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요즘 산문집이 끌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병률님의 "끌림"이후 도서관에서 "보통의 존재"를 찾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상당히 호기심을 갖는 나에게, 이번 책은 정말 공감되는 것도 많았고, 느낀점도 많았다.
나는 아직 결혼은 안 했고, 결혼생활도 경험 못 했지만, 저자를 통해서 어느정도 간접
경험을 하게 되었다. 책 속 내용 중 [결혼식]중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스무 살이 넘어 처음 사랑에 빠지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모든 시공간이 정지한 채
오직 너와 나만이 존재하던 시간들. 그러나 더욱 잊을 수 없는 순간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에게서 내 마음이 멀어지는 걸 느끼던 순간이었다. 그때의 충격과 상실감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종말의 순간은 너무 빨리 찾아왔고, 그 어떤 무엇으로도 돌이킬 수 없었다.- P.21
사랑을 그리고 이별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이 말에 정말 공감이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정말이지 너무나 공감이 되면서 한편으로는 정말 슬픔이 밀려왔다...
정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저 마음을..
그리고 너무나 공감이 되는
-이별 뒤의 사랑-
- 워낙에 이별이 횡행하는 세상이 되다보니 이제는 이별이라는 게 정말로 이별이 아닌 세상이 되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헤어진 연인이나 부부가 인연을 완전히 끊지 않은 채 친밀감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일이 빈번해졌다는 말입니다.
때로는 재결합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친구로 오래도록 지내기도 합니다. 좋게 헤어진다는 말이 결코 연예인들이 헤어짐을 포자항기 위해 하는 빈말만은 아닌 세상이 된 것이죠.
이별 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다시금 관계를 맺는 것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는 일입니다. 저는 그중 최고의 장점으로 서로에게 솔직해질 수 있다는 점을 꼽겠습니다. 사실 사귀는 동안은 상대방에게 100% 솔직하기란 힘듭니다. 하지만 헤어져 더 이상 서로에 대해 연연해하지 않게 되었을 때 솔직해질 수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고, 그제야 두 사람은 사귈 때보다 더욱 편하고 진실한 대화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때문에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솔직할 수 있는 이성친구는 대단히 친밀한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면 아득한 기분이 듭니다. 아직도 친구로서의 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 중 예전에 저와 사귀었던 사람들이 한때 얼마나 열렬히 서로를 좋아하고 그리워하던 사이였던가를 생각하면 지금처럼 편안한 감정이 한편으론 슬프기도 한 것이죠. 나는 그때 그 사람 옆에 다른 남자가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질투를 느낄 만큼 소유욕에 불타올랐었는데, 지금은 그녀가 누군가와 밤을 지새운대도 완벽하게 무감각할 뿐입니다.
많은 연인들이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연애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씁쓸하지만 헤어짐이 쉬어진 대신 이제는 헤어짐조차 영원하지 않게 된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하는 걸까요? 오늘날 이별 뒤의 사랑은 이렇게 다시 볼 수 없는 그리움이 아닌 담담함으로 곁에 남게 되었습니다.- p.102
이별에 대해서 나와 생각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 글 입니다. 정말 이별 후에, 어떻게 친하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인데,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고, 지켜볼 수 있을까요..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본문 속 구원이라는 글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 작은 변화가 생겼다. 본격적으로 책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은 서점에 들러도 이 책 저책 들춰보기나 할 뿐 그저 서점에 가는 것만으로 만족하던 내가 읽지도 못하는 책을 사게 된 건 친구의 조언 때문이었다. 2007년, 나는 한 사람 때문에 열병을 앓았고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만큼 커다란 고통을 겪었다. 그것이 도저히 나의 힘으로는 스스로를 구해내지 못할 지경이 되자, 절망 속에세 친구에게 구원의 손길을 청했을 때 친구가 알려준 해결책은 다음과 같았다.
"석원아, 공부해. 그리고 운동해"
p.146
저도 책을 읽게 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였습니다. 그전에는 책일 왜 읽는지를 몰랐는데, 고등학교 야자시간에 할 것도 없고.. 책을 읽다보니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좋아 그때부터 조금씩 책을 접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요즘 더욱 더 책을 찾게 됩니다. 지인들한테 추천도 많이 해달라고 합니다. 저도 저자님의 친구가 해주었던 저 말이 정말 와닿습니다. 공부해, 그리고 운동해..
사랑했던 사람
누군가 이런 말을 해주었다.
"사람은, 전생에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로 다시 태어난대요. 전경린이 그랬어요. 나는 누구를 사랑해서 지금의 내 얼굴이 되었나. 당신은 또 누구를 사랑해서 당신의 얼굴이 되었을까."
내가 전생에서 이 얼굴을 사랑했다고?
이 얼굴을..?
믿기지가 않는다. - p.173
정말 전생이라는게 존재한다면,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두 사람
"계속 내 생각만 나지?"
"네."
"어려서 그래."
"나도 계속 네 생각만 나."
"왜요."
"늙어서 그런가봐."
p.216
커플들이 가장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네 생각만 하게 되는 것..
친구가 해줄 수 있는 것
인생은 어차피 혼자고
외로움과 고독을 달랠 기회는 많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나의 외로움을 달래줄 수 있는 시간은
한 달에 한 번뿐인 것이다. p.223
정말 학교를 전주로 오게 되면서 부터 친구들을 자주 못 만나게 되었다. 공감이 너무나 되었다. 친구들이 보고싶다...^^
연애란?
누군가의 필요의 일부가 되는 것.
그러다가 경험의 일부가 되는 것.
나중에는 결론의 일부가 되는 것. p.268
연애란 정말 무엇일까?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보면서 같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연애라고 한 때 생각했었는데....지금은 모르겠다...
품 안의 애인
헤어지는 게 잘하는 것인지는 헤어져봐야 안다.
그게 문제다.
p.301
전에 애인이 가끔 하던 말이었다. "헤어져 보면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책에서 이 구절을 보았을 때 너무나 놀라웠고, 슬펐다. 물론, 헤어져 보면 서로에 대해서 알게 되겠지..사랑하는지, 아니면 사랑이 아니었는지...정말 문제다 이건...
두려움
세상의 수많은 두려움 중에서
아주 일상적으로 언제나 마주치는 것.
거절당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
p.308
거절은 정말 두렵다. 나를 위축시킨다. 여러가지 상황에서 말이다.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데 솔직히 아는 정말 얼굴에 아직 철판은 못 깔겠다...
연애는 패턴이다.
연애는 패턴이다. 드물게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연애란 매번 비슷한 양상으로 반복된다. 다시는 이런 사람 안 만날 거야, 하고 결심해도 매번 엇비슷한 사람을 만난다. 이번에야 말로 다른 사람을 만난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드러나는 모습엔 예전 그 사람의 그것이 어려 있다. 이하 생략..
누가 그런다. 내가 마음을 열면 상대는 항상 달아나더라고. 난 그런 이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세상이 문제일까, 당신이 문제일까.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여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한다. 그렇다. 내가 늘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 사람들이 늘 내게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들도 변하지 않는 것이다.
연애는 패턴이다. 그리고 그 패턴은 다 내가 만드는 것이다. 내가 바뀌면 패턴도 바꿀 수 있다. 쉽진 않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p316 ~ 317)
연애란 과연 패턴일까? 나는 다른 사랑을 찾고 싶지만, 솔직히 매번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사실인거 같다. 나에게 그런 패턴이 있나보다..
충고
답답하다. 내가 몇 번을 말해야 되냐.
연애할 때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라니까.
"이게 여자 친구인 나한테 할 수 있는 소리에요?"
이런 거 상담하지마. 니가 그렇게 느꼈으면 그게 진실이여.
그걸 자꾸 뭔가 착오가 있겠지.
원래 스타일이 그래서 그렇지 진심은 아니겠지,
이런 식으로 위안을 삼지 말라고. p.377
연애를 하며서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맞는 말인 것 같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너무 너를 알려고 한 게 큰 실수였나보다. 그냥 너를 너로써 바라봤어야 하는 거였는데..
정말 더 와닿고, 공감이 가는 구절이 많은 책이었다. 산문집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 마음의 위로가 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해서도 조금은 생각나게 되었다.
이석원,
보통의존재,
연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