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본배낭여행은 생각보다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이 많아서 많이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었다.  처음 방문한 일본에 대한 정보없이 구체적인 계획없이 가서인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다니는것이 여간 시간이 많이 걸리는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친구들과의 여행은 그 추억 하나만으로도 두고두고 회자할수 있는 이야기 거리가 된다.  반일감정으로 안좋은 감정도 있긴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나라인지라 아마도 다른나라보다는 손쉽게 떠날 수 있는 나라가 일본아닌가 생각되어진다.

후쿠오카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딱 가보고 싶었던 후쿠오카를 다룬 책이라 안볼 수가 없었다.  3일코스로 시간대별로 여행코스를 알려준다고 하니 여행초보자인 나에게는 딱 맞는 책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가야할지 어디서 뭘 먹어야 할지, 어디서 숙소를 정해야할지 모든것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이 책 한권으로 모든것이 해소되는 느낌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는 방법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고, 꼭 들러봐야 할 관광명소는 물론이고 그 지역에서 맛있는 식당까지 소개해주니 굳이 가이드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식사 뿐만 아니라 브런치나 군것질 거리까지 여자들이 좋아하는 브런치 카페까지.  맛집여행만 해도 행복한 여행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용기만 있다면 혼자 한번 떠나고싶다.  하지만 아직 나에게는 그럴만한 용기가 없다. 슬프게고 아쉽게도.  예전같지 않게 요즈음은 일본정도는 쉽게 나갈 생각을 할 수 있고 굳이 시간을 내지 않아도 연휴때나 주말을 끼로 하루정도 휴가를 내면 갈수 있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이라도 떠날 수 있는 곳이 후쿠오카 일본일 것이다.  날씨 따뜻한날 가면 해변산책이나 그곳의 공원을 가보는것도 좋겠다.   이 책 한권이면 3일 코스를 아주 실속있게 꽉 채울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힘들고 지금의 생활에 지친다 싶으면 생각하는 것이 '여행'이라는 돌파구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해봐도 모든것을 버리고 떠날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비긴 어게인 여행'의 저자는 과감히 사직서를 내고 여행을 떠났다. 저자가 다닌 수많은 여행지중에 베스트를 꼭 가보면 좋을 곳들만 소개해준다.  갖은것이 많다고 행복하지 않다는 말에는 정말 공감이 간다.  오지로의 여행에서 만난 현지인들의 순순한 미소와 따뜻한 마음, 낯선 여행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집으로의 초대를 하는 분들을 보니 맑은 영혼을 가진 순수한 사람들의 마음에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소개해주는 곳중에 왠지 미얀마와 아제르바이잔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함 속에서도 낯선이에게 베푸는 정이 많이 느껴지기도 하고 휘황찬란한 여행지보다는 하루하루 천천히 산책하며 그곳에서 가슴따뜻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좋게만 느껴진다.  요즘에는 주위에서도 보면 유명여행지만 가는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을 찾아서 가는 사람들도 있는것을 보면 그곳의 매력이 상당한가 보다.  정말 기회만 된다면 용기를 내어 미얀마와 아제르바이잔의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그 결단력과 용기가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회사를 관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때 저자는 또 그 사회에 스며들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것!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부분에서는 공감을 할 수는 없지만, 만약 저자처럼 언제든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서 다시 갈수 있는 자리만 있다면 조금이라도 마음편히 떠날 수 있을텐데.. 하지만 현실에선 모두 느끼듯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여행을 망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내 선입견일 수는 있겠으나.. 어찌됐든 낯선곳으로 떠나고픈 마음이 더욱더 많이 생기게됐다.

정신적으로 어른이 도대체 몇살부터일까 생각해본다.  지금 내가 진정 어른인가? 라고 반문해보게 된다.  난 아직도 몸만 어른이지 정신적으로는 어른이라고 할 수 없는것 같다.  누군가를 보호해줘야한다는 생각이 들때나 혼자 무언가를 결정해야 할때 가끔 아주 가끔 내가 어른인가? 라고 생각이 드니 말이다.  속상해도 속상하지 않은척, 슬퍼도 슬프지 않은척, 힘들어도 힘들지 않은척, 생각해보니 척!척!척! 하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자존심 때문에 혹은 나이때문에 나의 그런 솔직한 감정들을 깊이깊이 속이고 사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 '어른인 척'에는 사람어른들이 고개를 끄덕이면 공감가는 글들이 많다.  저자도 써내려가듯 예전 '꽃보다 누나'에서 윤여정님이 했던말. '나도 이 나이를 처음 산다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듯 했었다.  아마도 그 장면을 본 수많은 이들이 같은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자 나도 지금 이 나이가 처음 사는거야.. 잘사고있는건지 못살고 있는건지 무슨 잣대를 댈 순 없을 것이다.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리 녹록치 않음에 좌절하고 상실감을 가지고 허무하게 느끼기도 한다.

가끔은 돌직구를 날리며 나의 감정들을 고스란이 내보이고 싶을때가 있다.  하지만 사람이다보니 절제를 하고 있다.  요새 예능프로그램에서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를 자주 즐겨본다.  이 책과 맞물여 읽고 보다보니 어른으로 산다는거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억눌려있던 것을 내맘대로 결정하고 내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있으니 분명 행복함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행복보다는 자신의 불행을 더욱 크게 느끼는 것 뿐이 것일테지.  '어른인 척' 이책은 몇번이고 자주 읽으면 왠지 내 자신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책이다.  현재의 삶의 무게에 짓눌려 양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고 삶이 지치고 힘들때 천천히 한장한장 읽다보면 나만 힘든것이 아니라는.. 누구나 힘듦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어른이므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마음의 힐링을 얻어 모두 지금의 살아가는 나날들에서 소소하게나마 행복을 얻고.. 어른인 척 하지만 책임질 줄 아는 참된 어른이 되기를 바래본다.