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봤을 때, 표지를 보고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비록 제목에는 '바보'라는 단어가 붙어 있지만 표지를 통해 느껴지는 분위기는 따스함이었다. 조금은 익숙한 듯 한 그림이다 싶었는데,  역시 전에 보았던 '리버보이'의 표지를 그린 분이 그리신 표지였다. 그때도 표지가 참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번에도!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책 바보 빅터 속에는 자신이 바보인 줄로만 알고 살아온 소년과 자신이 못난이인 줄로만 알고 살아온 소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신에 의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서 자신을 단정 짓고, 제대로 된 꿈을 펼쳐보지 못했던 두 사람. 곁에서 그들을 위로해 주시는 좋은 선생님과, 그들을 지켜주고팠던 가족이 있었지만 무서우리만치 단단한 편견 속에 사로잡힌 두 사람은 쉽사리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었다. 

 우선 빅터! 그는 남들이 보기에 조금 모자란 아이였다. 사람들 앞에서 말도 당당하게 못하고, 모든 행동에는 자신감 부족에 수줍음이 넘쳤다. 사람들은 그를 바보로만 여겼다. 더욱이 두 자리수인 그의 아이큐가 공개되면서 사람들은 그를 더욱더 놀림거리로 만들었다. 아무도 그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빅터 또한 자신감을 가지라는 선생님의 말을 믿지 못하고, 더욱더 움츠리기만 했다. 

 그리고 로라!!! 그녀는 자신을 못난이로 여겼다. 어렸을 때부터 집안 내에서 별명으로 불렸던 못난이가 곧 그녀의 모습이 된 것이다. 그녀에겐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지만 그를 실천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어짜피 되지 못할 거란 마음이 항상 그녀의 행동을 제약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재되어 있던 능력의 날개를 펼치기 전의 빅터와 로라의 모습은 너무나도 평범했다. 그들의 모습은 우리 주변에서 조금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좀 슬펐다. 어쩌면 빅터같이, 로라와 같이 본인의 의지에 반해서 꿈을 펼쳐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싶어서. 

 그럼에도 그들이 꿈의 줄을 끝까지 놓지 않고 있던 모습에선 흐뭇함을 느꼈다. 희망이란 단어도 떠올려보고. 책 속의 인물들이 실존인물이라고 하니까 더욱더 전해지는 감동이 컸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꿈을 향해서 걸어간다면(자신감을 잃지 않고!!!) 언젠가는 꿈이 실현될 것이란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가장 많이 건네는 말이 있다. 
"힘내, 넌 할 수 있을 거야." 라는 짧은 말. 
그렇지만 이 짧은 말 한 마디가 듣는이로 하여금 정말 힘을 내게 해 줄 수 있다는 것, 잃어버린 자신감을 혹은 잊고 있었던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게 해 준 다는 것. 

 전작인 '마시멜로 이야기'처럼 읽는 동안은 흐뭇함을 느끼고, 읽은 후엔 좀 더 기운을 내게 해주는 책이었다.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만약에.."라는 가정을 종종 하게 된다. 
만약에 짜장이 아니라 짬뽕을 시켰다면?하는 사소한 것부터 만약에 그때 내가 잠을 자지 않고 공부를 했다면?하는 조금은 사소하지 않은 것들까지. 순간 아차 싶거나 조금 긴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엔  습관처럼 하게 되는 만약에라는 가정. 

 그래서 그런지 하나의 사건 혹은 역사 속의 일들을 생각할 때 보다 더 진지하게 만약에라는 가정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솔직히 이미 일어나 버린 과거의 일을 가지고 가정을 해 본다는게 소용없는 일이라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책 속에선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고 할 만한 인물들의 암살 사건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암살 되었는지, 왜 암살되어야 했는지, 암살 이후에 역사는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갔는지.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호기심 가득한 가정들. 평소에 역사 책을 즐겨 읽기에 책의 소재가 정말 흥미로웠다. 

 28건의 암살 사건 중에서는 익숙한 사건도 있었지만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건도 있었다. 솔직히 처음 알게 되는 사건들이 더 많았다. 책을 읽기 전에는 소재에 대해서 기대가 컸었는데 막상 책을 읽게 되니 28이란 숫자가 좀 걸렸다. 책의 규모(?)에 비해서 너무 많은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각각의 사건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점이 정말 아쉬웠다. 조금만 더 심도 있게 다룬다면 정말 멋진 책이 되었을 것 같은데...

 또한 일본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은 다른 사건들과는 남다르게 느껴졌다. 솔직히 나는 그 사건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당시 상황을 생각한다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같았기에 그 암살 사건을 부끄럽게 여기지는 않고 있었다. 그리고 당연히 그 이후에 일본에서 일어난 변화같은 것은 생각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이토 히로부미가 없는 일본에서도 어떤 변화가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좀 의외였다. 그리고 이어졌던 암살 의혹. 사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것은 안중근 의사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좀 억지스러운 이야기를..

 이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고 할 만한 암살 사건을 다룬다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만약에라는 가정을 하고 있다는 점이 호기심을 끌었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그 부분이 약하게 다루어져 있어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한 번쯤 역사적인 사건을 가지고 만약에 라는 가정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인터넷에서 이 CD를 보고 "앗~!! 이거다!!! "싶었다. 요즘 옛가요를 들으면서 호강하고 있는 나의 귀를 좀 더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곡들이 담겨 있는 이 CD~!! 집에 도착한 CD를 보고 홀로 룰루랄라 했더랬다. 이런 나를 보고 시선을 던지는 엄마 또한 CD의 목록을 확인하시곤 함께 "오~~"하고 감탄을 하셨다.  무엇보다 CD속에 내가 모르던 엄마의 애창곡이 있었던 것이다. 

 시작은 세시봉이었다. 
매일 듣던 빠르고 비트 있는 노래와는 달랐던 노래들. 
편안한 기타 연주에 마음을 울리는 가사들. 그리고 그 연주, 가사와 잘 어우러지는 목소리. 
생각지도 못한 감동에 넋을 놓고 TV를 봤었다. 이후에 최신가요 보다는 예전 노래들을 찾아 듣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엄마와의 대화가 늘었다. 
전에는 함께 TV를 볼 때 채널 다툼을 좀 했었는데 이제는 함께 보는 방송도 좀 생겼고..

 처음 이 CD를 들었을 땐 "야~진짜 완전 예전노래구나 "싶었다. 
가본적은 없지만 예전에 있었던 다방에선 이런 노래들이 나오지 않았을까?

 이 CD속에 있는 곡들은  겉에 쓰여있듯이 거의 원음 그대로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구수한 느낌의 곡들이 CD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나오는 걸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좀 묘하다. 게다가 청소를 하시면서 노래들을 따라 부르고 있는 엄마의 모습도 처음엔 좀 낯설었다. 평소처럼 흥겨운 트로트를 따라 부르실 때와는 좀 느낌이 다르다고나 할까? 뭐라도 표현해야 맞을지는 모르지만 암튼 좀 묘했다. 

 조금 놀라웠던 것이 전혀 처음 듣는 노래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몇몇 곡들은 나도 모르게 흥얼흥얼 가사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알고 있는지도 몰랐던 곡들, 아마 엄마 혹은 할머니께서 부르시던 걸 기억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익숙한 곡들이 꽤 있었다. 

 발표된 지는 이미 수십년 전인 곡들인데 들으면서 몇 십년 전의 노래를 듣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냥 한동안 듣지 않았던 노래들을 다시 듣는 기분이랄까? 유행은 좀 지난, 그렇지만 아주 잊고 있지는 않았던..정말 좋은 노래는 세월이 지나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듣는 이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해 준 음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