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이라는 배우로 인해서 화제를 달린 마담뺑덕! 그 이름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나에게는 좀 충격이었음을 밝힌다. 더 충격으로 다가온 "사랑은 가진 것 없고 기댈 것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전경린님의 말이다. 사랑을 꿈꾸는 연인들은 가난한 사람들만일까? 사랑을 품은 사람은 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때묻지 않은 그래서 조금은 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학규에게는 아무도 없다 아내도 딸도 친구도 동료는 애초에 없었고 제자들이라는 이름은 허울뿐이었고 무엇이 남았을까? 앞도 보이지 않고 앞으로 무얼하며 살아야할지 막막할 뿐이다. 그런데도 학규에게 자존심은 하늘 높은 줄을 모르고 내가하면 로맨스요 다른 사람이 하는건 사랑도 뭐도 아닌 그저 불륜이고 일탈일뿐이다. 허무하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버림받은 그에게 불쌍하다는 말은 필요없다 그저 얼른 죽어주었으면 하는 사회악의 축 정도로 보일뿐이다. 죽지도 못하는 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학규의 어린시절은 예쁘지도 사랑스럽지도 화목하지도 못했다. 입신양명을 한 서른여섯은 너무 빠랐다. 거칠 것 없이 질주하던 그에게 바퀴일탈이 일어나고 딸 청이도 s읍의 덕이도 정말 자신을 미워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래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정하지 못했고 모든게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잘못일 뿐이었다.학규는 자신의 수업을 듣는 덕이에게 말했었다 "문학을 하면 말이다 살면서 그러면 안되는건데,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 들게 돼"라고 이 말을 할 때의 학규가 얼마나 가슴이 허했을까 혹시 절실히 느끼고 난 후에 내뱉는 말이었을까 싶으면서도 참 미련한 사람이구나 참 한심한 사람이구나 참 어리석은 사람이구나 그래서 불쌍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학규는 s읍을 더난지 15년만에 시력을 잃은지 12년만에 다시 덕이엄마가 마담이던 다방을 찾았다. 청이도 어딨는지 모른다 덕이도 자신을 떠났다. 물론 아내도 죽은지 오래다. 눈은 떳지만 앞은 보지만 눈뜬 장님처럼 어디로 가야할지를 모른다. 그는 남은 생을 어떻게 연명해 갈까 생각이 미치니 정말 세상에 제일로 불쌍한 인간이구나 싶어진다. 아버지를 사랑했지만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엄마같은 덕이의 사랑을 받았고 자신이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생각했지만 역시 자신은 어린아이일 뿐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눈도 잃고 생명도 잃은 청이 사랑했지만 가난하여서 세상의 허락을 받지 못한 덕이는 자신에게 집착하는 사채업자로인해 목숨만은 건지는 듯하다. 무슨 결말이 이런가 말이다. 날씨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기운이 가득한 마담뺑덕을 덮는다.

두렵다 가슴이 떨린다. 도망가고 싶다. 엄마이기전에 여자로서 나는 태생부터가 이런류의 이야기를 멀리하고픈 감정(성)을 갖고 있는듯하다. 문제는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에 내 몸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이런일은 실화이면 안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했다는 것은 순자의 성악설 맹자의 성선설 고자의 성무선악설과 상관없이 가정교육의 문제일 것이라는 것이 나의 추론이다. 나는 생각한다. 엄마는, 가정(가족)은 가능할 것이라고. 무엇이 가능하냐고? 아이들이 자신의 길을 걷게 만드는 것(?)을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래야 엄마이고 그래야 가정(가족)이라고. 정수는 자신을 기다려준 가족에게 "이제는 말 할 수 있다"인 모습으로 옆에 있다. 동화의 마지막 부분에 보면 대부분 ~그리고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말이 오늘따라 격하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정수는 태생이 활발한 성격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했다. 철규도 태생이 마찬가지지 않았을까? 또래의 아이들과 부딪히면서 생활하면서 성장해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서로에게 아픔을 주고 상처를 준다면 이건 아닌가 보다 하는 생각은 할 줄 아는 아이들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아이들을 만들어가는 것은 오롯이 부모의 몫일테다. 오늘 철규의 엄마 아빠는 첫단추부터 잘 못 끼웠기에 돌이킬 수 없는 범죄로 아들을 등떠밀고 있는 것일것이고 그나마 정수는 어릴적 가정의 화목이, 사랑이 있었기에 그 어처구니 없는 암흑 속에서도 버텨주고 빠져나올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같은 수업일수를 맞추는 것도 철규와 정수의 반응은 달랐다. 정신병원을 다녀오고 사회봉사를 해도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결코 터널을 빠져나올 수 없는 이런 현실을 나라면 우리가족이라면 과연 참아낼 수 있었을까? 허공에 맴도는 듯한 간절한 기도를 가슴에 굳건히 믿고 의지하면서 기다릴 수 있을까?

 

3년이라는 시간이 30년의 고통 같기도 정신없는 3일 같기도 한 것은 지나고 나서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누구도 그럴 만해서 당하는 고통은 없다는 고백이 아프다. 그 자리에 있어주고 내 편으로 믿어주고 언제나 기다려주고 항상 위하여 기도해주는 방법이야말로 내 아이와 함께 숨쉬고 살아갈 수 있는 정직한 방법이 아닐까. 내 아이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연약하며 내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멋지게 성장할 것이다.

꽃방석이 돈방석보다 몇백배는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행복한것은 그 속에 가족이라는 이름의 사랑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돈방석만 쫓아다니던 분들이라면 오늘 저와 함께 꽃방석에 한 번 앉아보시지 않으시려는지요? 가족의 사랑은 세상 어디, 세상 무엇과도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가슴 깊숙히 느끼시게 될 것입니다. 가족이 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보낼 수 있는, 줄 수 있는, 받을 수 있는 온전한 사랑을 나눔으로 위로받고 배려하며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 모든 이들이 말입니다.

 

달분이는 점심시간이 다가오는것이 못내 답답합니다. 학교 급식을 하는 시간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밥을 배식받고 친구들이랑 같이 조잘거리면서 즐거워야할 시간이지만 달분의 얼굴은 먹구름 드리운 시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바로 엄마가 일하는 곳이 학교급식 식당이기 때문입니다. 창피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곧 그것이 얼마나 창피한 것인지 깨닫게 됩니다.그런 딸을 바라보는 엄마 또한 모른척 해주는 모습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이제 달분은 당당히 점심시간에 엄마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며 친구들을 몰고 급식실을 찾습니다. 기특합니다.

달풍은 아버지에게 못할짓을 시켰습니다. 정말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손이 막무가내로 책을 가방에 집어넣고 말았습니다. 결국 서점 주인에게 들켜서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아버지께서 불려오시고 제대로 사고를 치고 만 것입니다. 그런 아들 앞에 아무말 없이 걷고 계신 아버지, 아버지의 "휴~"라는 숨소리가 달풍의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달풍은 그런 아버지의 어깨를 뒷모습을 통해서 아버지의 무게를 발견하게되고 자신의 잘못들을 반성하게 됩니다. 앞으로 달풍은 더욱 아버지를 사랑할 것입니다. 대견합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고 난 후에야 할머니와 아버지의 관계를 알게됩니다. 할머니께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꽃방석을 수 놓아서 주셨습니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꽃방석은 가족이 되어준 아들 며느리 그리고 손주들에 대한 할머니의 사랑입니다.

 

나는 내 가족들에게 이런 따스한 사랑을 주고 있는가? 돌아보게 되는 아름다고 잔잔한 감동의 사랑스러운 동화를 만난 오늘 나는 행복합니다. 분들도 이 행복감을 같이 나눌 수 있기를~우리모두에겐 가족이 있습니다. 이웃사촌보다 못한 가족이 되지 않기를 오늘 만난 달풍, 달분이의 가족처럼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