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니 꼭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 있다고....
억지로 손을 끌고 서점까지 가서 컴퓨터 모니터까지 가르켜가면서 책을 골라주는 선배가 귀엽기까지 하다. 컴퓨터가 일러준 책의 위치를 찾아가서 "분명 이 작가는 너를 두고 책 제목을 정했을거라"고....? 일면식도 없는 저자에게 무슨 그런 가당찮은 웃기는 짬봉이란 말인가?
하루도 쉼없이 앞만보며 종종거리고 줄달음치는 너를 보면 안타깝다면서 이책을 읽으면서 "아이적의 너를 버리고 여유를 가지고 쉬어 가면서 일하란다"
뭘 버려야한다는 말인가?
곰곰히 생각해도 아이적의 나를 버릴수는 없었다.
지금의 내가 세상 무서운줄 모르고 자신있게 부딪히는것은 어릴적, 우물안 개구리적의 내 모습인것같은데.....특히 초등학교때의 모습들.....그런 나를 버리라니.....
중학교때부터는 문화적 충격에 절망했던 기억들 뿐인데...그래도 읽어보라고 책값까지 지불해주는 그 손을 거절할수 없었다.
내 취향과는 전혀 이질적인 책을 받아놓고 "안 읽으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으로 가지고 왔는데 책상 머리에 밀쳐놓은 책의 제목이 자꾸 거슬린다.
선물해준 사람 성의를 봐서 목차만 봐야지!아며 슬그머니 책을 끌어 안고 책장을 펼쳐봤다.
"성공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휴’ 이야기"
이 말의 뜻이 사뭇 궁금하여 이것만 읽어 보리라며 잡은 책이 마지막장을 넘기게 하였다.
내 안에 들어 있던 분노하고, 질투하며, 잘난체하고, 조급한 아이를 끄집어 내어 마음의 짐을 벗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엄마로서의 나를 반성한다.
아이들은 할머니가 엄마를 대신 해 주었다고 생각하는 나의 아집에 쐬기를 박아 버렸다.
열심히 발바닥에 땀나게 뛰면 훗날 내 인생의 멋진 그림이 그려질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미래에 그려진 내 인생의 명화를 상상하며 열심히에 과부하가 걸린 건강은 뒷전이었다.
아이들과 교감을 갖는 것보다 열심히 경제력을 키워서 아이들에게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부족함없이 해 주는게 엄마의 직분이고 성공한 엄마를 보여주는게 아이들에게도 최선이라고 믿으며 앞만복 달렸는데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엄마는 엄격하고 자기들의 경제적 필요를 충족해 주는 사람쯤으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래 아이들에게 진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자 반성하며 평소와 다른 부드러운 목소리로 다정하게 대해주는 엄마에게 전화기 저변의 아이는 "엄마 무슨일 있어요" "왜 그렇게 말씀하셔요"
아이의 걱정어린 반문이 그동안 엄마인 내 모습을 대변해 주고 있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엄마인 나의 모습을 아직도 찾지 못하고 엄격하고 경제적 불편을 해소해주는 엄마로만 남았을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