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경제학자라고는 아담스미스, 마르크스. 케인즈 정도가 전부였던 나에게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는 아주 생소한 경제학자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는 1974년 노벨 경제학상까지 받은 유명한 경제학자였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케인즈학파 쪽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을 설명하지 못하자 하이에크는 '경제계산불가능론'을 들고 나왔고, 그 업적으로 노벨상까지 수상한 것이다. 하이에크는 시장의 자율성을 중시했으며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는 1944년 영국에서 출간된  <노예의 길>이다. 이 책에서 하이에크는 '사회주의의 길은 자유의 길이 아니라 독재와 노예로 가는 길이다'라고 주장하며 당시 확산되고 있던 사회주의에 대해 반박하고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제목만 보고는 어떤 내용일지 감이 안 잡혔는데, 1-3장 정도 읽고 나니 왜 제목이 <노예의 길>로 붙여졌는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이 주목받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그것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진실을 들여다보았던 하이에크의 혜안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이 출간될 당시에는 사회주의가 이상적인 제도처럼 여겨지며 열풍을 일으켰지만 반세기도 되지 않아 사회주의 국가는 붕괴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회주의식 계획경제가 실패할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되었고, 이후 시장의 자율성을 재고하게 되었다. 최근 시장의 자율성에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는 신자유주의는 논리는 하이에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신자유주의와 하이에크의 주장 사이에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하이에크는 모든 것을 시장에만 맡겨두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인간의 노력들을 조정하는 수단으로 경쟁의 힘을 가능한 잘 활용해야 하는데 경쟁이 잘 작동하려면 화폐, 시장, 그리고 정보망 같은 특정 제도들의 적절한 조직화가 필요하고 이것을 국가가 잘 조절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이 원활하게 되지 않을 때 바로잡는 역할이 바로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국가도 어느정도는 시장에 개입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단, 너무 많은 국가의 개입은 시장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경쟁을 독과점으로 변질시킬 우려도 있다는 것도 알아두어야겠다.

  스물 일곱, 외국에 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통장 잔고가 700만원인 걸 알았다면 당신의 선택은? 선택은 두 가지다. 돈을 많이 모으고 여행을 떠나거나, 일단 가지고 있는 돈으로 비행기 티켓을 끊고 무작정 날아가거나.

 

  스물 일곱에 나는 직장 생활 2년차였다. 그것도 매년 재계약에 시달리며 정규직을 갈망하던 비정규직 생활 2년차.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돈을 벌었는데 수중엔 펀드에 묶어 둔 돈 200만원과 타고 다니던 경차를 팔고 남은 450만원이 전부였다. 나는 그 돈으로 왕복 비행기표를 끊었다. 앞 일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비행기 표를 끊어 호주로 날아갔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돈을 벌기로 결심했다. 스물 일곱에 처음 적금 통장이란 것을 만들었단다. 100만원씩 꼬박 넣는 정기적금과 몇 만원 혹은 몇 십만원 단위로 남는 자투리 돈을 넣는 적금통장. 돈이 생기는 족족 적금 통장에 넣는 것은 물론이고 더 많은 돈을 넣고 싶어 양다리 권법까지 동원, 수입을 늘려 적금 금액을 불렸단다. 그 좋아하던 쇼핑도 안 하고 청바지에 티셔츠를 고수하며 돈을 모으길 3년, 마침내 그녀는 1억을 모았다.

 

  목표하던 1억을 모았지만 처음엔 그 어떤 일상의 변화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곧 알게 되었다. 겉으로 보는 일상은 한없이 똑같았지만 자신의 내면은 달라져 있음을. 1억을 모으는 과정은 그녀에게 돈을 다시 보게 했고, 인생을 다시 설계하게 했고, 세상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다른 말로 설명하면 돈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알게 되었고, 인생을 올바르게 사랑할 줄 알게 되었고, 세상을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알게 된 것이다. 이제 그녀는 다시 1억 만들기에 들어간다고 한다. 지금쯤 그녀의 통장엔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앉아 있을까? 그런데 돈 모으는 재미에 빠진 그녀, 과연 그 돈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이 책을 다시 읽게 된 스물 아홉의 나, 나는 그렇게 꿈꾸던 해외 여행도 하고 왔으니 이제 나도 1억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해볼까나? ^^

 

  참,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은 5가지 이유. 그것은 이 책의 220쪽에서 확인해보시라~~

  나는 신실하게 믿는 종교가 없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종교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밥을 먹을 때도, 하루를 마무리할 때도,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을 때도 두 손을 모으고 정성을 다해 기도를 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비록 나는 종교는 없지만 하느님이 되었건, 부처님이 되었건 또는 그 어떤 신이 되었건 나는 누군가를 향해 정성을 다해 기도를 하고 싶었다. 기도를 한다는건 자신의 바람과 소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될 수도 있겠지만 참회하고 뉘우침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을테니까.

 

  그래서 법륜 스님의 <기도>라는 책을 읽었다. 부제로 쓰인 ‘내려놓기’라는 말이 내가 기도하고 싶은 이유와 꼭 들어맞았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기도를 하는 목적, 기도를 해야 하는이유들이 짧은 강연록처럼 엮어져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보았던 내용은 ‘참회 기도’였다. 참회 기도는 마음 속 깊이 맺힌 응어리를 찾아서 그것이 풀어지도록 하는 기도이다. 이 기도를 할 때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 마음 깊히 맺힌 원망이 무엇인지, 자기 마음의 밑바닥을 잘 관찰해서 마음 속에 맺힌 응어리, 즉 업장이 소멸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요즘 현대인들은 몸의 병보다 마음의 병이 많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도 많고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들은 모두 마음 속에 뭔가 응어리 진 것이 있을 것 같다. 그러니 마음의 병을 풀기 위해서는 병의 원인을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업장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 스스로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되묻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럴 때 기도만큼 좋은 것이 없다. 기도로도 부족하다면 명상이나 수행을 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의 저자인 법륜 스님은 수행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고, 바라는 마음을 내려 놓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또 참회 수행을 할 때 절을 하면 마음이 수그러들면서 몸이 낮아지게 되고, 몸이 낮아지면 마음도 따라서 수그러진다고 하셨다. 그렇게 절하고 기도하고 수행하다보면 지나간 허물을 뉘우치고, 앞으로 올 허물을 미리 경계해서 짓지 않는 참회를 할 수 있다고 하니 믿거나 말거나 한번쯤 실천해보면 어떠리. 그렇게 한 번 해보고 자신이 좋다고 생각되면 아마 그 때부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저절로 기도하고 수행을 하게 될 것이다. 나도 내 마음 속에 업장을 풀어낸다는 생각으로 기도하며 절하며 참회의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요즘 시대에는 남편이 마음에 안 들면 안 살아도 되요. 굳이 마음에 안들면 '안녕히 계십시오'라면 되지, 남편을 미워하지는 마세요. 살고 안 살고는 내 자유입니다. 그러나 남편을 미워하는 건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같이 살려면 미워하지 말아야 되고, 같이 안 살거면 미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워하는 건 나의 어리석음에서 온 거지 상대의 행위 때문에 온 게 아닙니다. 그래서 미워하지 말라는 겁니다.
페이지 :  65쪽 (그냥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그 말이 너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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