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펼치면 우선 이 책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세 주인공이 각각 자기 파트를 이끌어가는 구조로 시작된다. 서로 하는 일도 살아가는 공간도 다른 이 사람들이 어떻게 엮이게 되는 걸까 싶었는데 세오시장에서 기획한 야바위대회를 방송화하려는 시도로 세명의 주인공이 하나의 고리로 묶이게 된다.
이 책을 풀어가는 우리의 세 주인공은 전혀 거창하지 않아 어찌보면 밑바닥은 아닐지라도 하향곡선을 그리는 삶을 사는 그저 평범한 보통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살기위해 의기투합해 일을 만들고 만다. 침체되어가는 시장을 어떻게든 살려보고자 도박이지만 확실히 눈길을 끌수있는 야바위대회를 기획하고, 그 대회를 방송에서 더욱 거창하게 부풀려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일확천금을 꿈꾸며 모자라지만 남다른 재주를 가진 아들을 이용하려는 부모...각각 나름이 무리수를 두고 일을 만들지만 세상은 그리 너그럽지가 못하다.
책을 읽으며 이래도 될까 싶었던 것들은 여지없이 문제화되고 가뜩이나 내리막길에 올라선 주인공들은 끝없이 추락하고 만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은 항상 가난과 역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노력해서 성공한다는 비현실적인 설정으로 사람들을 위로하지만 이 책에서는 모든 일이 마음먹은대로 쉽게 되지 않는 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다.
그래도 삶은 계속되듯이 우리의 주인공들은 또다시 내일을 꿈꾼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장에서 장사나하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 상인회에 목숨거는 정기섭, 잘나가던 피디에서 겨우 연명하는 중소 프로덕션 사장으로 전락한 박상운, 약간 늦자라지만 남들이 못듣는 소리를 듣는 소년 김일우 모두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일 수 있는 모습들이어서 친근감과 안타까움으로 책을 읽었습니다. 모두가 일이 잘 풀렸으면 좋았겠지만 인생이라는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기에, 힘없고 빽없는 사람들에게는 더더욱 그렇기에 오히려 더욱 친근감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네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책소개를 봤을때 김일우라는 소년의 이야기를 많이 부각시켜서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가 정말 궁금했었는데 그저 부모 손에 이끌려 이용당하다가 아예 세상의 소라와는 귀를 닫아버리는 것으로 전개되어 있어서 읽기전에 김일우라는 인물에게 했던 기대에 못미치는 것 같아 약간 아쉽더라구요.
그래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책이었어요. 일우가 앞으로는 행복한 소리만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