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 관련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런데 서양사보다는 한국사에 익숙해서 한국사 관련 책을 깊게 읽었고, 서양사는 얕게 교양을 쌓는 수준으로 읽었던 것 같다.

 

  그 동안 내가 서양사 공부를 위해 집중적으로 읽었던 책들은<서양문명의 역사>, <서양사개론>,<세계의 역사>,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사 이야기> 이렇게 4종류였다. 서양사개론을 제외하면 다 흥미진진한 책들이다. (서양사개론은 너무 딱딱해서..)

 

  새해가 되어 독서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는 서양사 관련 개설서를 벗어나서 주제사를 접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그 시작으로 페르낭 브로델의 <지중해의 기억>을 집어들었다. 이 책은 2006년에 번역된 책인데 2012년에 한길사에서 다시 양장본을 냈다.

 

페르낭 브로델이 이 책을 집필한 이유

 

  이 책은 "천부적인 이야기꾼 브로델이 들려주는 지중해의 선사시대와 고대세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페르낭 브로델은 16-17세기의 지중해 역사 전공자인데 어떻게 선사시대와 고대사를 저술하게 된 것일까?

 

  1968년 초, 스위스의 출판업자 알베르토 스키라는 도판을 활용한 지중해 역사 시리즈를 계획하면서 브로델에게 16, 17세기에 관한 책 뿐만 아니라 지중해의 선사시대와 고대를 다른 시리즈의 첫 권도 부탁하게 되었다. 그러나 1973년 스키라가 세상을 떠나면서 많은 비용이 드는 이 프로젝트는 시작조차 못한채 취소되었고, 이 책은 1969년에 씌여졌지만 미발표작으로 남게 되었다. 브로델이 세상을 떠난 뒤, 이 원고를 묵혀둘 수 없어 고고학적 성과를 보완하여 출간한 것이 바로 <지중해의 기억>이다.  

문명의 바다, 지중해의 지정학적인 위치

 

  이 책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은 단연 'Chaper 1. 문명의 바다, 지중해'인 것 같다. 브로델이 원래 지리학을 전공해서였을까? 1장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가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대륙에 갇혀있어 모든 것이 모여드는 지중해의 지정학적인 위치를 아주 잘 설명해준다. 1장을 읽고 있으면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세 대륙에게 지중해는 어떤 의미였을까를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지중해를 가장 잘 만끽할 수 있는 나라가 어떤 나라일지도 고민하게 된다. 스페인? 이집트? 그리스? 이탈리아?

 

도판 활용하여 책 읽기

 

  이 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도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집트의 배, 미노스의 배, 아시리아의 배 등 다양한 배들의 도판이 책의 앞부분에 실려 있다.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가장 빠른 교통수단으로 배를 이용하였다. 그래서 큰 강이나 바다에 접해 있다는 것은 지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녔고, 그런 곳들에 물산이 모이고, 상업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도판을 보며 배를 이용해서 교류를 하고, 전쟁를 치뤄냈던 고대인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면 이 책이 더욱 흥미 진진하게 다가올 것이다.  

 

이 책을 구매하니 북콘서트에 초대한다고 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집중해서 읽고 북콘서트에도 다녀왔다.

속시원한 말들이 많이 오고 갔고, '책'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은 '책 출간'을 가지고 정계활동 재개라는 정치적 의미만을 부여할 뿐 '책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않아 아쉽다는 말. 공감했다.

'끝이 시작이다'라는 이 책의 제목은 참으로 희망적이다. 대선 실패의 원인을 복기해서 다음번엔 성공하겠다는 의지도 있다.

그러나 그 실패 원인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특히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다음 대선 전까지 후보단일화의 제도적 방안 마련을 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궁금하다.

4년 뒤에도 야권의 단일화는 피할 수 없을텐데..

또 민주당이 저번 대선때처럼 자기 후보를 깎아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텐데..

1219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하수상한 시절에도 극우들이 만들어내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 목소리가 묻히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고 씁쓸하다. 지금 이 상태에서 시간만 흐른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 많은 정보들 중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사함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왜' 라는 의문은 가지고 않고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논리들을 무의식적으로 습득하고 재생산한다. 결국 사람들이 그릇된 판단을 하는 이유는 객관적 정보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통제된 언론과 프레임에 갇힌 논리 속에서 보내는 4년은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을 남겨줄까..?

그래도 너무 심각하게 고민하진 말아야지. 정계 돌아가는 일이나 정치는 정치로 밥벌이하는 사람들이 나보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터, 일단 나는 내 밥벌이부터 열심히, 그리고 세상을 향한 관심을 놓치지 말 것.

  이 책의 제목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보았을 때, 그렇다면 나는 언제 어른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늘 어른이 되길 꿈꾸었는데, 이렇게 어른이 되는 길이 험난하다면 차라리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나이가 어려도 어른처럼 느껴지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이가 많아도 철부지 어린아이 같은 사람도 있다. 단순히 시간이 흐른다고, 나이를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의 48쪽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 시간은 우리를 저절로 어른으로 만들어주지 않는다. 스스로 성찰하며 성숙해가지 않는 한 "

 

  그렇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찰하고 성숙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인생에서 경험하게 될 실패와 성공에 대비하면서, 또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면서(아모르 파티)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되어 갈 수 있다!

 

  20대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두려워하며 서른이 되는 것이 무섭기도 했고, 30대가 되면 직장도 갖고 결혼도 하면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안정적인 삶이 쉬이 오는 것은 아니더라.

 

  또 오히려 30대가 되니 20대에 좀 더 많은 것을 해 볼 걸 후회가 된다. 직장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 유럽 배낭여행을 갈 정도로 긴 휴가를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꼬박꼬박 받은 월급을 여행을 하며 쓰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쇼핑이나 친구들을 만나는 것으로 소비를 하며 왜 20대에는 시간이 있는데 돈이 없고, 30대에는 돈은 있는데 시간은 없는지 한탄하게 되니까.

 

  20대가 좋은 시절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건 30대가 되어야지만 가능한 일이다. 왜 그때는 그걸 몰랐는지..아마 40대가 되어도 30대에 왜 그걸 몰랐을까 후회하는 일이 나타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