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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멍때리고 웹서핑을 하다가 제목만 보고 ’연애지침서인가?’라는 생각에 신청하게 되었다. 택배를 받아들고는 그 자리에서 한참동안 뻥지게 차례를 훓어보았다. 경쟁적인 비지니스와는 전혀 관계없는 직장을 가지고 있는고로 이런 책은 누군가 읽으라고 선물했어도 사실 읽지 않았을 것이다. 굉장히 드문 만남을 가지게 된거다. 그 점에 의의를 두고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언제 한번 이런 책을 읽어보게 될까’ 도닥이면서.
저자는 우선 남자와 여자 싸움을 붙이려고 이 책을 출간한게 아니라 그저 성별이라는 유리벽에 의해 소통이 되지 않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고 오랜 알파맨의 생활 끝에 자신이 배운 몇 가지 비지니스 활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 서론에서 자신이 느낀 몇몇 여자들의 느낌을 제시했다. 여자들이라면 한번쯤은 실수로라도 해봤을 법한 것으로 몇 가지만 골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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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은 여자와 일할 때 드는 생각은 이런 것들이다.
가끔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귀엽게 보이려고 한다(여자들은 여자다운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제대로 협상할 줄 모르는 무능함이라고 부른다).
업무상 우리가 그녀의 뜻을 거스르면 기분 상해 하거나, 울기도 하며, 화내고 상처받다가 이내 무너져버린다.
끝까지 지켜야 할 비밀을 지키는 법이 없다.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나한테 더 엉겨붙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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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소개된 알파맨, 즉 일 잘하는 남자의 이미지는 드라마에서 시청한 바 그대로이다. 추진력있고 목표지향적이고 인생의 지위에 관심있고, 업무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그저 미친 듯이 임무에만 열중하는 모습. 그치만 그들은 모든 걸 다 아는 게 아니고 그저 알파맨이 모른다는 사실을 고객이 알기 전에 미리 찾아보는 능력이 뛰어난 거라고 한다. 이점은 학교에서도 통한다. 정말 깊게 다 알려고 하면 기본적인 교과서 내용도 다 알기 어렵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가 선생님께 심도있는 질문한다면 답변을 해주기 전까지만 선생님은 알아오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기가 어디 쉬운가. 참 짧은 시간 안에 최대의 능력을 발휘해야만 하는 그야말로 저것도 ’능력’이다.
알파맨과 유사하게, 일을 잘하는 여자를 알파우먼이라고 한다. 다만 잠깐 사이에 권력을 놓쳐버리는 일이 허다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적당한 것을 좋아하는 여자들의 특성 때문에 남자들보다 자신이 원하는 액수를 크게 제시하지 못해 같은 능력을 가지고도 적은 돈을 받게 된다고 한다. 사실 그렇다. 더 많이 제시하는 것은 왠지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마음도 불편하니까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적게 씀으로써 주변을 살피게 된다. 이로써 무엇보다 왜 세상의 남자들이 그렇게 자신감이 차고 넘쳤는가에 대한 의문이 조금은 풀렸다.
본론으로 들어가 직장에서 자기무덤 파는 경우와 그를 넘어 무능한 남자들이 가지는, 여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는 법도 소개해놓는다. 그 중에는 내가 저질러놓고 후회했던 일들(위에 저자가 제시했던 몇몇 여자들의 특성과 중복되는 것도 있다)도 있었고, 의식하지 못했던, 이중적인 내 모습도 발견했고, 한국 사회에 만연하고 당연시 여겨지는 몇몇 인식들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일들도 있고 나 또한 무디게 반응하여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 받았던 것들도 있었다.
크리스는 ’이럴 땐 이렇게 하는게 좋아. 응. 이렇게 해-’라고 알려준다. ’꼭 써먹어야지!’ 다짐하며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별 다섯개짜리 비법도 찾아냈다. 바로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경고를 주는 방법이다.
마치 다른 사람이 내게 그런 행동을 보여 기분이 불쾌했다는 것을 당사자에게 돌려 말하게 되면 당사자는 화자에게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이런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그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알게 되어 다음부터 주의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인과 얘기한 적이 있는데 지인은 자신도 언젠가 ’SOS’라는 프로그램을 봤다면서 매맞는 아내가 남편에게 다른 집 얘기인듯 그 아내가 불쌍하다거나 남편이 너무했다는 식으로 말하면 남편이 무의식적으로 아내를 때리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자제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결혼 후 출산휴가가 직장에서 해가 되지 않게 대처하는 법이라던가, 직장 동료와의 술자리에서 끼어야 할 때와 빠져야 할 때를 구분지어주거나, 감정에 대한 컨트롤, 심지어는 남자가 먼저 싸움을 걸어올 때 대처법까지도 설명해놓았다.
곧 이 책은동특성을 분석하고 남자들과의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와 관련된 몇 부분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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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짓을 할까? 왜 부정적인 부분에서 집단적 경험을 찾는 것이 중요할까? 사회 시스템 자체가 여자는 자신에게 인색한 반면 남자는 스케일 있는 삶을 살게 한다. 하루는 뉴욕의 대형 서점에서 잡지를 뒤적이다가 여성잡지 표지에서 재밌는 제목을 보았다.
"칠칠치 못한 놈 어떻게 차버릴까"
"당신을 버린 남자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법"
"당신을 배반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
장난하는 건가? 당신은 이런 잡지를 통해 재미없게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반면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남성 잡지 표지에는 이런 제목이 붙어 있었다.
"새로 나온 벤츠,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가 그것을 원하는 이유"
"모든 남자들이 알아야 할 성공 요소"
"최고의 삶을 사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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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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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모든 사람이 모임에 나왔는지 확인한다. 사실 여자들은 모임에 소속되기 위해, 그리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나오는 것이다. (중략) 반면 남자는 밥벌레가 되지 않기 위해 첫날부터 어떤 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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