히려 간결하고 명확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하고자 하는 용어에 대해서 지나치게 길게 덧붙이지도 않고, 일상생활에서 익숙할만한 것들을 예로 들면서 읽는이로 하여금 친근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설명이 조금 헷깔린다 싶으면 바로 아~할 수 있는 예시를 들어주는 센스가 있는 책이라고 할까?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게다가 책이 4가지 마당으로 이루어져 각각 유용하고 알찬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신문을 천천히 잘 읽다가도 경제 부분이 나오면 휘리릭 넘기기가 대부분이었다. 한 번 맘먹고 읽어보려고 해도 채 5분도 가지 않아 넘겨버리곤 했었다. 기사 속에 등장하는 용어를 몰라 내용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지만, 용어를 안다고 해도 그 배경이나 요인 등에 대해서 아는게 없기에..답답하단 생각에 바로 넘겨버리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조금 더 오래 경제 신문 읽기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 한권을 읽었다고 해서 갑자기 경제 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읽을 수는 없겠지만..그래도 전보다는 더욱 관심을 갖고 집중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에 라디오 작가분이 쓰신 "위로"라는 책을 읽었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마음이 따뜻해졌다.

  정말 제목처럼 지쳐있는 내 마음을 감싸 안아준 따뜻한 책이었다. 더군다나  작가분이 라디오 작가분이어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책을 읽으면서도 누군가가 곁에서 조용하게 속삭여주는  느낌까지 들곤 했었다.

 이 책 또한 라디오 작가 분이 쓰셨다는 문구에 솔깃했었다.  게다가 작가분은 요즘 즐겨 듣는 라디오인 "푸른밤, 그리고 성시경입니다" 였다. 당연히 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  층 더해졌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마치 예전에 꽃잎을 가지고 속삭이듯 혼자서 하곤 했던 놀이 같은 말.                        장난하듯 말하지만, 사실은 무척 긴장하면서 반복하던 그 말.                                    장난처럼 했지만, 남들 앞에서는 하지 못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만                   혼자서 조용히 행하던 그 속삭임. 제목을 보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잠깐 떠올랐었다.  꽃잎이 한 잎 한 잎 떨어지면서 조마조마해지던 그때의 마음까지도...  

 책 속엔 제목에서와 같이 사랑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때론 슬픔으로 사람을 울리고, 때론 기쁨으로 사람을 웃게 만드는 사랑 이야기가. 길지 않고, 짧게 짧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다 다른 내용 같고, 다 다른사람들의 이야기 같지만 결론적으론 하나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랑을 하면 모두다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그리고 마치 누군가가 곁에서 속삭여주고 있는 듯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역시나 작가분이 라디오 작가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렇겠지만...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 마치 내 가슴 속에도 찬 바람이 불고 있는 듯한 요즘.          따뜻하게 나를 감싸안아주는 듯한 책이었다.

 누군가 사랑이 보이냐고, 사랑을 믿느냐고 묻는 다면 아마도 나는 주저 없이 말할 것이다.

사랑을 믿지 않는다고. 그러나 사랑을 하고 싶다고.

앞뒤가 도통 말이 되지 않지만.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그렇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