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표지 속에 기저귀를 들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웃는 나를 보며 아이는 자신도 표지를 보며 골랐는데 재밌어서 너무 좋았단다. 책을 빌려주며 아이는 내게 동생이 있냐고 물어보았는데 오빠만 있다고 하자 "아, 그럼 선생님이 싸기대장, 선생님네 오빠가 싸기 대장의 형님이네요." 라며 혼자서 마구 웃는다. 그 해맑은 웃음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얼굴에도 맴돌았을까.

 싸기대장이란 동생의 별명은 기훈이가 지어주었다. 기훈이는 똥도 아무때나, 오줌도 어디서나 싸는 동생에게 왜그리 가족, 친척들이 귀엽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싸기대장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언제가 자신이 최고의 귀염둥이자 관심대장이었는데 말이다. 자신만을 사랑한다던 엄마는 어느새 동생것처럼 힘이 난다더니 싸기대장에게서 떨어질 줄 모르신다.

 싸기대장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기훈이는 싸기대장이 미워진다. (실은 엄마와 아빠가 그리고 할머니가 미워지는 것이지만) 기훈이라고 싸기대장이 귀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싸기대장이 방실방실 웃을 때는 하늘의 구름을 탄 기분이 들기도 하여 싸기대장의 얼굴이라도 만질려고 하면 엄마는 청거북 만진 손으로 만지면 안 된다며 혼을 내시니 구름 탄 기분에서 구름 구멍으로 쏙 떨어지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기훈이에게 싸기대장을 맡기고 시장을 보러 가셨는데 우리 싸기대장 울기 시작한다. 기훈이는 어떻게 할까?

 동생은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진 것 같다. 엄마 뱃속에 들어있는 동생은 존재로 다가오기 보다는 엄마 배가 커지는 신기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난 동생은 신기하고 이상하다. 특히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고 더군다나 뛰지도 못하기에 함께 놀기에는 적절치 못한 상대가 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은 동생만 이뻐한다. 왜일까? 아이들은 대부분 이런 생각을 갖지 않을까? "왜?" "왜 동생만 이뻐하지?" "왜 동생은 싸고 울기만 하는데 이쁨을 받지?" 동생을 사랑하기도 전에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겼다는 감정이 먼저 생겨나 사랑과 미움 사이에서 아이들은 혼란에 빠지기도 하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형과 누나, 언니와 오빠들에게 동생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를 따뜻하게 이야기 해준다. 또한 부모님에게는 자식들은 모두 사랑스럽다는 것을, 아이들마다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려준다.

 문득, 우리 오빠는 내가 태어났을 때, 내가 싸기대장이었을 때 어땠을까를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