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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컴의 기이한 행동은 이유가 없는 게으름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을 괴롭히며 그저 아무생각없이 편하고 살고자 하면서 뭔가 있어보이고자 하는 허영일 뿐이라고.... 이름없이 그저 동생이라고만 나오는 동생의 말처럼 형이 죽어야 가족이 정상적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내내 끊이질 않았다. 그런데...

멜컴은 침대 밖에 있을 때나 침대 위에 있을때나 가족의 중심에 있는 존재로 묘사된다. 어딘가 이상하고 독특한 면이 있는 아이였지만 부모님과 연인 루, 그리고 동생에게까지도 멜컴은 중요한 존재였다. 동생은 어려서부터 형의 그늘에 가려서 모든 것에서 소외된 상태에서 자라서 자신감도 부족하고 비젼도 부족하고 삶에 대한 애착도 그리 강하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형을 미워하면서도 존경하고 사랑한다. 이 책의 동생을 보면서 이전에 읽었던 <에던의 동쪽>에서 아론과 칼이 떠올랐다. 에덴의 동쪽에서 칼은 <베드>에서의 동생과 다른 방향으로 자신을 표현했다는 것은 다르지만 어쨌든 두 동생 다 형에 대한 열등감때문에 인생이 자유롭지 못한면이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멜컴은 동생 뿐만아니라 엄마에게도 성인이 된 아들을 20년 가까이 아기처럼 뒷바라지하게 하고 아버지는 점점 더 자기 세계에 빠져 살게 하고 연인 루도 20년 동안 기다리게 방치한다 한마디 변명도 없이... 그래도 모두들 나름 만족하며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모습에 황담함을 넘어 화가 나기도 했다.

어려서 부터 뭐든 처음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던 한 소년이 어른이 되어 남들과 똑같이 살다가는 삶이 싫어서 자신의 특별한 삶을 위해 주변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인물로 비춰졌던 멜컴이었는데 소설의 마지막에 동생이 형이 우리가족을 망가뜨렸다는 비난에 오히려 자신이 가족을 구원했다는 엉뚱한 말을 한다. 그뒤에 이어진 멜컴의 말을 읽고 생각해보니 우리가 매일매일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행하는 삶의 행동들이 정말로 내가 원하는 것인가? 사람마다 행복의 조건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멜컴 말대로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루에게 빼았겨 상심이 컸는데 품으로 다시 돌아와 20면 동안 보살필 수 있었다. 가족에 대한 헌신이 삶의 목표인 엄마에게 삶의 의미를 주었고 남아프리카 광산에서의 사고로 평생 괴로워하던 아버지에게는 새로 도전할 과제를 주었고 동생에게는 평생을 두고 사랑하던 루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평범하게 사는 것이 두려웠던 본인도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받는 특별한 인생을 살 수 있었으니 그를 비난만은 하지 못하겠다.

자칫 그저 미련스러워 보일 수 있는 소재였는데 이 가족을 보며 다양한 모습의 가족이 있을 수있으며 멜컴의 가족을 약간은 이해 할 수는 있을 것 같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족에게 바라는 보편적인 것들만 생각할게 아니라 내 가족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좀더 주의깊게 살피고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