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친구 아이들에게 여행 다녀와서 기억에 남는 것을 물어보면

대부분 먹은 것만 기억해서 놀랐다.

부모들은 큰맘 먹고 여행을 가지만 배경지식없는 여행에 남는 것은

없는 것같다.

예를 들어 충청남도에 공주, 부여에 가기 전

백제의 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 가는 것과 일자무식으로 가는 것은 다르다.

백제의 금동대향로를 실물로 본 들 그냥 오래된 고철 덩어리인가보다하고

보고 오는 여행과

백제 금동대향로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보는 대향로는 완전히 다를 수 밖에 없다.

 

공부, 공부하면서 여행이 괴로워지도록 하면 그것도 고문이지만

간단히 여행가기 전에 박물관 들르기 전에

한 꼭지씩 읽고 가기 좋은 책이 필요했는데 마침 딱 좋은 책을 발견했다.

 

이번 주 토요일에 새로 리뉴얼한 국립중앙박물관 가기 전에도

몇 꼭지 아이와 함께 읽어보기 딱 좋은 책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거장 파블로 네루다의 동화가 어떨 지 사뭇 궁금했었다.

 

책을 결국 구해서 읽었다.

비록 번역한 글이지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노라니

아름다운 문장이 마음에까지 저릿저릿 전해온다.

 

별을 사모하다 훔친 소년은

훔친 별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고

별이 밤하늘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느낌이 들고

별의 고운 빛이 세어나오고 또 세어나와 마침내는

돌려주고 만다는 줄거리이다.

 

딸 아이에게 읽어주는데 딸 아이도 빠져드는데

초등학교 1학년이다 보니 내용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에게 읽어주니

아름다운 책이라면서 책의 분위기에 빠졌다.

 

별이 빛나는 모습, 사람들이 쳐다보는 모습,

순수한 소년의 고뇌가 아름답고

번역한 글이지만 원작이 좋아서 그런지

문장이 더할 나위 없이 음악적이다.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화 어린왕자와 같다고나 할까.

 

파블로네루다, 안녕나의별

 

소마큐브가 배달오고 나서 나는 흥분상태에 빠졌다.

원목좋고, 빛깔 아름답고 모서리 처리 잘 되어 있다.

상자는 모서리에 자석이 처리되어 있어 뚜껑이 깔끔하게 닫아지므로

아이가 가지고 놀다 큐브를 잃어버리고 울 염려가 없다.  

 

 

8살 우리 딸은 소마큐브가 공부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드는지

골몰하게 빠져서 스스로 만든 소마큐브 사진도 찍어놓고 한다.

우리 딸 친구들도 소마큐브를 보며

"이게 뭐야?"하면서 즐겁게 같이 논다.

 

왠만한 장난감이 하루이틀을 안 가는데

소마큐브는 지겹지도 않은지

일주일이 되었는데도 집중해서 가지고 논다.

장난감보다 낫다.

 

아이들이 수학을 포기하는 이유 중에 가장 커다란 부분이 도형이다.

입체도형이 나오고 공간개념이 나오면

아이들은 수학에 흥미를 잃고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의 인생을 걷게 된다.

 

부모가 아이에게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해주는 일 중

최고봉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놀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놀다보면 수학능력이 자라는 교구를 마련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이매스 소마큐브를 만나서 나도 아이도 즐겁다.

조이매스, 소마큐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