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네꼬일본어 이벤트 당첨으로 얻게 된 일본어문형사전은 처음부터 크게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형사전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지도 못했고 종이로 된 사전보다 전자사전에 친숙했었기에 정확한 필요용도는 모른 채 받았다.

그러나 서문을 읽고 범례를 살펴보며 책의 구조를 보게 되면서 이 책이 번역가를 지망하는 나에게 있어 정말 중요하고 앞으로의 일본어 학습에 상당히 유용할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편저자 그룹 쟈마시이(Group jammassy)는 교사와 어학자들을 위한 일본어문형사전(教師と学習者のための日本語文型辞典)으로 1998년 처음 책을 선보였다. 그 이후 많은 수요로 2000년에 제판(製版)되었고 2001년도에는 중국어로 번역되어 중국어판 일본어문형사전으로, 2011년에는 한국어로 번역되어 일본어문형사전 한국어판으로도 출간시켰다.

이 외의 그룹 쟈마시이의 행적은 보이지 않지만 일본어문형사전 한국어판의 번역자 대표 인사말을 보면 오사카대학의 대학원에 학생으로 있을 때 교사와 어학자들을 위한 일본어문형사전을 한국어판으로 출판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게 되어 시작했다고 한다. 추측건대 그룹 쟈마시이 소개 내용에 있는 오사카 대학원 교수님 중 어느 한 분이 재학 중인 한국학생에게 이런 제의를 했던 것 같다.

이렇게 일본어문형사전 한국어판은 당시 오사카대학 외국어학부 대학원생들이 주축이 되어 6명이 번역에 참여하였다. 그래서 여기에서 번역은 6명이 상의하고 합심하여 만든 공동번역이다. 일반적으로 공동번역이라 하면 문장의 통일성이 없어지거나 내용의 일관성이 모호해지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여기 사전에서의 공동번역은 참으로 훌륭한 선택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많은 예문은 법령, 소설, 문제집, 뉴스기사, 대화 내용을 총체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한 문장 한 문장이 각각의 내용이 있으며 각 개의 예문이 짤막한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여럿이서 번역함으로써 더욱 높은 완성도를 가지게 되었다. 또한 3인칭을 지칭하는 그녀(彼女)가 갑자기 나오는 예문이 있었는데 그녀를 김영희라는 인물을 지칭하는 것으로 바꾸면서 번역자들의 센스가 느껴졌고 번역 문장 하나하나 고민한 흔적이 녹아있었다.

이 외에 이 책의 전반적으로 좋은 점들을 나열하면 이렇다.

이 책은 그룹 쟈마시이가 외국인들을 겨냥하여 만든 것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을 위해 일본 문화와 관련된 용어들을 배제해 두었고 지루하지 않은 예문을 인용, 정례(定例)와 오례(誤例)의 열거, 자세한 부가설명, 모든 한자의 요미가나 등은 저자들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더불어 발행을 구로시오 출판사가 맡게 되면서 인쇄를 일본업체가 맡게 되었다. 이 덕분에 기존의 한국출판 사전들의 팔랑거리는 얇은 용지와 달리 일본 출판물 특유의 내음이 나는 정갈한 용지와 가벼움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한가지 고쳐야 한다면 범례 9페이지에 나오는 문법 관련 기호 (3)イ형용사에서 イ形容詞를 イ형용사로 바꿔야 하는 데 몇 개가 오류가 났다. 그러나 이 외에 현재 읽은 페이지까지 별다른 오타라던가 오역은 안보였다.

일본어와 한국어는 다르다. 일본어를 한국어로 번역해서 봤을 때 그 의미가 같아 보이지만 일본어 문형으로만 두고 봤을 때 뒤에 긍정, 부정, 추측, 확신 등에 따라 그 용법이 다르다. 일본어는 한국어와 같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 그 오류를 알고 수정하는데 어려울 것이다. 여기 있는 일본어문형사전 한국어판을 통해 간편함과 유용함 때론 무료함을 달래는 좋은 책으로 일본어를 즐기면서 재밌게 배워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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