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술술 읽혀지는 정이현작가의 책이다.

반가운 마음에 보자마자 인터파크 헌책방에서 장만했다.

헌책방이지만, 특급제품을 샀기 때문에 책은 완전 새것이다.

시중가보다 2500원(책값 4800원 배송비 2200원)이나 저렴하게 구매했다.

이제는 책을 사고 싶을 때는 헌책방을 먼저 뒤져봐야겠다는 생각이 깊게 박힌다.

 

본론으로...

 

책의 겉표지부터 심상찮았다. 전체적으로 분홍색을 띠고 있지만, 분홍색이 전달하는 따스함 보다는 오히려 빨강색의 느낌에 가깝게 스산하다.

예전의 영화 분홍신이라는 스릴러 영화 제목이 떠올랐다.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그 영화의 스릴러 기분과 일맥상통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분홍색 바탕에 분홍구두를 신고있는 여자아이의 하반신만 그려있는 겉표지. 그리고 제목이 떡하니 너는 모른다. 도대체 뭘 모른다는 것일까? 의문과 함께 책을 펴들었다.

 

첫 내용은 역시, 추리소설처럼 시작했다. 한강다리에서 물위에 떠오른 남자 시체에 대하여 언급을 하고, 과연 그가 누구인지 물음표만 던져놓고, 3개월전으로 거슬러 올라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한 가족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아빠(김상호): 무역업 종사, 무엇을 중개하는 지 법을 넘어선 영역에서 냄새나는 돈을 버는 느낌을 받는다. 이혼 후, 전영옥과 재혼한다.

엄마(전영옥): 화교출신, 타이완 출신의 부모가 한국에 와서 자리를 잡았다. 

큰딸(김은성): 본부인으로 부터의 첫째딸

아들(김혜성): 본부인으로 부터의 둘째아들

막내딸(김유지): 전영옥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 딸

 

이 가족은 행복한 가정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가족이라는 단어로는 엮어져 있지만 서로들 타인과 같다. 서로 잘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않고 모두 따로따로 각개전투로 덤덤히 살아간다. 간섭하지 않는 것이 미덕인양 서로를 구속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고 서로에게 방관자와 같은 그런 모습이다.

 

막내딸이 없어졌다.

다들 그렇게 무심히 살아가는 과정에서 이탈이 일어난 것이다.

 

가족 한명한명의 입장으로 시선이 옮겨지면서 이야기는 전개되는 데, 이 역시 읽으면서 서로 딴세계를 이야기한다. 정말 그들은 따로 논다라는 말이 어울린다.

 

딸을 찾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또다른 세남자.

문영광: 딸을 찾기 위해 아빠가 고용한 합법적이지 않은 해결사

밍밍: 엄마의 오랜 연인

장재우: 김성은의 오래전 같이 놀던 패거리 중 한명

 

과연 한강다리에서 시체로 떠오른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 김유지는 어디로 간것일까?라는 의문을 해소하고픈 욕구. 그리고 가족이지만, 서로와 공유할 수 없는 꺼끄러운 가족구성원들의 비밀을 알아가는 쾌감이 이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한 원동력이었다.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가족"이라는 구성에 대해서 반성하고 싶었던 것인 듯 하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를 가장 잘 아고, 가장 아끼고 사랑해야하는 혈연이다. 그런데, 요즘 어떤가? 돌이켜 보자. 함께 살고 있는 가족에 대하여 얼마나 잘 안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를, 그리고 가족보다도 타인에게 친절한 당신. 가장 가깝고 편안하다는 이유로 지나가는 행인에게 대하는 것보다도 못하게 가족에게 함부로 대하고 있지는 않는지? 너는 모른다. 당신의 가족을. 당신이 모르고 있다는 것조차 너는 모른다.

 

그리고, 역시 사람은 일상생활을 깨고, 무언가 잃거나, 드러놨다 엎었다할 정도의 사고가 나야만 깨닫는 단순동물인 듯 하다.

 

정이현 작가의 흡입력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유쾌한책이었다.

 

=초이=

 

1. 조직에 대한 정의_우리사업은 무엇인가?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조직

 

2. 명확한 목표

 

3. 마케팅

*고객의 "현실,욕구,가치"

*그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무엇을 원하며, 무엇을 바라는지

 

4. 매니지먼트의 중요한 역할

*일하는 사람들이 성과를 올리게 한다

*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만 한다. 일을 제대로 못하면 안된다. 일이 전부라는 의미가 아니라, 일이 최우선이라는 의미다.

*일한 보람을 느끼게 하려면 일 자체에 책임감을 갖도록 해야한다. 책임감을 갖게하려면, 생산적인 일, 피드백 정보, 지속적인 학습이 필수적이다.

 

5. 이노베이션

* 더 새롭게, 더 다르게

 

6. 매니저의 근본적인 자질

* 진지함

 

7. 탑매니저

* 탑매니저는 담당분야에서 최종적인 결정권을 지녀야한다

*자기담당 이외의 분야에 관해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려고 하면 안된다. 그 분야 담당 멤버에게 맡겨두어야 한다.

*사이가 좋아야 할 필요는 없다. 서로 존경할 필요도 없다. 다만 서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 회의실 밖에서 서로 이러쿵 저러쿵 하거나 비판하거나 헐뜯어서는 안 된다. 서로를 칭한하는 일도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

*팀에는 캡틴이 있다. 캡틴은 보스가 아니라 리더다.

 

등등

 

요즈음. 뒤숭숭하고, 변화에 갈증을 호소하고 있는 무언의 분위기

우리팀, 우리회사에 대하여 반추하게 된다

평소 생각했던 바와 다를 바 없지만, 특히 마케팅 부분.

우리팀은 팀원에 대한 마케팅부터 시작해야할 듯 하다.

난, 마케팅 대상자가 되길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요구하고, 원하고,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반영이 되면 일하기 신바람날 것 같다.

즉, 내가 일을 함에 있어서 나 자신이 중심이 되어 고려되길 원하는 것이다.

 

나 스스로라도 나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야겠다.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원본을 읽어봐야겠다. 

 

=초이=

폴오스터가 주로 소재로 삼는 "우연"이 책 제목에 떡허니 있으니, 대놓고 우연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 소방관 "짐 나쉬"가 아버지에게로부터 받은 유산 20만불을 계기로. 가족과 직업을 뒤로하고, 스포츠카를 타고 일년간 자유를 빙자한 달림으로 돈을 탕진한다.

 

가족, 직업에 얽매어 살기를 거부하고 선택한 자유! 그러나 그 또한 결국, 차안에 갖혀있는 스스로의 모습에 진정으로 추구한 자유를 찾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던 중, 1만불 조금 넘게 남아 더 이상은 잃을 것이 없다고, 이러한 생활을 종지부 찍고 싶다라고 생각할 바로 그 시점에

우연히, 온갖 허풍의 도박꾼 "잭 포지"를 만난다.

 

주인공은 그나마 남은 돈을 모두 "잭 포지"의 도박에 걸기를 자처하고 인생의 전환으로 삼으려고한다. 주인공은 패자부활전, 너무 늦기전에 자신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을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무모한 도전으로 부터 기인된, 이미 정해져 있는 듯이 도박에서는 지고 판돈이 모두 떨어지게되어 마지막 자산인 차까지 판돈으로 바꿔 완전히 잃으면서 추가로 1만불 빚까지 진다.   

 

짐 나쉬와 잭 포지는 빚을 갚기 위해 도박상대자인 갑부의 대저택에서 성벽을 쌓는 노동을 통해 그에대한 보상으로 빚을 갚아나가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결국, 정해진 틀안에서 노동에 대한 보상과 안정감을 느끼며 적응해 나간다.

 

의심과 미스테리와 같은 전체적인 분위기의 내용.

 

우연이란 인생을 걸만큼 중차하진 않지만, 뜻하지 않은 우연에 의해 좌우되어 인생의 방향이 결정지어질 수는 있겠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운명이라고 말하곤 한다. 우연이라고 치부해버리면 책임감이 조금은 경감될 수있는 위안이 드는 것일까? 하지만, 그 우연이란 일종의 사실인 것이고 그 상황에 대한 결정과 선택은 본인의 의지에 따른 산물인 것이다.

 

우연에 인생을 걸기란 경거망동이다.

 

폴오스터는 이번에도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틀만에 섭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폴오스터의 책을 모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초이=

 

책을 마지막으로 덮는 순간 아차 싶다.

우연의 음악 원제가 "The Music of Chance"인 것이다.

Chance! 그래 Chance는 우연이면서도 기회인 것인데...

어감이 다르다. 우연은 별거아닌 스쳐 지나가는 사건인 듯 하고.

기회는 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있는 것이니 잡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