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배우고 싶다, 피아노로 곡을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 눈에 띈 이 책. 일단 제목 <누구나 일주일 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 이 너무 끌렸다. 나는 내용이 어떤지 볼 생각도 않고 바로 구매 버튼을 누르고 말았다.

 

  배송된 책을 받아들고나서야 나는 이 책이 장르가 소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소설같은 피아노 교본이라고나 할까? 스토리 속에 피아노 치는 방법이 녹아있는 색다른 책이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6쪽부터 139쪽까지는 호감가는 여자에게 일주일 안에 피아노를 죽이게 칠 수 있게 만들어주겠다고 작업을 걸었던 남자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그것도 도서관에서 캔커피로 작업을 거는 아주 올드한 스타일의 남자. 하지만 때로는 신선한 것보다 올드한 것이 더 정감이 가는 방법일수도^^

 

  139쪽부터는 첫째날에서 마지막 날(일곱째날)까지 정말 일주일만에 피아노를 칠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친절한 피아노 교본(설명서)이다. 소설은 그냥 그럭저럭이었는데 뒷 편의 내용은 이 책의 진가를 다시 확인하도록 만든다. 피아노 코드를 너무도 알기 쉽게 정리해 놓았기 때문이다. 사실 주변에서 피아노 꽤나 친다는 친구들을 보면 어릴 때 피아노 학원 다니면서 바이엘부터 체르니 몇 번 쳤다 뭐 그런 이야기들을 한다. 하지만 어느 세월에 내가 체르니 백번을 다 떼고 내가 연주하고 싶은 가요와 팝송을 연주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니엘이나 체르니 100번을 하지 않아도 일주일만에 멋진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바로 피아노 코드를 익혀 곡을 연주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정말 이 책에서 안내해주는 피아노 코드만 익힌다면 일주일만에도 뚝딱 곡연주가 가능할 것만 같다.

 

  체르니를 치는게 불편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체르니에 진절머리는 친 한 사람이었기에^^

 

	사실 체르니라는 책의 이름 자체가 나를 불편하게 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정작 기분이 나빴던 것은 언제 죽은지도 모르는 아주 오래전에 살았던 한 인간이, 연습을 위해 만들어 놓은 개인적인 취향의 멜로디들을 아무 의심없이 무조건 받아들이고 연습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페이지 : 33 (체르니에 진절머리쳤던 내가 너무도 공감한 말)

 

국민에게 새로운 감동과 희망을 제시하겠다고 만들어진 민주통합당. 시민사회, 노동계까지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진 당이죠. 우여곡절 끝에 탄생된 당이기에, 그리고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있었기에, 그만큼 기대도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 민주통합당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보수 언론들의 저열한 프레임이 떠오릅니다. ‘정치하는 것들은 다 그 놈이 그 놈’이라는 말이죠. 정말 한심하다 못해 처량할 정도입니다.

 

지금 민주통합당은 아주 커다란 착각 속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들의 반MB 정서가 그대로 자신들에게 축복으로 돌아갈 것이란 착각. 또 다시 반사이익에 대한 강렬한 유혹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요. 대책이 없습니다. 오늘은 또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사망 사고까지 났습니다. 그토록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한 것은 어디로 갔을까요.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대도 일단은 힘들게 됐습니다. 이제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연대할 수 있는 조건은 깨진 것이지요. 추후 지역별로 정치적 ‘거래’만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과연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당에서 할 짓인지 궁금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4년은 말 그대로 대다수 서민들에게 지옥과 같은 나날들이었습니다. 전방위적인 퇴행과 부패는 상상을 초월했고, 임기를 1년 정도 앞둔 지금은 부패의 퍼레이드를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상상해 봅니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이 아닌 정동영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민주당이 다시 집권여당이 되었다면, 우린 행복했을까요? 과연 그들이 과거를 반성하고 오직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했을까요. 전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라리 상식과 상상을 초월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것이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맞아죽을 소리인 것은 압니다. 하지만 적어도 대통령 하나 잘못 뽑으면, 투표 한 번 잘못하면, 아니 투표 한 번 참여 안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똑똑히 알았으니까요. 게다가 우리는 대부분 전 국정 분야에 대해 전문가 수준이 되는 학습의 시간도 갖지 않았습니까.

 

이 책은 강남구에 출마하려는 민주당 예비후보가 시민논객 공희준과 짧게나마 나눈 대화를 담았습니다. 맞습니다. 이 책 역시 선거철을 앞두고 나오는 그런 홍보 책자의 성격이 강합니다.

 

책에서 공희준은 민주당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보여줍니다. 아울러 해답이 없는 정당이라 말합니다. 전혀 반성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지요. 다만 선거를 위해 모인 정당. 열린우리당의 복사판이 될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모르겠습니다. 공희준의 전망이 현실로 드러날지, 아니면 정말 민주통합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제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 새누리당과 야합하고, 한미FTA를 비롯해 각종 시급한 현안에 대해 지금껏 그래왔든 적당히 ‘쇼’만 보여준다면, 글쎄요. 그래도 국민들이 민주통합당에 표를 줄까요.

 

통합진보당에 대한 그들의 인식 자체는 놀라울 뿐입니다. 진보를 위해, 더 나은 세상, 조금이나마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러한 기준 아래 선거연대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래이고, 선심이고, 생색내기로 보일 뿐입니다.

 

이 책의 저자, 즉 강남구에 도전하는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나, 공희준의 생각과 같이 민주통합당의 그 어떠한 미래,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지금 보여줘야 합니다. 국민들은 더 이상 봐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자들은 이런 단어 자체를 부정했고, 저 역시 개인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지만, 이른 바 386세대, 강남좌파들이 정말 쓰레기인지, 아님 조금이나마 양심과 철학이 있는 집단인지는 곧 드러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국민들은 선택을 할 것입니다.

 

민주통합당이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을 상당히 안타깝게 바라볼 것이 뻔하기 때문에, 부디 정신 차리기 바랍니다. 국민들은 그대들에게 그냥 표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절대로.

 

  책 정리를 하다가 시집들 틈에서 <연어>라는 제목을 발견했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서점에서 내 돈을 주고 구입한 첫 책이었다. 책장을 넘기니 '1996.7.20 문창서적'이라는 도장이 선명히 찍혀있었다.

 

  소비자 가격은 4,500원. 지금 책 값에 비하면 정말 싼 가격이지만 10여년 전 내가 처음으로 용돈을 모아 이 책을 구입했을 때는 얼마나 비싸게 여겨졌던가? 130쪽 남짓의 얇은 이 책을 골라서 나오면서 책값이 왜 이렇게 비싼가 하고 생각했었는데..내용을 읽곤 비싸게 주고 산 보람이 있었다며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연어에 대한 정보가 아무 것도 없어서 ' 아~ 연어는 강에 사는 민물고기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책을 넘기면서 알았다.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지만 먼 바다로 나간 뒤,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다시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모천 회귀성 어류라는 것을. 그리고 알을 낳은 후 이내 죽어버린다는 것을.

 

  이 사실을 알고 나는 연어의 삶, 생애에 대해 생각했다. 이 책의 주인공 격인 은빛연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 어느날 눈맑은 연어가 "우리는 알을 낳기 위해 지금 우리가 태어난 상류로 가는거야."라는 말을 꺼냈을 때, 은빛연어는 고민한다.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가, 연어들이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을 하는 이유가 모두 알을 낳기 위해서란 말인가? 삶에 또 다른 이유는 없을까?'  

 

  은빛 연어의 고민은 우리 인간의 인생에도 적용되는 말인 것 같다. 어른들 중엔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있다. 그럼 우리가 이렇게 고뇌하고 힘들어하면서 삶을 살아가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의 끝부분에 눈맑은 연어는 은빛 연어에게 삶의 이유를 찾았냐고 묻는다. 그 때 은빛연어가 한 대답은 "삶의 특별한 의미는 결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야."였다. 가까이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 그것이 힘차게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이 우리 인간들에게 전해주는 교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