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수없이 반복하며 살아간다.  짧게 스쳐간 인연들도 많을테고 수십년 길게 이어온 인연들도 많다.  누군가는 그 이별에 죽을것 처럼 마음아파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그냥 쿨하게 넘겨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속의 생채기는 조금이라도 남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어느순간 누군가를 새로 만나는것을 두려워할때가 있다.  이별을 하기도 전에 만남에서부터 이별을 준비하는건지도 모를 마음이 앞서는지도 모르겠다. 

'시린아픔'이 책은 아버지의 친구를 사랑한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소설처럼 길게 쓴 내용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마음은 고스란히 전달되어진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만큼 아버지의 친구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공항에서 듣게된 메세지를 되새기며 빨간 전화기에 시선을 고정한테 쏘아볼수밖에 없었던 주인공. 같은내용의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조금씩 변화하면서 적혀있다.  처음엔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속 읽다보니 미세하게 마음의 변화를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모두들 그랬다. 시간이 약이라고..

​

오른쪽에는 여러 이별의 아픔을 겪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나에게도 이별의 아픔은 있었을거고 그럼 나도 한번 그 이별의 아픔에 어떤 감정변화가 있었는지 써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다 부질없은 짓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그냥 이야기책이라기 보다는 예술성이 가미된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도 저자때문인듯 하지만 말이다.  사랑의 깊이만큼 이별했을때의 아픔도 깊을 것이다.  우린 또 여러 아픔을 묵묵히 견디며 세상을 살아가야 하지만 그 아픔이 마음 저 깊숙이 박히는 가시가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비춰지는 요즘 누구나 어딘가로 떠나고픈 마음에 한편으론 설레임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요즘엔 여행에 대한 검색을 자주 하는것을 보면 말이다.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딴,짓.  제목이 너무 아기자기하게 이쁘다.
양덕리 강작가의 일상에서의 생활과 여행을 소소하게 전해주고 있다.  읽다보면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같은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며 내심 흐뭇하기도 하다.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다가도 훌쩍 혼자 배낭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저자.  나는 혼자 떠나는것이 왜이리도 힘든지.. 몇년전부터 매전 생각만 할뿐 막상 용기가 나지 않으니 말이다.

작가의 소소한 여행 또한 기분좋게 다가온다.  멀미약을 먹지않고 울릉도에 갔다가 콘크리트바닥에 드러누워 건넨 한마디 "깍아주세요". 민박집 아주머니와의 밀당을 그렇게 하다니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진다.  나 역시도 여행지에 가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고픈 마음이 있으니 모두 한결같으리라.  읽으면서 드는 또 한가지 생각이 있다. 나도 특별하지도 거창하지도 않지만 나름대로의 소소한 일상과 여행지에서의 생각을 짧게나가 적어보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든다.  멋드러진 미사어구나 글솜씨가 아니더라도 지극히 일상적인 언어로 끄적여 놓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주위에서 힘들다고들 많이 한다.  이럴때 작은 딴, 짓 한번 해보는것도 일상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꼭 여행을 떠나지 않더라도 모자 푹 눌러쓰고 동네 공원을 돌면서 관찰해보는것도 좋을것이고, 그냥 무작정 걸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러한 소소하고 일상적인 일들이 이 책 안에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다소 평온해지고 안정되는 느낌이 든다.  아마도 이 눈부신 햇살이 따뜻한 봄날에 잘 어울리는 책이라 그럴것이다.
바로 딴,짓을 해보려고 한다.  친구에게 이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보자고 전화한통해야겠다.  분명 동의할것이므로 마음가는대로의 딴,짓 해봐야겠다!!

언젠가 오이피클을 만들었다.  야심차게 식초를 넣고 설탕을 넣고 뜨겁게 넣으면 더욱 아삭하다는 말에 뜨겁게 해서 부었다.  며칠 후 개봉하니 시큼하고 상큼한 냄새가 난다. 벌써 입안에 군침이 돌면서 한입 아삭~ 깨물으니 인상이 찌푸려질만큼 너무 시었다.  생각해보니 3배식초인것을 감안하지 못하고 들이부어서 생긴 실수였다.  피클을 무지 좋아하지만 그 이후로는 한번도 만들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

이번 '피클'이라는 책은 여러가지 재료들로 새콤달콤하게 맛깔스럽게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오오오 우리가 익히 알고 먹어본 재료들도 많지만 먹어보지 못한, 생각해보지도 못한 재료들로 피클을 만들다니. 저건 어떤맛일까 너무 궁금해진다.  쌈으로만 먹을 줄 알았던 적근대 줄기만으로도 만든다.  손쉽게 구할수 있는 고구마나 연근피클을 만들어봐야겠다.  좋아하는 연근을 피클로 만들어서 시원하게 먹으면 너무 좋을것 같다.  메추리알은 장조림만 해먹는것인지 알았는데 피클로도 만들수 있다고 하니 무슨 맛일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

여기서보면 피클이 되지 않는 재료들이 없는 것 같다.  정말 다 맛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하지만 그래도 야채를 피클로 만든것들은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일것이다.
피클 만들기에 처음 도전하는 이들도 이 책 한권만 본다면 쉽게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소개해주는대로 만들면 실수하지 않고 맛스런 피클이 식탁에 올려져 식구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듯 하다.  따뜻한 봄이니 내가 좋아하는 야채들과 연근, 우엉으로 피클을 조만간 만들어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