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유효적절한 경제학적 사고 및 방법론, 특히 많이 쓰이는 핵심용어들을 소개하고 있기에 권할만한 경제학개론서이지만 주의할 점 몇가지.
첫째, 각장의 경제학적 토픽과 예로 끌어들인 영화가 유기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지는 못했다. 그냥 소개하고 싶은 이론과 주제나 소재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는 영화를 선별해서 경제이론 따로, 영화내용 따로 써내려가고 있는 느낌이다.
둘째, 사랑과 가족, 매스미디어와 교육까지 폭 넓은 대상을 아우르지만 그런 다양한 현상을 고찰하는 개념틀로서 미시경제이론 쪽에 치중하고 거시경제나 국제경제 측면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세째, 경제학적 개념을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학원론' 책을 옆에 두고 저자가 피상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핵심단어와 이론들의 도해적 고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개론서이다.
네째, 책속에서 인용되는 영화들을 반드시 봐야지 실감나고 재밌는 책이 될 것이다. 강의 목적으로 쓴 글들이어서 의도적이겠지만, 영화 설명도 그리 친절한 편이 아니어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각 장의 내용들이 모두 당황스러울 듯.
다섯째, 오자가 너무 많다. 괜한 트집이 아니라 독서에 심각한 지장을 줄 정도로 오자가 난무한다.
하긴, 원론(原論)이 아닌 다음에서야 어디 개론(槪論)이 완벽하게 모든 세부분야를 망라하고 요모조모 자세한 내용까지 정확히 전달할 수 있겠는가? 지적사항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껏 접해본 경제관련 서적들 중에 가장 재밌고 체계적으로 경제이론을 정리해 놓은 입문서로서 추천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