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잘못 놀려서 망가진 인생? - 미스터 후회남.

이 책은 입을 잘못놀려서.. 너무 정직해서? 인생을 망쳐버렸다고 할 수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사실, 이 남자의 인생에서 결정적인 문제는 입만은 절대 아닙니다.
입을 잘못 놀린 건 문제의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미스터 후회남~ 이 작품을 본 분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거 같더군요.
입을 잘못놀리면, 경솔한 행동을 하면, 망한다.

하지만, 전 다른 방향으로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뭐가 문제인가?

전 말의 문제보단, 체제의 문제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성향은 날때부터 만들어지는 것으로, 원래 성격을 타고 나는 점도 있지만, 환경의 영향도
크다고 봅니다.

주인공이 15살때는.. 공포의 문화대혁명 시기였습니다.
입만 잘못 놀리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가는 시기
지식인과 자본가들이 사상변화를 시킨답시고, 끌려가서 모욕을 당하는 시기.
비이성적인게 현실적이고 당연하게 생각되던 시기.

이 시기에 우리의 후회남은 후회할 짓을 저지르고 맙니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살고 있던 곳을 잃고.. 아버지는 끌려가서 반병신이 되고.. 어머니도...

늙고 나이든 세대의 사상을 바꾸어야 한다. 
46년 해방이후 태어난 세대가 늙은 세대를 훈육해야 한다..
이런 정신나간 개념의 홍위병들이 판을 치고 있던 상황에, 광셴은 어떻게 보면..
어리버리하게 동참한 게 잘못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낡은 자본주의 체제에 젖어 있는 구세대를 비판하라고 해서, 아버지를 비판하고
성(性)적인 것을 비판하던 그 시대에.. 아버지의 욕구를 비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한 것이죠..

철이 들기전의 사상주입의 폐해를 아주 잘 보여주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결국, 광셴도. 사춘기의 열기를 겪으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으니 말이죠..

광셴은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께.. 제대로 피를 이어받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버지에게는 성욕구의 갈망을..
어머니께는 뭐랄까. 남이 말하는 걸 곧이곧대로 믿는 순진성을..

다만, 아무생각없이 생각나는대로 너무나 거리낌없이 말하는 습관은 어디에서 배워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조금만 더 생각해서, 조금 더 알아보고, 신중히 했으면 문제 없었을 것을...
경솔하게 이야기하고, 행동하고.. 어떨땐 반대로, 너무나 망설여서 그르치고...

이 작품에서 주인공의 행동은 매우 극단적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과연.
완벽하게 행동하고 있을까요.

사소한 말실수로 사람을 해치거나, 후회하거나... 

시대가 니쁘다고 할까요. 
어이없는 상황에 의해서 강간죄의 누명을 쓰고 10년의 감옥생활을 하고, 돌아와서
그나마 큰 부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찾았지만, 여기저기 사기당하곤 그대로 재산을 날려먹고...

이 책을 소개할 때 엽기코믹 화제작이라고 하였는데..
제가 받아들이기엔, 주인공의 끝도 없는 .. 그래서는 안 되는 순진함 - 난 거짓말은 못해 -
에 연민을 느끼게 되는군요.. 

엽기적이라기 보단, 말도 안 되는 체제에 대한 비판정신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쓰신 동시님은 1회 노신문학상 수상작가라고 하네요.

딱 느꼈습니다. 현대판 아Q는 바로 이 사람이라고. 
변화의 물길속에서 희생당하는 ... 그러면서 모든 걸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후회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라는 느낌.

그나마 아Q처럼 참수? 교수? 총살? 아마 총살이 맞는 듯 하군요... 
죽음을 당하진 않고, 아버지도 식물인간 상황에서 정신이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라.. 위안이 들긴 합니다.

아들의 후회. 이 모든 후회를 들은 아버지.. 아버지의 눈에서 나온 눈물이... 정신이 들어서 난 눈물
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미스터 후회남. 중국의 60년대와 현재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일상에 있어서 경솔하지 않는 판단과 말의 중요함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이 분의 인생은 전부 어디로 갔는지.. 늦게서라도... 여동생을 찾고. 후대를 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